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헌 원장 임기 두 달 남겨놓고 내홍 휩싸인 금감원
임기 내 키코·암보험, 사모펀드 사태 등 논란 야기
채용 비리 관련자 인사 놓고 노조에서 퇴임 요구하며 리더십 흔들

[데스크칼럼]리더의 자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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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이초희 금융부장]착한 사람이 좋은 일을 하느냐와 나쁜 사람은 못된 일만 하겠느냐는 의문을 한두 번씩 가져본 적 있을 것이다. 주변에서 ‘저 사람은 참 착하고 똑똑한데, 답답할 때가 있다’라는 평을 듣는 사람을 종종 볼 수 있다. 이 경우 그 사람의 휘하에 있는 직원에게 너의 상사는 어떠냐고 묻는다면 아마 반응은 두 가지 정도로 나올 것이다.


"아, 참 좋은 분이지"라고 대답한다면 그 사람은 그다지 친하지 않은 경우다. 만일 상대방이 멋쩍은 표정을 짓거나 머리를 긁적이며 "글쎄…"라고 말을 아끼는 사람은 제법 솔직하다고 봐도 된다. 착한 사람이 반드시 좋은 일을 하지 않듯이, 사람 좋다는 평을 듣는 사람이 반드시 좋은 상사일 수는 없기 때문이다. 사실 살다보면 그 반대인 경우가 허다하다.

원시 부족 사회에서 리더는 오로지 실력으로 우두머리 자리에 올랐다. 때문에 모든 면에서 출중할 수밖에 없었다. 그러나 인류가 문명화를 이루고 안정된 국가 시스템을 갖춘 왕정 시대에서는 오히려 잘못된 리더의 등장이 잦아졌다. 세습 왕조 시대에는 핏줄만으로 그 자리에 오를 수 있었기 때문이다. 검증되지 않은 리더의 출현은 곧바로 민중의 피폐함으로 이어졌고 어두운 역사는 당장 조선왕조만 봐도 수없이 반복됐음을 알 수 있다.


현대 시대에서도 검증되지 않은 리더로 인해 많은 문제가 생긴다. 좋게 말해 임명직, 꼬아 보자면 ‘낙하산’이라 불리는 공공기관의 수장들이 대표적인 사례다. 윤석헌 금융감독원장은 화려한 학벌에 대표적인 개혁성향의 금융학자로 존경받는 인물이었다. 그러나 2018년 금감원장에 취임한 이후 끊임없는 논란을 야기했다. 임기 3년을 채워가는 동안 금감원은 하루도 조용할 날이 없었다.

최근 윤 원장은 퇴임을 불과 두 달 밖에 남겨 놓지 않은 상황에서 채용 비리 관련자 인사로 조직을 뒤집어놨다. 가장 든든한 우군이었던 노조는 그의 퇴임까지 요구하고 나섰다. 부원장들까지 성명서를 내며 진화에 나섰지만 역부족이었다. 2017년 벌어진 채용 비리 여파로 정원 감소와 상여금 삭감 등의 조치를 받은 금감원 직원들의 분노는 쉽게 가라앉지 않고 있다. 금감원의 독립성을 지키고 합리적인 금융감독 정책으로 업계와 정부 사이의 균형을 잡아 줄 것으로 기대했던 원장에 대한 배신감이 컸던 탓이다.


윤 원장은 지난해 정무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수천억원대의 피해를 양산한 라임·옵티머스 등 사모펀드 사태를 놓고 ‘정부의 금융산업 육성정책의 실패’ 때문이라고 평가했다. 금융사에 대한 감독 권한을 가진 것은 금감원이고 그 수장은 윤 원장인데 문제의 원인으로 금융위원회를 지목한 것이다. 부실 판매에 대한 책임을 물어 금융사 최고경영자(CEO)도 줄줄이 중징계했다. 책임 전가라는 비판이 쏟아지는 이유다.


세계 최고 기업중 하나인 구글은 2008년 ‘산소프로젝트’라는 이름으로 1만명 이상의 관리자급 인사 자료를 분석했다. 이를 통해 하위 20%인 ‘최악의 관리자’의 특징 5가지를 뽑았다. 대표적으로 잘못을 남에게 전가하고, 독단적이고 고압적 업무 태도 등이 꼽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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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실성 없는 신념은 고집이다. 대안 없는 대립은 갈등일 뿐이다. 맹자는 ‘사람을 다스릴 때 그가 나를 따르지 않는다면 나의 지도에 잘못이 없는 지 살펴 보라’고 했다. 만일 주변 모두가 당신에게서 돌아섰다면 리더로써 자신의 자격을 진지하게 고민해야 할 때다.


이초희 기자 cho77lov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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