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리상승 두려운 시장은 한달째 박스피…"감감무소식 외국인, 뒷심 부족"
[아시아경제 이선애 기자] 23일 하락 출발한 코스피가 장중 상승세로 돌아섰지만 뒷심이 부족해 하락세로 마감했다. 금리와 물가 상승에 따른 조정 두려움으로 시장은 혼란스러운 그 자체다. 한달 넘게 지루한 박스권 장세를 지속하면서 상승 탄력은 확실히 둔화된 모습이다. 기관과 개인이 동반 매수에 나섰지만 국내 증시 방향의 열쇠를 쥔 외국인의 매도에 결국 이날도 박스권 횡보를 벗어나지 못했다.
이날 코스피는 9.66포인트(0.31%) 하락한 3070.09로 장을 마감했다. 10.49포인트(0.34%) 내린 3069.26에 출발해 낙폭을 확면서 밀렸지만 오후 들어 3080선으로 상승 전환에 성공하기도 했다. 개인과 기관 순매수세가 외국인 매도 물량을 흡수하면서 낙폭을 축소하고 지수를 끌어 올렸다. 개인과 기관은 각각 787억원, 3003억원가량을 순매수했다. 그러나 외국인은 이날 장중 내내 팔아치웠다. 순매도물량은 3779억원어치. 이에 따라 결국 반등을 꾀하지 못하고 하락 마감한 것으로 풀이된다.
서상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전일 나스닥이 금리 상승과 주요 테마주들 급락으로 2.5% 약세를 보이자 한국 증시는 하락 출발했다"면서 "중국 인민은행의 유동성 흡수가 없었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낙폭이 줄었고 글로벌 주요 투자은행들은 반도체 부족현상이 장기적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분석들을 발표하자 관련 종목이 강세를 보이면서 낙폭을 축소했다"고 설명했다.
코스닥은 17.69포인트(1.85%) 하락한 936.60으로 장을 마감했다. 2.06포인트(0.22%↓) 하락한 952.23으로 장을 시작한 코스닥은 장중 계속 하락세를 보였고 2% 넘게 빠지기도 했다. 개인이 1238억원가량 순매수한 반면 외국인과 기관은 각각 491억원, 439억원을 순매도했다.
업종별 주가는 대부분 하락세를 기록했다. 섬유의복과 비금속광물, 철강금속, 운수장비, 유통업, 건설업, 은행, 서비스업만 상승세로 마감했다. 코스피 시가총액 상위 10개 종목 중에서는 SK하이닉스와 네이버(NAVER), 현대차 등 3개 종목만 상승 마감했다. 코스닥 시가총액 상위 10개 종목 중에서는 상승 마감한 종목이 없었다.
시장은 지루한 박스권 장세를 지속할 것으로 보인다. 우선 금리가 변수다. 채현기 케이프투자증권 연구원은 "최근 증시의 변동성은 시장금리 상승에 기인한다"면서 "시장금리 상승으로 유동성이 위축돼 강세장 기조가 종료될 것이란 우려가 커지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김대준 한국투자증권 연구원 역시 "미국 금리와 동행하는 국내 금리에 영향을 미치는 만큼 완만한 속도의 금리 상승으로 인한 증시 부진을 염두에 둬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이 같은 우려는 과도하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박상현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금리 상승에 대한 우려감이 고개를 들고 있지만, 1990년 이후 미국 10년물 국채 금리상승 국면에서 주가와 경제지표 흐름을 보면 금리 상승국면에서 주가가 하락한 사례는 한 차례에 불과하다"면서 "강력한 경기부양책과 백신 보급 확대라는 호재를 등에 업고 미국 등 글로벌 경기가 강한 반등을 보일 가능성이 높다는 점에서 금리도 예상보다 빠른 속도로 상승할 수 있지만, 양호한 경제 펀더멘털이 금리 상승의 충격을 상당 부문 흡수해 줄 것으로 기대된다"고 설명했다.
안소은 IBK투자증권 연구원 역시 "경기 회복을 눈으로 확인하기도 전에 경기 회복 뒷면에 있는 인플레이션과 통화 긴축을 두려워할 필요는 없다"며 "물가 상승 우려에도 주식 시장의 상승 추세는 바뀌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투자자들은 이날 저녁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의 입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한대훈 SK증권 연구원은 "파월 의장의 연설이 예정돼있는데 시장의 이목이 집중될 수 밖에 없다"면서 "연준이 완화적인 통화정책을 계속하겠다고 밝힌 만큼, 파월 의장이 시장 달래기에 나설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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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외국인 수급의 부재는 우려스러운 부분이다. 결국 시장의 방향성은 외국인이 결정할 것이라는 판단에서다. 이재선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지수의 추세적 상승을 위해서는 1월 강세장의 주체였던 개인 매수 강도가 유지되거나, 그간 지수 방향성을 결정지었던 외국인 수급 개선 여부가 중요하다"면서 "개인의 매수 강도가 다소 약화되면 지수 레벨을 결정 짓는 주체는 외국인의 영향력이 클 수밖에 없는데, 현재로서는 연초 이후 외국인 수급은 중립적"이라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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