[사람人]국토부서 소문난 '해결사' 김경욱, 인국공 난제 푼다
국토부 관료 출신, 김경욱 인천국제공항공사 사장
[아시아경제 김혜원 기자] 김경욱 인천국제공항공사 사장을 관통하는 키워드는 '해결사'다. 한 번이라도 그를 만난 경험이 있다면 이견을 달기는 어렵다. 국토교통부 관료로 재직할 당시 그는 교통 분야에서 발생한 급박한 현안 한가운데 늘 있었다. 국민의 손발이 파업으로 꽉 막히는 일을 여러 차례 막았다. 그야말로 몸을 던져서 막았다. 2018년 국토부 교통물류실장을 맡을 때다. 주 52시간 근로제 도입을 놓고 버스 업계와 정부의 갈등이 극에 달했다. 당장 무기한 파업이 목전이었다. 이해 당사자의 결론은 '답이 없다'였다. 김 당시 실장은 무작정 전국자동차노동조합연맹(자노련)을 찾아가 다짜고짜 낮술을 마셨다. 의도한 바는 아니었지만 의외의 도원결의 자리가 됐고 노·사·정 대화의 물꼬를 트는 계기가 됐다. 함께 답을 찾아보자 데 얼큰하게 모두가 동의한 것이다. 버스 노조도, 정부도, 한 발씩 양보한 덕분에 버스 대란 없이 원만히 사태는 끝났다.
김 사장은 본지와의 인터뷰에서 당시를 떠올리며 "이해 당사자 간 대화와 스킨십이 정말 중요하다는 것을 새삼 깨달았다"면서 "어느 정도 공감의 폭이 넓어져야 저항이나 반발이 누그러들고, 그래야 합의를 할 수 있거나 제도를 개선할 수 있다"고 말했다. 대구역 KTX 열차 충돌 사고와 같은 예기치 못한 재난을 신속히 수습하는가 하면 철도 경쟁 체제 도입과 관련해 철도 노조가 벌인 최장기 파업 진통 끝에 SRT를 출범시킨 것도 김 사장이 국토부 철도국장을 역임할 때 해결한 일이다.
그런 김 사장이 또 한 번 시험대에 섰다. 인천공항공사 사장으로 오자마자 전임이 남겨놓은 골칫덩이 유산을 해결해야 해서다. 첫째는 이른바 '인국공 사태'를 야기한 정규직 전환 작업을 마무리 하는 일이다. 약 2000명의 보안 검색 요원을 둘러싼 직고용 절차가 아직 남았다. 김 사장은 "10차 방정식쯤 되는 가장 어려운 문제"라며 "충분한 대화를 통한 사전 공감대를 형성해 반드시 해결하겠다"고 거듭 밝혔다. 김 사장은 고용 안정 외에도 미래 20년을 준비하면서 새롭게 시작한다는 취지에서 전문성 강화와 성장성 확보 측면을 종합적으로 검토해 사태를 풀어나갈 계획이다.
둘째는 땅 주인인 인천공항공사가 스카이72 골프 클럽의 기존 사업자 무단 점유 사태를 해결하는 일이다. 인천공항공사 부지에 들어선 스카이72 골프장은 토지 사용 기간이 지난해 12월31일부로 만료됐으나 스카이72 골프 앤 리조트라는 기존 사업자가 여전히 불법 영업을 하고 있어 문제다. 관할 행정 당국인 인천광역시는 해결 의지를 보이지 않은 채 뒷짐을 지고 있어 결국 해결사 김 사장이 강공책으로 나섰다. 골프장 영업으로 수천억원의 이윤을 챙긴 기존 사업자가 만든 사회적 약자 프레임 여론에 맞서 홀로 분투하고 있다. (기존 사업자는 인천국제공항 개항 20돌 생일을 전후해 캐디를 동원한 피켓 시위에 나섰으나 신규 사업자 KMH신라레저는 이미 100% 고용 승계를 여러 차례 확약하고 계약서를 작성하는 단계다.) 김 사장은 기존 사업자와 물밑에서 수차례 대화에 나섰지만 물러설 기색이 없다. 수년이 걸리는 소송으로 시간 끌기 작전에 돌입한 모양새다.
영업 활동의 고리부터 끊겠다는 김 사장의 전략대로 스카이72 골프장은 4월1일부터 단수 조치에 들어간다. 상황을 보면서 단전 등 추가 조처할 예정이다. 김 사장은 현장에 나가 골프장 이용객에 양해를 구하고 기자회견도 열 계획이다. 인천시에는 체육시설업 등록을 취소할 것을 강력히 촉구하고 있다. 기존 사업자 대표에게는 국민 재산을 무단 점유하고 공공연히 사익을 추구하는 데 대해 민·형사상 가능한 모든 법적 조치를 취하기로 했다. 불법 행위에는 엄정히 대처하겠다는 게 김 사장의 인생 철학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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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사장을 오랜 기간 옆에서 본 관료 출신 지인은 김 사장이 해결하지 못할 일은 없을 것이라고 얘기한다. 겉으로는 유해 보일 수 있지만 한 번 매듭 짓기로 결심한 일은 몸으로 부딪혀 풀어내는 것을 수없이 봐왔기 때문이라고 했다. 한마디로 '화끈한 사람'이라고 표현하기도 했다. 정치권에 뜻이 있는데, 진솔한 정의감이 넘쳐 정치를 해도 정말 잘 할 사람이라는 말도 곁들였다. 난제가 산적한 인천공항공사는 '일 좀 하는' 해결사를 맞아 긴장감 속에서도 신바람 난 분위기가 읽힌다. 인천국제공항 개항 20주년을 맞아 새롭게 선포한 2030+ 비전이 임직원의 바람대로 이뤄질 날이 머지 않아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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