빌 황  [이미지 출처= 블룸버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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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박병희 기자] 지난 26일(현지시간) 뉴욕증시에서 200억달러(약 22조6160억원)가 넘는 대규모 블록딜의 원인 제공자로 알려진 한국인 펀드매니저 빌 황이 한때 골드만삭스의 블랙리스트에 올랐던 인물이라고 블룸버그 통신이 28일 보도했다. 블룸버그는 빌 황은 2012년 내부자거래 혐의를 인정했던 인물이며 골드만삭스가 빌 황과 다시 거래하면서 또 한 번 명성에 오점을 남겼다고 꼬집었다.


빌 황은 한때 미국의 헤지펀드 거물인 줄리안 로버트슨이 설립한 헤지펀드 타이거 매지니먼트에서 잘 나가는 펀드매니저였다.

빌 황은 1990년대 초 현대증권에서 일하면서 타이거 매니지먼트와 관계를 맺었다. 타이거 매니지먼트는 펀드의 성공에 기여한 공로를 인정해 빌 황에게 상을 주기도 했다. 2015년 빌 황은 타이거 매니지먼트로 스카웃됐다. 빌 황은 로버트슨으로부터 자금을 지원받아 2001년 헤지펀드 타이거 아시아 매니지먼트를 설립했다. 타이거 아시아는 한때 50억달러가 넘는 자금을 운용하며 전성기를 보냈다. 하지만 2008년 폴크스바겐 주가가 크게 오르면서 큰 손해를 봤고 2012년에는 미공개 정보를 이용해 중국 은행주를 거래했다는 혐의를 받았다.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 등 규제 당국은 타이거 아시아가 내부자 거래를 통해 2008~2009년 1600만달러의 부당 이익을 취했다고 지적했으며 빌 황도 당시 내부자 거래를 인정해 4400만달러를 배상했다.


이후 빌 황은 타이거 아시아의 이름을 아키고스 캐피털 매니지먼트로 변경하고 펀드 운용을 계속했다. 현재 아키고스의 운용 자산은 약 100억달러로 추산된다. 빌 황과 가족들의 자산을 투자 운용하는 패밀리 오피스 형태로 외부 고객은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골드만삭스는 내부자 거래를 인정한 빌 황을 한때 블랙리스트 명단에 포함시켰다. 2018년 후반만 해도 빌 황과 거래를 하지 않았다. 하지만 빌 황은 아키고스를 운용하며 다른 은행들에 연간 수 천만달러 수수료 이익을 안겨줬고 결국 골드만삭스도 빌 황을 블랙리스트 명단에서 제외해 그와 다시 거래를 했다. 모건스탠리, 크레디트 스위스 등 다른 은행들과 마찬가지로 골드만삭스도 빌 황에게 수 십억달러 자금을 제공하면서 대규모 차입 거래를 할 수 있게 해줬고 결국 사달이 나고 말았다.


빌 황은 빌린 자금으로 비아컴CBS, 디스커버리와 바이두 등 중국 정보기술(IT) 기업 주식을 거래했다. 빌 황은 롱숏 전략으로 펀드를 운용했으며 차입 비중이 이례적으로 높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롱숏 전략은 저평가된 주식을 매수(롱)하고, 고평가된 주식을 매도(숏)해 차익을 남기는 전략이다.


올해 초 주식 변동성이 커지면서 아키고스 보유 주식에서 대규모 손실이 났고 골드만삭스 등은 아키고스에 마진콜을 요구했다. 아키고스의 경우처럼 자금을 차입해 거래하는 경우 일종의 담보 형태로 일정 금액의 증거금을 금융회사에 예치해야 하는데 마진콜은 투자 원금에서 대규모 손실이 발생할 경우 금융회사에서 증거금을 추가로 요구하는 조치를 뜻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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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키고스가 증거금을 채우지 못 하자 골드만삭스 등은 결국 아키고스가 보유하고 있던 주식을 지난 26일 뉴욕증시 개장 전에 블록딜 거래를 통해 대량 매도했다. 블록딜은 특정 종목의 주식을 대량으로 처분하는 경우 물량 부담에 따른 급격한 가격 변동을 줄이기 위해 정규 시간 외에 기관투자가들끼리 주식을 사고파는 제도를 뜻한다. 블록딜의 결과 아키고스가 보유하고 있던 주식이 26일 거래에서 폭락했다. 거래에서 디스커버리 주가는 27% 폭락했다. 리먼브러더스 파산으로 세계 금융위기가 발발한 2008년 9월 이후 최대 낙폭이었다. 비아컴CBS 주가도 27% 폭락했다. 이날 아키고스 관련 매도 물량은 200억달러가 넘으며 최대 300억달러라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또한 일각에서는 여전히 매도 물량이 남았을 것이라는 추측도 나온다.


박병희 기자 nut@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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