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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유령" 佛대학생들 코로나19 장기화에 정신적 고통 호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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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일 여러 도시 곳곳에서 시위 준비…SNS에는 '#GhostStudents' 해시태그 유행

지난해 12월 소등령이 떨어진 프랑스 파리의 거리 풍경  [이미지 출처= AP연합뉴스]

지난해 12월 소등령이 떨어진 프랑스 파리의 거리 풍경 [이미지 출처= A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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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박병희 기자] 프랑스 대학생들이 20일(현지시간) 여러 도시에서 동시다발적인 시위를 준비 중이라고 영국 BBC가 19일 보도했다. 학생들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장기화에 따른 정신적 피해를 호소하고 정부의 방역 지침에 대한 불만을 나타낼 것으로 보인다.


최근 프랑스는 하루 평균 1만6000명의 신규 확진자가 발생하고 있다. 프랑스 정부는 강력한 방역 조치로 코로나19에 대응하고 있다.

당국의 방역 지침에 따라 프랑스 대학생들은 수 개월째 강의를 못 듣고 있다. 카페, 바, 극장, 체육관이 모두 폐쇄돼 사회활동을 거의 할 수 없는 상태다. 지난 16일부터는 소등령이 강화됐다. 오후 6시가 되면 불을 꺼야 한다. 학생들은 집안에 고립돼 기껏 해야 하루종일 컴퓨터나 스마트폰을 만지막거릴 뿐 별다른 활동도 없이 시간만 보내고 있다. 이런 생활이 기약없이 반복되면서 삶의 목표, 꿈도 잃었다고 할 정도로 고통을 받는 학생들이 늘고 있다.


학생 정신건강 전문 상담원들에 따르면 최근 몇 주 동안 정신적 도움을 요청하는 프랑스 학생들이 급속하게 늘었다. 장기간 코로나19에 따른 봉쇄 명령이 이어지면서 정신적 고통이 커지고 있는 것이다. 리옹에서는 지난 2주 동안 대학생 두 명이 극단적 선택을 시도하기도 했다.


몽펠리에에서 법학을 공부하는 라이언 케네디는 BBC와의 인터뷰에서 "지난해 9월부터 원룸에서 혼자 살고 있다. 혼자 살아보기는 태어나서 처음"이라고 했다. 그는 친구들과 트위터에 유령학생이라는 뜻의 해시태그 '#GhostStudents'를 달기 시작했다. #GhostStudents는 정부의 관심에서 소외돼 있다는 청년들의 심경을 반영한 표현이다. 케네디는 "정부가 우리를 애처럼 취급하고 있다"며 "우리를 중요하게 생각하지 않는다"고 불만을 나타냈다.

스트라스부르에서 정치공학을 전공하는 하이디 수포는 에마뉘엘 마크롱 대통령에게 편지를 보냈다. 수포는 "나는 이제 열아홉 살인데 죽은 사람처럼 느껴진다. 더 이상 꿈도 희망도 없다. 우리에게 남겨진 것이 무엇이냐?"고 썼다. 수포가 마크롱 대통령에게 보낸 편지는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공유됐고 많은 학생들이 공감을 나타냈다.


반향이 커지자 마크롱 대통령이 수포와 또래 학생들에게 답장을 썼다. "2020년은 스무 살 청년들에게 힘든 시기다. 하지만 계속 버텨주길 바란다. 우리가 여러분들에게 빚졌다는 것을 안다. 조금 더 견뎌주길 바란다."


청년들의 고충이 커지자 정부는 이달 말부터 부분적인 강의 재개를 허용할 방침이다. 하지만 1학년을 중심으로 일부의 학생들에게만 강의를 들을 수 있는 기회가 주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최근 가까운 영국에서 변이 바이러스가 확인됨에 따라 프랑스 당국의 코로나19에 대한 경계심은 더 커진 상태다. 강력한 방역 조치가 장기간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수포는 BBC와의 인터뷰에서 "미래에 대해 생각할 수도, 기대할 수도 없다. 20대 초반이라면 치열하고 활기차게 사회 활동을 해야 하는데 그렇지 않다. 처음에는 코로나19 상황이 일시적일 것으로 생각했다. 종일 컴퓨터 앞에 앉아있는 것도 너무 지겨워져 어떤 것에도 집중할 수가 없다. 지금은 모든 것이 슬프게 느껴진다"고 말했다.




박병희 기자 nut@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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