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ar_progress

아시아경제 최신 기획이슈

박준영 변호사, 추미애·정한중·김남국에 직격탄… "김학의 출금 근거 없었다"

최종수정 2021.01.18 16:20 기사입력 2021.01.18 16:00

댓글쓰기

전북 익산에서 발생한 이른바 '약촌오거리 살인사건' 범인으로 몰려 억울한 옥살이를 했던 최모씨에 대한 국가의 손해배상책임을 인정한 판결이 선고된 13일 최씨의 소송대리를 맡은 박준영 변호사(오른쪽)가 서울 서초동 서울중앙지법 앞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전북 익산에서 발생한 이른바 '약촌오거리 살인사건' 범인으로 몰려 억울한 옥살이를 했던 최모씨에 대한 국가의 손해배상책임을 인정한 판결이 선고된 13일 최씨의 소송대리를 맡은 박준영 변호사(오른쪽)가 서울 서초동 서울중앙지법 앞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아시아경제 최석진 기자] 김학의 전 법무부 차관에 대한 출국금지 조치가 내려지기 직전까지 검찰과거사진상조사단에 민간인 조사단원으로 참여했던 박준영 변호사가 "김 전 차관의 출국금지는 근거가 없었다"며 '불법 출금' 의혹을 수사 중인 검찰을 비난하고 있는 추미애 법무부장관과 정한중 당시 과거사위원장 직무대리, 김남국 더불어민주당 의원 등에게 18일 직격탄을 날렸다.


'약촌오거리 살인사건'의 범인으로 몰려 억울한 옥살이를 했던 최모씨의 재심 청구 사건을 대리해 무죄 선고를 이끌어 내는 등 재심 전문변호사로 유명한 그는 이날 하루에만 3건의 관련 글을 자신의 페이스북에 올리며 당시 김 전 차관에 대한 긴급출국금지가 문재인 대통령의 지시 때문에 무리하게 추진됐다고 지적했다.

관련 사태의 진행 경과… "추미애 장관님, 당시 상황·수사과정을 잘 모르시는 것 같다"

먼저 박 변호사는 이날 새벽 자신의 페이스북에 '관련 사태의 진행 경과'라는 제목의 글을 통해 2019년 3월 12일 과거사위원회가 진상조사단 활동기한 연장을 거부했다가, 같은 달 18일 문 대통령이 김학의 사건에 대한 철저한 진실 규명에 검경의 명운을 걸 것을 지시하자 같은 날 과거사위가 진상조사단 활동을 2개월 연장할 것을 건의했고, 그로부터 4일 뒤 김 전 차관에 대한 긴급출국금지가 이뤄진 경과를 나열했다.

그는 "2019년 3월 12일. 과거사위원회(위원장 직무대리 정한중)가 김학의 사건을 포함하여 과거사 조사대상사건의 진상조사 활동기한의 연장을 거부할 당시, 김 전 차관의 처벌 가능성에 대한 논의는 전혀 없었다고 봐야겠지요. 상식적인 판단이다"라고 적었다.


이어 "2019년 3월 18일. 6일이 지났다. 대통령의 철저한 진상규명 지시로 과거사위원회가 이전 입장을 번복했다. 번복할 당시 김 전 차관 사건과 관련하여 새로운 증거나 사실이 확인된 바 없다. 대통령의 지시가 활동기한 연장의 이유였다"고 지적했다.


박 변호사는 "2019년 3월 22일. 4일이 지났다. 김 전 차관이 출국금지된 날이다. 김 전 차관의 처벌을 논할 수 있는 의미 있는 증거가 발견되었을까요? 이 기간 동안 조사팀에서 뭘 했는지를 확인하면 알 수 있다"고 적었다.

이어 "그런데 김 전 차관이 출국을 해버렸다면, 대통령의 철저한 진상조사 지시는…"이라고 적었다.


과거사위 스스로 김 전 차관 사건과 관련 더 이상의 진상조사가 필요없다고 결론을 내렸다가, 대통령의 지시가 나오자마자 입장을 180도 바꿔 활동기한 연장을 결정한 것이고, 이렇다 할 추가 조사나 증거 확보도 없이 오직 대통령의 지시가 불발되는 상황을 피할 목적으로 무리하게 출금 조치가 이뤄졌다는 취지다.


박 변호사는 "김 전 차관의 출국금지는 근거가 없었다. 그리고 범죄수사를 명목으로 출국을 막았기 때문에 수사의뢰를 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 만들어졌던 것"이라며 "그리고 ‘긴급’출국금지였기 때문에 곧바로 수사의뢰를 하지 않을 수 없었다"고 적었다.


그는 "하지만, 수사의뢰를 할 만한 혐의가 보이지 않았다. 동영상을 경찰 주장대로 ‘특수강간’의 증거로 볼 수 있었을까? 뇌물로 본다면, 대가성 그리고 공소시효의 벽을 넘을 수 있었을까?"라며 "그래서 오보로 밝혀진 '윤석렬 총장 별장 성접대 의혹'의 근거가 되기도 했던 윤중천 면담보고서를 주요 증거로 보고 수사의뢰를 한 것으로 안다"고 밝혔다.


