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조 던진 기관" 설 이후에도 매도 행진한다…증시 수급불안 경고음
설 연휴 앞두고 박스권 횡보…이후 기관 매도세 수급 불안 가중
연기금 앞장서 매도 행진…"외국인 동향이 변수, 현재는 중립적"
[아시아경제 이선애 기자] 국내 증시가 설 연휴를 앞두고 박스권 횡보를 보일 것으로 전망되는 가운데 설 이후에 수급 불안이 더 커질 것으로 보여 경고음이 커지고 있다. 기관 투자자들의 매도 행진이 계속되면서 수급 불안을 가중시킬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8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기관은 새해 들어 매도 행진을 지속중이다. 첫 거래일 1월4일부터 지난주 마지막 거래일 2월5일까지 기관의 순매도 금액은 23조8005억원. 같은 기간 외국인 역시 4조9725억원을 순매도했지만 절대적인 금액에서 기관과 약 19조원가량 차이가 난다. 이 기간 개인만 홀로 29조2746억원을 순매수하면서 증시 하락을 방어했다. 기관의 순매도는 전 투자주체가 하고 있다. 금융투자, 보험, 투신, 사모, 은행, 기타금융, 연기금 등 모두 팔아치우고 있는 것. 특히 연기금의 물량이 가장 많다. 연기금은 10조172억원어치를 팔았다. 이어 금융투자(6조7991억원), 보험(3조741억원), 투신(2조7011억원), 사모(1조7947억원), 기타금융(4192)억원 순이다.
연기금은 코스피 시장에서 지난해 12월24일부터 29거래일 연속 팔아치우며 역대 최장 순매도 기간 기록도 세웠다. 같은 기간 기관의 코스피 시장 순매도 규모는 21조8684억원으로, 절반 가까운 매물이 연기금(10조876억원) 창구에서 나왔다.
연기금 매도는 그동안 상승폭이 컸던 주도주 차화전(자동차·화학(배터리)·전자(반도체))을 중심으로 이뤄졌다. 1월4일부터 2월5일까지 연기금은 삼성전자(3조890억원)를 가장 많이 팔았다. 이어 현대차(5804억원), SK하이닉스(4767억원), LG화학(4587억원), 삼성SDI(4006억원), SK이노베이션(3824억원) 순으로 집계됐다.
연기금의 역대급 순매도는 주가 상승에 따른 자산배분 차원이라는 분석이다. 연기금은 국내와 해외 주식과 채권 등 자산에 따라 일정 비중을 정해놓고 있으며, 비중을 초과할 경우 다시 배분한다. 지난해 11월부터 코스피가 급등세를 타며 고점을 연달아 돌파하자 국내 주식 자산의 비중 초과로 매도에 나선 것. 연기금은 지난해 17.3%였던 국내 주식 비중을 올해 16.8%까지 낮추기로 했다.
증시 전문가들은 기관의 대량 매도세가 설 연휴가 끝난 다음주에도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각각마다 운용전략이 다른데다 투신이나 사모펀드처럼 환매 압력에 노출돼 주식을 팔 수밖에 없는 주체들이 있는 만큼 기관의 매도 흐름이 단기에 끝나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는 것. 결국 국내 증시는 1월 강세장 주체였던 개인과 외국인의 수급이 중요하다.
이재선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지수의 추세적 상승을 위해서는 1월 강세장의 주체였던 개인 매수 강도가 유지되거나, 그간 지수 방향성을 결정지었던 외국인 수급 개선 여부가 중요하다"면서 "개인의 매수 강도가 다소 약화되면 지수 레벨을 결정 짓는 주체는 외국인의 영향력이 클 수밖에 없는데, 현재로서는 연초 이후 외국인 수급은 중립적"이라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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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대준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기관이 쏟아내는 물량을 개인이 계속 받아주고 있어 지수 자체로는 큰 하락이 나오지 않을 전망"이라면서 "다만 시장의 방향성은 과거와 마찬가지로 외국인이 결정할 것으로, 외국인 매매동향을 주의 깊게 살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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