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 Q&A]"수천만원 써도 아이템 확률은 '깜깜이'…이용자 뿔났다
[아시아경제 부애리 기자] 넥슨의 인기게임 ‘메이플스토리’가 지난달 확률형 아이템 조작 논란에 휩싸이면서 그간 이용자들 사이에서 쌓여있던 불만이 폭발했다. 이용자들은 게임 아이템에 대한 확률 정보를 투명하게 공개하라며 넥슨 본사에서 ‘트럭시위’를 벌였다. 확률형 아이템을 규제 해달라는 청와대 국민청원까지 올라왔다. 국내 게임사들의 주요 매출원인 확률형 아이템에 대한 이용자들의 반발이 커지면서 17조원 규모에 달하는 국내 게임 시장이 들썩이고 있다.
Q.확률형 아이템, 왜 논란인가
A.확률형 아이템은 일종의 ‘뽑기’ 개념으로 이해하면 쉽다. 게임 이용자가 어떤 아이템을 획득하게 될 지 구입 전까지 알 수 없는 상품이다. 복권 당첨 수준의 낮은 확률이 문제가 되면서 이용자에게 과도한 지출을 초래한다는 비판을 받아왔다.
게임사들은 한국게임정책자율기구(GSOK)의 자율규제에 따라 일반 모델인 ‘유료 캡슐형 아이템 확률’을 홈페이지에 공개하고 있다. 하지만 게임 내에는 다양한 버전의 확률형 아이템이 존재한다. 확률형 아이템을 모아서 다시 아이템을 만드는 2중 구조의 확률형 아이템, 무료·유료 아이템 결합 아이템, 유료 강화 확률 등에 대한 정보는 부족한 실정이다. 이용자들은 많게는 수천만원을 투자하는 고가의 아이템에 대한 확률 정보도 모르는 상태로 돈을 써야한다는 사실에 불만을 터뜨리고 있다.
Q.어떤 게임에서 문제가 불거졌나
A.최근 논란이 된 넥슨 메이플스토리의 ‘환생의 불꽃’, 엔씨소프트 리니지2M의 ‘신화무기’ 등이 대표적이다. 환생의 불꽃은 확률형 아이템으로 이를 사용할 경우 이용자는 여러 옵션을 획득해 자신이 가진 장비를 업그레이드 할 수 있다. 이용자는 원하는 옵션이 나올 때까지 ‘환생의 불꽃’을 구매한다. 하지만 ‘환생의 불꽃’의 옵션 등장 확률에 대해 이용자들은 정확하게 확인할 길이 없었다. 그러던 와중에 옵션 확률이 애초에 동일하지 않았다는 사실이 밝혀지면서 넥슨은 ‘확률 조작’ 논란에 휩싸였다.
엔씨가 최근 리니지2M에서 선보인 ‘신화 무기’는 2중의 확률형 아이템 뽑기 과정에서 탄생하는데, 엔씨는 첫 번째 단계의 확률만 공개하고 있다. 신화 무기를 만들려면 ‘고대의 역사서’ 1~10장을 모아야 한다. 이 역사서들을 만들려면 다시 ‘레시피’ 등을 확률형 아이템을 통해 취득해야 하는데, 엔씨는 이 중에서 레시피 확률은 공개하고 있지만, 고대의 역사서를 뽑을 확률은 공개하고 있지 않다. 엔씨는 신화 무기 자체는 돈을 주고 뽑는 캐시형 아이템이 아니기 때문에 확률을 공개할 의무가 없다는 입장이다.
Q.게임업계가 ‘확률형 아이템’을 포기할 수 없는 이유는
A.'확률형 아이템’은 국내 주요 게임사들의 주요 매출원이다. 이용자 거부감이 있는 유료 게임 모델 대신 도입한 모델이다. 게임 자체는 무료로 제공하지만 게임 아이템은 유료로 구매하는 식이다. 게임사들은 게임 캐릭터와 ‘나’를 동일시하는 이용자의 심리, 과시 욕구를 자극하면서 막대한 매출을 올리고 있다. 기업의 입장에서는 수익성이 매우 뛰어난 사업 모델인 것이다.
게임사들은 ‘확률형 아이템’ 비즈니스 모델로 매년 사상 최대 실적을 경신하고 있다. 엔씨의 경우 매출(2조4162억원) 80%를 ‘리니지’에서 벌어들였다. 사상 최초로 3조원 매출을 돌파한 넥슨 역시 대다수 매출이 메이플스토리, 던전앤파이터, 바람의 나라 등에서 나오는 구조다. ‘메이플 스토리’의 경우 지난해 98%의 매출 성장률을 기록했다.
Q.정부는 ‘확률형 아이템’ 문제를 어떻게 보고 있나
A.정부·정치권도 심각성을 인지하고 규제하겠다고 나선 상태다. 황희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은 지난달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 전체회의에 출석해 "(이용자가) 확률 정보를 알고 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면서 "합리적이지 못한 부분은 반드시 개선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국회 문체위 소속 이상헌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문체부와 협의해 ‘게임산업 진흥에 관한 법률 전부개정안’을 발의한 상태다. 개정안 제 59조에 따르면 게임제작사업자 또는 게임배급업자가 게임을 유통시키거나 이용자에게 제공하기 위해서는 해당 게임에 등급, 게임 내용정보, 확률형 아이템의 종류·종류별 공급 확률정보 등을 표시하도록 했다. 이를 어길 경우 2년 이하의 징역 또는 20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게 된다.
Q.게임법 개정안 진행 상황은
A.이 의원은 상반기 국회 통과를 목표로 게임법 개정안을 추진하고 있다. 관련 공청회도 준비 중이다. 이 의원 외에도 국회에서는 관련 법안이 쏟아지고 있는 상황이다. 유정주 민주당 의원도 비슷한 법안을 발의했고, 같은 당 유동수 의원 역시 여러 아이템을 모아 다른 아이템을 완성하는 이중·삼중 구조의 확률형 아이템을 금지한다는 내용의 게임법 개정안을 지난 5일 발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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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게임업계는 개정안에 대해 강하게 반발해 여러 진통이 예상된다. 넥슨, 엔씨, 넷마블 등이 소속된 한국게임산업협회 측은 게임법 개정안에 대해 "확률형 아이템의 종류·종류별 공급 확률 정보를 모두 공개해 ‘영업비밀’이라는 재산권을 제한하므로 입법에 신중을 기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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