이어 "수사의뢰로 꾸려진 대규모 수사단은 황당할 수밖에 없었을 것"이라며 "김 전 차관을 구속기소하지 못할 경우 그 책임을 수사단이 떠안을 수밖에 없어 수사단은 사활을 걸고 수사를 진행했다"고 적었다.


이어 "김 전 차관이 2심 판결에서 일부 유죄를 받았지만, 유죄를 받은 범죄사실은 긴급출국금지 당시 전혀 문제되지 않았다"며 "진상조사단의 부실하고 황당한 수사의뢰를 보고 당황한 수사단이 이 잡듯이 뒤져 찾아 낸 혐의였다. 하지만, 과잉 별건수사라는 비판이 있었다"고 지적했다.


박 변호사는 이 같은 전후 상황을 제대로 모르는 추 장관이나 김 의원이 마치 출금 과정에 문제가 없는 것처럼 주장하며 검찰을 비난하는 것에 대해 일침을 가했다.


그는 "추미애 장관님, '수사의뢰를 할 당시 상황, 수사의뢰 내용, 수사단의 수사과정'을 잘 모르시는 것 같다"며 "수사단 관계자로부터 당시 상황을 잘 들어보시고 그 수사를 계속 옹호할 지를 판단하시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이어 "과거사위원회 위원장 직무대리 정한중 교수님, 3월 12일 활동연장을 거부한 이유, 6일이 지나 활동을 연장한 이유 그리고 그 과정에서 '김학의 전 차관 사건'과 관련하여 어떤 사정변경이 있었는지를 밝히고 '보복수사'를 이야기하면 좋겠다"고 꼬집었다.


또 그는 "김남국 의원님, 대검은 진상조사단 조사 활동에 관여하지 않으려고 했다. 윤지오씨는 한때 국민 영웅이었다. 대검이 개입한 일일까요?"라며 "이런 문제에 개입하면 진상조사를 방해한다는 이야기를 들을까봐 말 못하고 있었다. 그런데 지금 말을 하라는 게 말이 됩니까!"라고 되물었다. 김 의원이 16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당시 책임자였던 문무일 전 총장의 답을 구합니다'라는 제목으로 올린 글에서 검찰의 보복성 수사를 언급하며 문 전 총장에게 답을 달라고 한 것의 부적절함을 지적한 것.


이어 박 변호사는 "‘MINISTRY OF JUSTICE(법무부)’ 이건 아니잖아요!!!"라고 글을 마무리했다.

'답답합니다'… "근거 부족해도 일단 검찰에 공 넘기고 여론 재판은 곤란"

잠시 후 박 변호사는 '답답합니다'라는 제목으로 법무부 과거사위원회나 대검 과거사진상조사단이 범죄에 대한 근거가 부족한 상황에서 무조건 검찰에 공을 넘겨 수사하게 만드는 현실에 대한 안타까움을 드러냈다.


수사 기록에 대한 면밀한 검토나 엄정한 법적 판단을 거치지 않고 검찰에 수사를 권고할 경우 여론 재판이 이뤄지거나 특정 소수의 정치적 목적에 의해 부당한 결과를 초래할 수 있음을 지적한 것.


박 변호사가 김 전 차관 사건을 꼬집어 애기하진 않았지만 앞서 올린 글의 내용에 비춰 김 전 차관에 대한 재수사를 위한 명확한 증거가 나오지 않은 상황에서 단지 대통령의 지시를 이유로 과거사위가 입장을 180도 바꿔 검찰로 공을 넘기고, 이후 김 전 차관에 대한 비난 여론에 검찰의 별건수사가 이뤄진 상황을 에둘러 비판한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그는 “수사 기록에 대한 면밀한 검토, 그리고 그것에 대한 엄정한 법적 판단. 이것이 이뤄지지 않으면 의사 결정은 여론에 의해, 특정 인물에 의해 주도될 수도 있다. 그리고 이는 실제로 벌어지고 있는 일이다"라고 적었다.


이어 "조사단의 한계로 의혹 규명이 쉽지 않은 부분은 검찰에 넘겨 수사하게 할 수 있다"면서도 "하지만, 마치 수사 권고 자체가 조사단과 위원회의 성과인 듯 생각해 근거가 부족한 상황에서 마냥 검찰로 공을 넘기는 것은 곤란하다"고 지적했다.


이어 "그 쪽에 검찰이 수사력을 투입할 때, 그만큼의 피해는 국민에게 돌아오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박 변호사는 "국민이 공적 기구에, 그리고 전문가들에게 바라는 건 여론에 따른 판단이 아닌 엄밀한 근거에 따른 객관적 판단"이라며 "그것이 아니라면 굳이 전문가라고 불리는 사람들에게 큰 권한을 쥐어줄 이유가 없다"고 강조했다.


