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부패는 검찰 책임"…이낙연·추미애 잇따라 檢 비판
시민들 "검찰 손발 잘라 놓고, 또 남 탓" 분통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상임선대위원장이 15일 국회에서 열린 중앙선대위 회의에 참석,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윤동주 기자 doso7@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상임선대위원장이 15일 국회에서 열린 중앙선대위 회의에 참석,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윤동주 기자 doso7@

AD
원본보기 아이콘


[아시아경제 강주희 기자] 한국토지주택공사(LH) 직원들의 신도시 예정지 땅 투기 의혹과 관련해 여권 인사들이 잇따라 '검찰 책임론'을 주장하면서 논란이 일고 있다. 시민들 사이에선 현 정부의 부동산 정책 실패와 만연한 공직자 땅 투기 문제를 검찰 책임으로 돌려 사태의 본질을 흐리고 있다는 비판이 나온다.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상임선대위원장은 14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작년 7월 추미애 (전) 법무부 장관이 부동산 범죄를 수사하라고 검찰에 지시했다. 그러나 검찰은 아무것도 하지 않았다"며 이번 LH 사태의 책임이 검찰에 있다는 취지의 주장을 했다.

이 위원장은 이어 "보수적 언론은 오히려 법무부를 나무랐다. 국회에서도 야당은 추 장관을 꾸짖었다"며 "그 결과를 우리가 지금 확인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위원장은 16일에도 재차 '검찰 책임론'을 주장했다. 그는 이날 CBS라디오 '김종대의 뉴스업'과 인터뷰에서 "작년 7월에 추 장관이 지시를 이렇게 했다"면서 "기획 부동산과 부동산 전문 사모펀드 등 금융 투기 자본의 불법행위, 개발 제한지역과 농지 등에 대한 무허가 개발 행위, 차명거래 행위, 불법 부동산 중개행위 등 부동산 투기 범죄를 엄단하라, 이렇게 지시했는데 (검찰이) 별로 한 일이 없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진행자가 '검찰로 화살을 돌리는 게 조금 억지스럽다. 윤석열 전 검찰총장을 겨냥한 것 아니냐'고 묻자, 이 위원장은 "참 딱한 사람들"이라면서 "범죄를 엄단하자는 것을 했으면 될 것 아닌가. 사회적으로 큰 문제가 있는 걸 조사하라 그랬으면 조사했어야 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추미애 전 법무부 장관./사진=연합뉴스

추미애 전 법무부 장관./사진=연합뉴스

원본보기 아이콘


추미애 전 법무부 장관도 '부동산 시장의 부패는 검찰 책임'이라며 검찰을 향해 공세를 폈다. 추 전 장관은 14일 페이스북에 '검찰 공화국과 부패 공화국은 동전의 양면'이란 제목의 글을 올려 "부동산 시장의 부패 사정이 제대로 되지 못한 데는 검찰의 책임이 가장 크다고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추 전 장관은 이어 부산 해운대 엘시티(LCT) 특혜분양 의혹 사건을 언급하며 "검찰은 강산이 두 번 바뀌는 세월 동안 어쩌면 하나도 변하지 않았을까. 이영복(엘시티 회장)과 같은 부동산 불패 신화를 조장한 세력은 바로 막강한 수사·기소 권한을 가지고도 제대로 수사·기소를 하지 않고 유착한 검찰"이라고 비판했다.


LH 사태 관련 여권 인사들의 이 같은 발언 알려지자 시민들은 더욱 공분하고 있다. 정부의 부동산 정책 실패와 공직자들의 땅 투기 문제를 검찰 책임으로 돌려 사태의 본질을 흐리고 있다는 지적이다.


누리꾼들은 "내부정보 이용해서 땅 투기한 LH 사태를 얘기하는데 기획부동산 얘기를 왜 하나? 검찰 책임론을 꺼내 드는 것은 결국 또 남 탓을 하는 것", "장관 시절 검찰총장에 대해 수사지휘권 발동하고, 직무 정지까지 시켰으면서 또 검찰 탓하는 이중성에 기가 찰 뿐", "열심히 일해도 집 한 채 못하는 나라, 26번 정책 내놓고도 실패한 부동산 정책, 누구 책임인지 세상이 다 안다" 등의 반응을 보이며 분통을 터뜨렸다.


문재인 대통령이 16일 오전 청와대에서 열린 국무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문재인 대통령이 16일 오전 청와대에서 열린 국무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원본보기 아이콘


야당도 '불리하니 검찰 탓'을 한다며 여권 인사들을 향해 비판의 목소리를 높였다. 김은혜 국민의힘 대변인은 지난 11일 논평을 내고 "부동산 투기 때려잡겠다며 국민을 투기꾼 취급하고 조국, 추미애 장관에 주체 못 할 칼을 쥐어주어 수사권 뺏고 검찰이 일을 못 하게 만든 이들이 과연 누구인가"라고 지적했다.


이어 "문재인 정부 사람들의 투기를 근절해달라고 국민들은 2년 전부터 청와대 청원에 호소했지만, 정작 이 정권이 한 것은 내편 살리려 검찰 죽이고 투기 챙기려 국민을 저버린 것뿐"이라고 비판했다.


심상정 정의당 의원도 LH 사태는 '문재인 정부의 적폐'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심 의원은 16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서 "부동산 적폐는 예전 정부부터 누적돼 온 것이지만, 이번에 드러난 공직자들의 부패는 문재인 정부의 적폐"라면서 "이렇게 망국적인 부동산 투기가 촛불 정부를 자임하는 정부에서까지 이어지고 더 확산했기 때문에 국민들이 배신감마저 토로하고 있는 것"이라고 꼬집었다.


한편, 문재인 대통령은 이번 LH 투기 파문과 관련해 16일 처음 사과했다. 문 대통령은 "성실하게 살아가는 국민께 큰 허탈감과 실망을 드렸다"면서 "우리 사회의 부패 구조를 엄중히 인식하며 더욱 자세를 가다듬고 무거운 책임감으로 임하겠다"고 밝혔다.

AD

이어 "촛불혁명으로 탄생한 우리 정부는 부정부패와 불공정을 혁파하고 투명하고 공정한 사회를 만들고자 최선을 다했다"면서 "불공정의 가장 중요한 뿌리인 부동산 적폐를 청산한다면 우리나라가 더 투명하고 공정한 사회로 가는 분기점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강주희 기자 kjh818@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함께 보면 좋은 기사

새로보기

내 안의 인사이트 깨우기

취향저격 맞춤뉴스

많이 본 뉴스

당신을 위한 추천 콘텐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