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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산, DICC 소송리스크 해소 …FI 협상 벌어져도 '유리한 고지'

최종수정 2021.01.16 19:30 기사입력 2021.01.16 19: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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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산, DICC 소송리스크 해소 …FI 협상 벌어져도 '유리한 고지'

[아시아경제 이기민 기자] 두산인프라코어 중국법인(DICC)를 둘러싼 주식매매대금 관련 소송에서 두산인프라코어가 사실상 승소한 가운데 재무적 투자자(FI)들이 다시 동반매매요청권(드래그얼롱)을 행사하기가 쉽지 않을 것으로 관측된다. 대법원 판결로 인해 드래그얼롱 행사 조건이 까다로워진 데다 현재 두산인프라코어의 중국시장 내 입지가 올라가 기업가치를 다시 따져야 해서다.


16일 대법원과 업계에 따르면 대법원 3부(주심 김재형 대법관)은 지난 14일 FI들로 구성된 오딘2가 두산인프라코어를 상대로 낸 매매대금 지급 청구소송 상고심에서 두산인프라코어의 승소 취지로 파기환송했다. 재판부는 두산인프라코어가 FI들의 드래그얼롱 행사를 방해했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앞서 두산인프라코어는 지난 2011년 중국증시에 DICC를 3년 안에 상장해 투자금을 회수하겠다"며 FI들에게 DICC 지분 20%를 3800억원에 넘겼다. 당시 DICC 주주간 계약에서 기업공개(IPO)가 실행되지 않으면 드래그얼롱을 할 수 있도록 규정했다. 그러나 기업공개(IPO)가 성사되지 못했고, DICC 매각 작업도 최종 무산되면서 FI 측은 두산인프라코어가 자료공개 범위를 축소 제공해 매각을 성사시키지 못했다며 소송을 제기했다. 1심은 두산인프라코어의 손을 들어줬고, 2심은 FI들의 승소로 판단했다.


드래그얼롱 성립 여부 엄격해져·시장 상황도 변화…FI, 드래그얼롱 행사하기 까다로워

대법원은 이번 소송에서 드래그얼롱 성립 여부를 엄격히 규정하며 DICC 관련 드래그얼롱 조항 일부에 대해 의무가 아니라고 판단했다. 따라서 FI들이 두산인프라코어에 향후 DICC 지분에 대해 다시 드래그얼롱을 행사 하더라도 각 사안마다 두산인프라코어와의 조율이 필요해졌다.


재판부는 우선 두산인프라코어와 FI들의 드래그얼롱의 첫번째 조항 이외에 다른 조항이 의무는 아니라고 봤다. 판결문에 따르면 두산인프라코어와 FI들의 DICC 드래그얼롱 조항은 세 가지로 구성돼 있다. 상대방 당사자는 매도주주의 드래그얼롱에 동의할 때다. 또는 매도주주가 보유한 회사의 주식 전부를 매도결정통지에 기재된 가격 또는 사전에 약정한 가격 중 상대방 당사자가 선택한 가격으로 매수한다. 혹은 매도주주가 보유한 회사의 주식 전부를 보다 유리한 조건으로 새로운 제3자에게 매도할 것을 제안할 수 있다고 규정돼 있다. 다만 상대방 당사자가 매도결정통지를 수령하고도 14일 이내에 해당 사항들의 통지를 하지 않으면 첫 번째 조항에 따르는 것으로 간주된다는 조건을 달았다. 이에 대해 재판부는 "상대방이 그 주식을 반드시 보유해야 하는 등의 특별한 상황이 아니라면 두, 세 번째 조항은 선택할 수 있는 권리이지 의무가 아니다"고 판단했다.

이어 "신의칙에 반하는 협력의무 위반이 있어서 조건 성취를 의제하려고 하더라도 매도주주의 드래그얼롱 행사만으로는 실제 오딘2와 두산인프라코어가 그 소유의 DICC 주식을 매도하는 상대방이 누구인지, 매각금액이 얼마인지가 구체적으로 특정되지 않고 매수예정자와 매각금액을 의제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이어 "매수예정자와 매각금액을 특정할 수 없는 이상 조건 성취 방해에 따른 조건 성취를 의제하더라도 그 것만으로는 곧바로 매도주주와 상대방 당사자 사이에 어떤 법적 효과가 발생하는 지를 정할 수 없다"고 설명했다.


재판부는 또 DICC 드래그얼롱 행사의 경우에 대해서 "지분 100%가 매도될 수 있음을 전제로 하고 있기 때문에 기업인수절차와 같다"고 규정했다. 기업인수절차는 복잡성과 변수가 많아 두산인프라코어가 단순히 자료요청에 응하지 않았다고 해서 드래그얼롱 조건 성취를 방해했다고 보기가 어렵다는 취지다.


뿐만 아니라 중국이 지난해부터 대규모 인프라투자를 시작해 굴착기 시장 규모가 커졌고, 현지에서 두산인프라코어의 입지가 변하면서 기업가치도 다시 측정해야 한다는 관측도 업계에서는 나오고 있다. 두산인프라코어는 지난 한 해 동안 중국에서 굴착기 1만8686대를 판매했다. 이는 2019년 판매량인 1만5270대보다 22.4% 증가한 것으로, 2011년(1만6700여대) 이후 10년 만에 최대치다. 중국 굴착기 시장에 진출한 해외 기업 기준으로, 두산인프라코어는 2015년 13%가량이었던 시장점유율을 현재 23%까지 끌어올렸다. 세계 1위 업체인 캐터필러(CAT)와 1, 2위를 다투고 있다. 지난해 11월에는 중국에 진출한 해외 기업 중 최초로 굴착기 누적 생산 20만대를 돌파하기도 했다. 업계 관계자는 "대법원의 판결과 10년 사이 바뀐 DICC의 기업가치로 인해 FI들의 셈법은 복잡할 수 밖에 없다"고 진단했다.

인프라코어 매각 성사시 두산 자구안도 마무리

두산은 이번 승소로 8000억원의 우발 채무가 발생할 수 있었던 리스크도 크게 해소된 상황이다. 두산은 지난해 말 현대중공업지주-KBD인베스트먼트 컨소시엄과의 매각관련 MOU를 체결했고, 이달 31일까지 본계약을 체결할 예정이다.


이에 따라 두산그룹의 고강도 자구안이 사실상 마무리 단계에 접어들었다. 두산그룹은 지난해 4월 두산중공업의 유동성 위기를 해소하기 위해 KDB산업은행 등 채권단에서 3조6000억원을 지원받은 이후 두산타워, 두산솔루스 등 자산 및 계열사 매각 등으로 3조원 규모의 유동성 확보하고 있다. 또한 박 회장 등 ㈜두산 대주주들은 책임경영 차원에서 보유중인 두산퓨얼셀 지분 23%를 두산중공업에 무상증여했다. 이어 두산중공업은 지난해 12월 이사회를 열고 1조30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진행하기도 했다. 여기에 더해 8000억으로 평가 받는 두산인프라코어 매각이 완료되면 두산그룹의 자구안은 사실상 마무리 수순을 밟게 된다.




이기민 기자 victor.le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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