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것이 막막해요" 미래 불안한 20·30, '온라인 점집' 찾는다 [허미담의 청춘보고서]
유튜브·앱으로 보는 '온라인 사주', 20·30 인기
젊은층 10명 중 9명 "운세 본 경험 있다"
전문가 "미래에 대한 불확실성과 연관"
[아시아경제 허미담 기자] [편집자주] 당신의 청춘은 어떤 모습으로 기억되고 있습니까. 10대부터 대학생, 직장인까지 '청춘'들만의 고민과 웃음 등 희로애락을 전해드립니다.
# 취업준비생 김모(26)씨는 최근 유튜브를 통해 타로나 사주를 보는 등 이른바 '온라인 점집'을 즐겨 찾게 됐다. 김 씨는 "코로나19 때문에 채용시장이 좁아지면서 답답한 마음에 유튜브로 사주를 찾아보기 시작했다"며 "언제 취업할지 모른다는 불안감이 크고, 취업한다 해도 내가 잘할 수 있을까 하는 걱정이 든다. 하지만 이러한 고민을 털어놓을 때가 마땅치 않아 사주나 타로를 보게 되더라"고 토로했다. 이어 "사주를 보고 나면 답답한 마음이 조금이나마 해소되는 느낌이 든다"며 "온라인 점집은 오프라인과 다르게 가격도 무료라 부담이 없어 더 많이 찾게 된다"고 덧붙였다.
최근 젊은층 사이에서 불투명한 미래에 대한 불안감을 해소하기 위해 '온라인 점집'을 찾는 이들이 늘고 있다. 이들은 비용이 많이 드는 오프라인 점집 대신 저렴한 온라인 점집을 통해 사주나 타로·부적 등 일종의 '미신'에 의지하며 취업준비 등 자신의 미래를 상담하고 있다. 전문가는 젊은층이 타로에 열광하는 이유로 미래에 대한 불확실성을 꼽았다.
대학생 이모(24)씨는 최근 사주 애플리케이션(앱)을 통해 신년 운세를 살폈다. 그는 "원래 사주를 전혀 믿지 않는데, 취업 시즌이 다가오니 운세를 찾아보게 되더라"며 "지인들이 취업난으로 힘들어하는 모습을 보니 나도 취업시장에 뛰어드는 게 두려워졌다"고 털어놨다. 이어 "조금이라도 위안을 얻고 싶다는 생각 때문에 습관적으로 운세를 확인하게 됐다"고 털어놨다.
이 씨처럼 운세를 즐겨보는 젊은층은 적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알바천국'이 전국 10~30대 회원 1608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응답자의 90%가 "운세를 본 경험이 있다"고 답했다.
운세를 보는 빈도를 묻는 질문에는 ▲1년에 한 번 본다(25.5%)는 응답이 가장 많았으며 ▲반년에 한번(25.1%) ▲일주일에 한 번(13.3%) ▲한 달에 한 번(13.3%) ▲한 달에 2~3번(12%) 순으로 답했다. '매일 본다'는 응답도 전체의 10.8%에 달했다.
이들은 호기심 해소와 미래에 대한 불안함을 떨치기 위해 운세를 보는 것으로 나타났다. 응답자의 42.7%는 '막연한 호기심'때문에 운세를 본다고 답했고 이어 ▲미래가 불안해 위안을 삼기 위해(22.9%) ▲스트레스와 고민을 덜기 위해(13.2%) 등의 답변이 뒤를 이었다.
20~30세대가 온라인 점집을 찾는 이유는 청년들의 각박한 현실과 연관있다. 청년들은 갈수록 팍팍해지는 삶과 경제적 부담 등으로 인해 연애·결혼·출산을 포기한 것에 이어 내 집 마련, 인간관계도 버거워 하고 있다. 취업이나 결혼 등을 포기하는 이들을 두고 일각에서는 'N포 세대'라고 일컬었고, 이는 청춘들을 대변하는 단어가 됐다.
본인을 'N포 세대'라고 밝힌 직장인 이모(28)씨는 "직장에 다니고 있지만 코로나19로 회사 사정이 안 좋아져서 언제 해고될지 모르고, 작년에 집값도 너무 올라 '내 집 마련'은 그저 꿈이 됐다"고 털어놨다.
이어 "현실이 팍팍해지다 보니 사소한 것도 사주에 의지하게 되는 것 같다"며 "몇 달 전부터 직무변경을 하려고 준비하고 있는데 그때도 사주나 타로 결과를 참고하게 되더라"고 토로했다.
전문가는 젊은층이 사주나 타로 등 미신에 열광하는 이유가 불안감과 연관 있다고 분석했다. 곽금주 서울대 심리학과 교수는 "하고 있는 일에 대한 결과가 확실하거나 노력을 통해 본인이 바라는 결과를 쟁취할 수 있을 때는 미신을 믿지 않는다"며 "반면 불안감과 불확실성이 클 때 이런 미신을 믿는 사람들이 늘어난다. 현재 코로나19 사태로 우리가 예상했던 것과는 모든 것이 달라졌다. 결국 미래에 대한 불확실성이 이전보다 커졌기 때문에 이런 미신을 믿게 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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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어 "심리학에서 자신이 바라는 대로 현실이 실현되는 듯한 현상을 '자기 충족적 예언'이라고 하는데, 이러한 자기암시를 통해 불안감을 해소하려는 것 같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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