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년 정부발표 1~2년 전에 매매량 집중
특정 지역엔 전년比 3배…'지분쪼개기' 확인

경산시청 전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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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영남취재본부 박동욱 기자] 경북 경산지역 '최대 신도시'로 추진되고 있는 한국토지주택공사(LH) 시행 '대임공공주택지구'(이하 대임지구)가 공무원과 LH 직원 등의 투기 의혹에 휩싸였다.


대구지역 금싸라기 땅인 수성구와 맞닿아 있는 이곳에서는 지난 2017년 11월 국토교통부가 신규 택지 후보지로 발표하기 2년 전부터 '지분 쪼개기'를 통한 토지거래가 급증한 것으로 확인됐다.

특히 '지분 쪼개기'를 통한 토지 매입 지주 가운데에는 경산시청 공무원도 포함된 것으로 드러나면서, 불법 투기자 색출을 요구하는 여론이 들끓고 있다.


지난 1972년 영남대학교 캠퍼스가 들어서면서 '상전벽해'에 가까운 변화를 겪은 경산시에 또다시 변혁의 돌풍이 불었던 시기는 지난 2017년 11월이다.

정부는 당시 LH와 지방공사 등 공공이 직접 연간 13만 가구씩 총 65만가구의 공공임대주택을 공급하는 방안을 발표했다. 우선 개발지역으로 꼽힌 지역은 9군데. 이 가운데 비수도권은 경산 대임지구가 유일했다.

영남대 인근 49만평 1만여가구 공공주택 공급
매입자 중 공무원 포함…'지분쪼개기'로 이익 극대화

경산 대임지구는 대평·임당·대정·대동·계양동 일원을 아우르는 163만㎡(49만3000여평) 규모로, 국토부는 당시 이 일대에 1만900가구(신혼 희망타운 2700가구 포함)를 공급하겠다는 계획을 공표했다.


공표한 지 8개월 만인 이듬해 7월에는 대임지구가 공공택지지구로 지정 고시됐고, LH는 2020년 하반기 착공 2025년 준공을 목표로 그간 대상 토지에 대한 강제 수용 절차를 밟아왔다. 현재 수용 절차는 주민들의 반발 속에서도 마무리 단계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런 가운데 이 지구에서 지난 2017년 11월 공람·공고일을 기준으로 1~2년 전에 토지거래가 급증한 사실이 드러났다. 택지 우선 공급권을 겨냥해 여러 명이 공동으로 자금을 마련, 한 명당 400㎡ 이상씩 지분을 나눠 등기하는 '지분 쪼개기'도 한두곳이 아니어서 집단 투기 의혹을 받기에 충분하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대임지구가 속한 임당동의 토지거래 건수는 2013(32건)~2014년(26건) 30건 안팎이었으나, 2015년에는 무려 3배 가까운 88건으로 늘어났다. 2016년 45건, 2017년 66건을 유지하다가 지구지정 고시가 끝난 2018년에는 16건으로 갑자기 급감했다.


대정동의 경우도 2013년과 2014년에는 23, 24건에 불과했으나, ▲2015년 37건 ▲2016년 48건 ▲2017년 27건 ▲2018년 10건 등으로 유의미한 등락세를 보였다.


'지분 쪼개기' 정황을 알 수 있는 세부 내역도 드러났다. 지난 2016년 11월에는 경산과 대구에 주소를 둔 3명이 대임지구내 대정동 1210㎡ 논밭(지목명 답)을 4억200여만원을 주고 똑같이 3분의1씩(403㎡) 지분분할해 구입했다. 이같은 정황은 다른 논밭 매매에서도 헤아릴 수 없을 정도다.

경산 대임지구 주민대책委, LH에 건의서
"불법 투기자 색출…지분 쪼개기 소유자는 간접보상 배제해야"

'지분 쪼개기'를 통한 토지를 매입한 지주 중에는 경산시청 공무원도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지역에서는 이 지구 내 토지를 구입한 시청 공무원과 LH 직원, 그의 가족 및 지인들이 적잖다는 소문이 파다하다.


공람공고일 이전에 400㎡ 이상씩 지분 쪼개기가 이토록 성행한 것은 이익 극대화를 노렸기 때문이란 게 부동산 업계의 분석이다. 이런 조건을 갖춘 지주는 토지 수용과정에서 현금보상과 별도로 단독주택 용지를 일반수요자보다 우선적으로 협의양도인택지(일명 협택)나 생활대책용지로 추가 보상받을 수 있다.


이같은 정황이 속속 드러나자, 경산 대임지구 주민대책위원회는 지난 12일 LH에 직원 및 관계자의 불법 투기자를 색출하고, 지분 쪼개기 소유자에 대해선 간접보상 배제를 요구하는 건의서를 보냈다.


대책위는 이번 건의서에서 "대임지구 지주 가운데 다수가 2017년 11월 공공주택지구 지정을 위한 공람·공고일 직전에 개발정보를 이용해 토지를 매수한 사례가 있다"며 "LH 직원 및 관계자의 불법 투기자를 색출해 엄단해 달라"고 요청했다.


이어 "이 시기에 실제 농민이 아닌 다수의 투기자가 공동으로 토지를 매수해 쪼개기 지분 등기로 소유한 지주들도 찾아내 간접보상 대상에서 배제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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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임지구에 편입된 토지 지주 대표들도 경산시에 대해 "시청 공무원들 중에도 보상과 시세차액을 노리고 이 지구 토지를 매입했거나 몇 명이 공동으로 토지를 구입해 지분 쪼개기를 하는 등 투기 의혹 사례가 있다"면서 "시 차원에서 전수조사에 나서야 한다"고 주장했다.


영남취재본부 박동욱 기자 pdw1201@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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