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 작을수록, 뿌리기업 더 열악
60대도 편한 곳 선호 '입사 거절'
병역특례·산학연계제도 효과 미미
코로나로 외국인 구하기는 별따기
칼퇴근·효율적 업무분담 등 필요

[공장이 늙어간다]60대 구직자도 퇴짜…뿌리기업 덮친 인력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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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김보경, 이준형 기자] 경기도 안성에서 알루미늄 가공업체를 운영하는 김준만(가명) 대표는 최근 채용 면접을 본 60대 구직자로부터 ‘퇴짜’를 맞았다. 김 대표는 "막상 채용을 하려하니 구직자가 ‘더 편한 곳으로 가겠다’면서 입사를 거절했다"면서 "마음이 바뀌면 연락 달라고 했다"며 한숨 쉬었다. 이 회사 생산직 직원 16명 중 20대는 병역특례병을 포함해 2명에 불과하다. 김 대표는 "공장을 계속 가동하려면 젊은 직원을 육성해야 하는데 산학연계 제도도 소용이 없고, 코로나19로 외국인 근로자마저 구하기 어려워 인력난이 심각하다"고 말했다.


수도권의 동판 가공업체 A사는 몇 년 전부터 지역 공업고등학교와 연계한 연수 프로그램을 진행했지만 그다지 효과를 못 봤다. 이 회사 최유섭(가명) 대표는 "젊은 세대는 월급을 충분히 준다고 해도 오지 않는다"면서 "5년 전부터 병역특례제도도 활용했는데 의무기간이 끝나면 대부분 떠난다"고 했다.

제조업 근로자의 고령화가 심각한 단계다. 24일 고용노동부와 중소기업연구원에 따르면 5~9인 제조업 근로자의 평균 연령(2019년 기준)은 45.4세로 20년 전인 1999년(36.2세)보다 9.2세가 높아졌다. 500인 미만 중소·중견기업 근로자의 평균 연령(36.1→42.6세)은 6.5세가 늘었고, 대기업으로 분류할 수 있는 500인 이상 근로자의 평균 연령(33.8→39.9세)은 6.1세 높아져 그나마 양호한 편이다. 이 같은 통계는 기업 규모가 작을수록 고령화에 더 취약하다는 것을 잘 드러낸다.


뿌리산업의 상황은 더욱 심각하다. 제조업의 근간이 되는 뿌리산업은 주조, 금형, 용접, 열처리 등 소재를 가공하는 기술을 활용해 제품을 생산하는 업종이다. 이들 회사는 대부분 규모가 작고 근로 환경이 열악해 ‘3D(Dirty·Difficult·Dangerous) 업종’으로 불린다. 그렇다고 힘들고 위험하면서 임금이 적은 일을 피하려하는 근로자들을 탓할 수만은 없다. 청년들이 이러한 사업장으로 가지 않으려는 것은 어찌 보면 자연스러운 현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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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정희 중앙대 경영학부 교수는 "임금과 근로환경 등으로 인해 중소제조업에 대한 젊은 층의 기피 심리가 강해지고 있다"면서 "중소제조업군 자체의 불확실한 전망도 기피 원인 중 하나"라고 설명했다. 이 교수는 "젊은 세대가 임금 이상으로 중요시 하는 건 정시퇴근, 명확한 업무 분담 등 종합적인 근로환경"이라고 말했다.


김보경 기자 bkly477@asiae.co.kr
이준형 기자 gilso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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