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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방통행 부동산정책]과천청사유휴부지 대안 제시에도 답 없는 정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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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민들 "집 지으려고 쉼터도 빼앗아가나" 반발
市 대체부지 제시했지만… 정부는 회신조차 없이 강행
"지자체와 소통없이는 2·4대책 공급 계획 실현 어려워"

[일방통행 부동산정책]과천청사유휴부지 대안 제시에도 답 없는 정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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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류태민 기자] “아무리 좋은 대안을 제시하면 뭐합니까. 듣지도 않고 정부 말만 따르라고 고집하는데…”(과천시 A관계자)


16일 경기도 과천 정부청사 앞 유휴부지. 곳곳에 쌓인 눈만큼이나 새하얀 머리카락이 청청한 70대 중반의 한 노인이 씁쓸한 표정으로 연신 카메라 셔터를 누르고 있었다. 과천에서 38년째 살고 있는 김용섭(가명·75)씨는 삶의 터전이라 여기던 과천 정부청사 앞 공원 부지가 없어지고 아파트가 들어설 것이라는 걱정으로 표정이 어두웠다. 김씨는 “오랜 추억이 깃든 이곳의 모습을 기억하기 위해 사진으로 남기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미 과천에 아파트가 넘쳐나는데 왜 아이들이 뛰노는 쉼터마저 빼앗아 집을 지으려는지 모르겠다”며 안타까워했다.

이날 오후 기자가 방문한 경기도 과천시청 인근에는 정부의 부동산 대책을 성토하는 플래카드가 빼곡했다. 지난해 8·4대책에서 밝힌 정부과천청사 유휴부지 개발에 대한 반발이다. 주민들은 정부 부동산 정책에 대한 불만과 반발심을 강하게 드러냈다. 이번 2·4대책의 추가 주택공급 물량을 과천이 떠안을 수 있다는 불안감 때문이다. 시청 인근에서 만난 박모(54)씨는 “작년에는 4000가구를 떠넘겼는데, 이번에는 또 얼마나 많은 물량을 과천에 떠안길지 상상이 안 간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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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천시 역시 정부의 일방통행식 개발 계획에 반기를 든 상태다. 특히 과천시는 주민 공원으로 활용중인 청사유휴부지 개발의 대안으로 국토교통부에 지난달 말 대체부지까지 제안한 상태다. 현재 개발중인 인근 과천지구의 용적률을 높여 2000가구가 들어설 공간을 확보하고, 교통 여건이 양호한 외곽 지역에 2000가구를 지을 수 있는 땅을 제공하겠다는 것이다. 정부가 유휴부지에 공급할 4000가구를 대체할 수 있는 물량이다.


하지만 이같은 과천시의 제안에 대한 국토부와의 협의는 전혀 이뤄지지 않고 있다는 것이 과천시의 설명이다. 국토부가 과천시의 제안에 아무런 회신을 하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과천시 관계자는 "기존의 주택공급안 철회 요구에서 한발 양보했는데도 여전히 묵묵부답이다"며 "이 정도면 사실상 협의 의지가 없는 것 아닌가싶다"고 비판했다.

이어 과천시 관계자는 "하수처리나 교통·교육시설 등 인프라가 갖춰지지 않은 상황에서 무턱대고 주택을 공급하는 것이 능사는 아니다"라며 "이미 아파트 포화 상태인 과천에 추가 아파트가 들어서면 과천 주민들의 삶의 질이 크게 떨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조주현 건국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택지를 개발하는 주택공급사업은 교통 대책이나 기존 시설 이전 등을 해당 지자체와 긴밀하게 논의해야 원활히 진행할 수 있다"며 "소통을 통한 충분한 협의 없이는 2·4 대책 후속 계획으로 발표될 신규 택지 공급 계획에도 차질이 생길 수 있을 것"이라고 조언했다.




류태민 기자 right@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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