그는 "법무부와 검찰에서만 이런 일이 벌어졌을까요? 공적 기구 구성원의 책임감, 전문가의 엄밀함은 개나 줘버린 건지. 무책임을 여론으로 덮으려는 시도를 정의로 오인케 하는 이런 염치없는 짓을 그냥 내버려둬도 되는 것인지. 답답하다"고 심경을 밝혔다.


김 전 차관에 대한 재수사를 위한 추가 혐의가 발견되거나 증거가 나오지 않은 상황에서 대통령의 말 한 마디에 전문가라는 과거사위원들이 입장을 번복하고, 일단 김 전 차관의 신병을 확보해 검찰이 다른 혐의들을 찾아내는 수사를 할 수밖에 없게 만들어 놓고 김 전 차관에 대한 비판적인 여론을 활용했던 행태를 꼬집은 것으로 볼 수 있다.

'동네북들을 위한 변론'… "사실을 아는 누군가는 나서야하기 때문"

한편 박 변호사는 이날 오전 다시 페이스북에 '동네북들을 위한 변론'이라는 제목의 글을 올렸다.


해당 글에서 박 변호사는 ▲1차 수사와 관련하여(2013년) ▲2차 수사와 관련하여(2014년) ▲뇌물죄 수사와 관련하여(1, 2차 수사과정) ▲검찰과거사 진상조사와 관련하여(2018, 2019년) ▲수사단의 수사와 법원의 판결 관련하여 ▲고민 등 6가지 항목을 나눠 각 사안별 쟁점들을 나열했다.


그는 "만약, 내가 억울한 일을 당한다면 사실을 알고 있는 누군가가 침묵하지 않기를 바란다"며 "자신이 책임져야 할 부분을 넘어서는 비난을 계속 받는 것은 너무 억울한 일"이라고 적었다.


이어 "동네북들을 위해 변론을 하는 이유"라고 밝혔다.


박 변호사는 "1, 2차 수사가 무조건 잘못됐다는 전제로 긴급출국금지의 정당성과 적법절차를 이야기하는 상황, 저는 수긍하기 어렵다"고 밝혔다.


이어 "기자님들 전화 받지 않을 겁니다. 위에 언급한 내용을 토대로 취재하십시오. 김 전 차관과 관련한 글은 이제 그만 쓰고 싶습니다"라며 글을 마무리했다.

'우리가 지켜야 할 가치'… "불법 출금 문제, 법치주의 관점에서 고민해야"

앞서 박 변호사는 지난 16일에도 자신의 페이스북에 '우리가 지켜야 할 가치'라는 제목으로 올린 글을 통해 김 전 차관 '불법 출금' 논란에 대한 소회를 밝힌 바 있다.


당시 그는 "김학의 전 차관의 출국금지 관련 문제는, 공무원의 역할인 '법치주의 실현'의 관점에서 접근할 필요가 있다"며 "기본권 제한은 그 근거가 있어야 하고, 적법절차는 법치주의의 본질적 내용"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김 전 차관이 1심 무죄, 2심 일부 유죄를 받았다. 일부 유죄를 받은 혐의는 출국금지 당시 문제되지 않은 혐의로 알고 있다"며 "일단 잡아놓고 수십 명의 검사와 수사관이 이잡듯이 뒤져 찾아낸 혐의였다. 당시 별건 수사였다는 지적이 있었던 이유다. 조국 전 장관 수사와 비슷한 문제점이다"고 했다.


또 박 변호사는 "정의실현을 위해 불가피한 업무처리였다는 주장은, 출국금지 요청 당시 강조된 김 전 차관 혐의의 형사처벌 가능성을 놓고 보면 무리한 주장이다"며 "법원에서 모두 무죄와 면소(공소시효 완성) 판단을 받았다"고 강조했다.


2019년 3월 당시 이규원 검사가 서류까지 조작해 입건이 안 돼 출금 대상도 아닌 김 전 차관에 대한 긴급출금을 요청한 것은 명백한 불법이고, 허위공문서 작성 등 범죄에 해당될 가능성이 높은 데도 법무부나 추 장관이 이에 대한 사과나 해명 없이 김 전 차관에 대한 비판적인 여론을 이용해 '급박하고도 불가피한 사정'을 부각시켜 정당화하려는 행태를 꼬집은 것으로 볼 수 있다.


이어 "이런 사정을 모르고 운명적으로 관여하게 된 일부 공무원들이 참 딱하다"고 상부의 불법적인 지시를 따를 수밖에 없었던 공무원들에 대한 안타까움을 표했다.


글 말미에 그는 "헌법이 보장한 법치주의 그리고 직업공무원제도의 관점에서 김 전 차관 문제를 고민해 보자"고 당부했다.




최석진 기자 csj0404@asiae.co.kr

<ⓒ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간격처리를 위한 clas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