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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동시각] 알수록 오묘한 '정치수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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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류정민 기자] 2012년 4월11일 제19대 총선은 후보 단일화 소용돌이가 전체 선거판을 휘감은 선거이다. 당시 민주통합당이 총선 승리를 위해 꺼낸 카드는 통합진보당과의 ‘야권 연대’였다. 역대 최대 규모의 총선 단일화 협상이 이뤄지면서 선거구도는 급변했다.


민주당은 원내 제1당 탈환의 꿈에 부풀었다. 실제로 서울의 총선 성적표는 기대 이상이었다. 민주당은 서울 48개 지역구 가운데 30개 지역에서 승리했다. 통합진보당이 서울 지역구에서 2명의 당선자를 배출한 것도 단일화 효과를 빼놓고 설명하기 어렵다.

[이미지출처=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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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목할 대목은 제19대 총선의 승자는 야권 연대 승부수를 띄운 민주당이 아니라 새누리당이라는 점이다. 새누리당은 원내 과반 의석(152석)을 달성했다. ‘대역전’이라는 평가가 나올 정도로 의외의 결과였다. 이런 결과가 나온 이유는 ‘정치수학’의 오묘한 특성 때문이다.


1+1의 결과물은 당연히 ‘2’가 될 것 같지만 정치에서는 ‘1.5’가 될 수도 있고 ‘1’이 될 수도 있다. 단일화와 관련한 대표적 착각은 A와 B 정당의 여론조사 지지율의 합계를 토대로 본선 경쟁력을 가늠하는 것이다. 투표 행위가 작용과 반작용의 복잡한 연산 과정을 거쳐서 결과를 도출한다는 것을 간과하고 있기 때문이다.


제19대 총선에서 민주당이 진보정당과 손을 잡는 것을 지켜본 보수층은 위기감이 증폭됐고 더욱 더 결집했다. 중도층 표심도 민주당 의도와 다른 방향으로 움직였다. 이는 선거 결과로 드러났다. 강원과 충청, 영남에서 역풍이 일었다. 인천은 단일화 효과가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서울을 제외하면 단일화 파괴력이 신통치 않았다는 의미다.

[이미지출처=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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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나마 제19대 총선은 단일화 과정에서의 잡음을 최소화하고자 노력했던 선거다. 선거 결과는 아쉬웠지만 단일화 역사에서 모범 사례 중 하나로 평가 받는 이유다. 어렵게 단일화를 이뤄도 서로 감정이 상해 있는 상태라면 파괴력은 급감한다. 대표적 사례가 2012년 대선이다.


‘문재인-안철수’ 두 후보의 단일화는 결과적으로 상처뿐인 영광이었다. 단일화 경쟁이 너무 가열되면서 양쪽 지지층 감정의 골이 깊어진 게 문제의 원인이었다. 투표를 포기하거나 새누리당 후보를 선택하는 방법으로 반감을 표출할 정도였다.


오는 4월7일 서울시장 보궐선거에서 후보 단일화를 고려하는 야권이 곱씹어볼 대목이다.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의 지지율이 고공 행진을 이어가자 국민의힘 서울시장 후보 쪽의 견제가 심상치 않다. 이에 대한 반작용으로 국민의당 쪽에서도 공세의 포문을 열었다.


[이미지출처=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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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선에서 ‘하나의 깃발’로 유권자의 선택을 구할 생각이라면 상대 정당 후보를 깎아내리는 방식의 선거 전략은 자제하는 게 옳다. 단일화 파괴력을 높이려면 국민의힘과 국민의당이 꿈꾸는 서울의 미래에 대한 ‘교집합’을 부각하는 게 현명한 방법이다.


양당 지지층들에게 투표장에 나서야 할 명분을 안겨줘야 기대했던 단일화 효과에 가까워질 수 있지 않겠는가. ‘정치 조바심’의 유혹을 이겨내지 못하고 눈앞의 이익만 좇는다면 ‘1+1≠2’라는 정치 수학의 오묘한 법칙 앞에서 쓰린 속을 달랠 수도 있다.




류정민 기자 jmryu@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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