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 반도체 의존도 낮춰야한다" 외친 美인텔의 '구원투수'
[아시아경제 정현진 기자] "반도체 공급과 제조의 너무 많은 부분이 아시아에 몰려있다. 공급망의 균형을 찾아야한다."
미국 인텔의 '구원투수' 팻 겔싱어 최고경영자(CEO)는 취임한 지 40여일 만에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산업 재진출 계획을 밝히며 미국과 유럽 시장에서의 존재감을 강조했다. 그는 26일(현지시간) 야후파이낸스와의 인터뷰에서도 "세계는 보다 균형잡힌 공급망을 원한다"면서 "지금은 아시아에 너무 집중돼 있다. 우리는 미국과 유럽에서 이에 발을 들일 수 있는 몇 안되는 업체 중 하나"라고 말했다.
10여년만에 인텔에 복귀한 겔싱어 CEO가 이번 발표에서 강조한 것은 바로 '아시아 편중 현상'이다. 조 바이든 미국 행정부가 지난해부터 이어지고 있는 반도체 품귀 현상을 이유로 자국 반도체 공급망을 재검토하는 내용의 행정명령을 발동하는 등 업계에 대한 투자를 약속한 상황에서 이같은 내용을 더욱 강조한 것이다. 유럽연합(EU)도 이달 초 "2030년까지 유럽 내 반도체 생산이 세계 생산의 20%를 차지하도록 할 것"이라고 발표, 반도체 산업을 키우겠다고 밝힌 상황이다.
미국반도체산업협회(SIA)에 따르면 전 세계 반도체 생산량 중 미국이 차지하는 비중은 지난해 12%로 1990년 37%에서 크게 줄었다. 대만, 한국, 일본, 중국 등 아시아 국가들이 차지하는 비중은 전체의 80%에 달한다. 이에 올해 초부터 미국과 유럽 등에서 반도체 자립 움직임이 많아지고 있다.
기업의 전략 발표와 직후 각종 CEO 인터뷰에서 이처럼 국가가 돋보이는 경우는 흔치 않다. 현 시장 상황과 향후 전망, 소비자의 수요 등 경제 논리를 강조하며 수익을 낼 수 있는 지점을 키우거나 신성장 동력을 마련하겠다는 점을 강조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인텔의 경우에도 최근 수년간 반도체 기술 개발, 생산 등에서 부진을 겪은 만큼 팹리스 등을 선택할 것이라는 전망이 있었다. 하지만 겔싱어 CEO가 내놓은 것은 바로 반도체 수요 확대 전망과 함께 '공급망 재균형'을 위한 파운드리 재진출이라는 메시지였다.
겔싱어 CEO는 전날 전략 발표 행사에서 정부의 지원이 있어 이같은 결정을 내린 것이냐는 질문에 "정부의 지원 때문에 결정한 것이 아니다"라고 했다. 이날 야후파이낸스와의 인터뷰에서도 "연방정부나 주(州)의 지원 없이 이러한 투자를 결정했다"고 강조했다.
다만 그는 자신들의 전략이 미국, 유럽 정부가 바라는 것과 맥을 같이 한다는 점을 언급했다. 그는 "그들(정부)의 도움에 의해 의미있게 속도를 낼 준비가 돼 있다"면서 미국이나 유럽 정부 등에서 논의되는 반도체 관련 지원책이 있을 경우 공급망 균형 확보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또 미국 행정부 관계자와 계속해서 만남을 갖고 있다는 점을 공개적으로 밝히면서 이들의 지원을 받을 것이라는 점을 여러 인터뷰에서 강조했다. 이들의 지원을 전략적으로 잘 활용해 수익 부진 등에서 벗어나겠다는 의지를 드러낸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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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계에서는 파운드리 1~2위 업체인 대만 TSMC와 삼성전자가 선두에 있고 막대한 투자를 쏟아붓고 있는 만큼 단기간 내에 인텔이 이를 따라잡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고 있다. 하지만 미국 정부의 지원에 인텔의 기술력 등이 더해지면 중장기적으로 위협이 될 수밖에 없다. 한 시장조사업체는 파운드리 업계에서 인텔이 3년 내에 3위 업체로 올라설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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