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낙연 '친문' 역린 건드렸나…'대표 탄핵' 움직임도 [한승곤의 정치수첩]
'사면론' 후폭풍 본격화…'친문' "이낙연 탄핵" 주장까지
'이명박·박근혜' 전직 대통령 '사면론'에 윤석열 탄핵론 부정 발언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3일 국회 의원회관 자신의 사무실에서 이명박ㆍ박근혜 전 대통령의 사면과 관련한 비공개 최고위원회의를 마치고 사무실을 나서고 있다. [이미지출처=연합뉴스]
[아시아경제 한승곤 기자]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이명박·박근혜 두 전직 대통령에 대한 사면론 발언을 거두지 않고 있어 '친문'(親文) 세력과 '문빠'(문재인 대통령을 맹목적으로 지지하는 사람들을 비하하는 표현)들 사이에서 거센 비판이 연일 쏟아지고 있다.
현재 이 대표는 '사면론'과 더불어 윤석열 검찰총장에 대한 탄핵론 역시 선을 그었다. 두 주장 모두 친문에서는 극렬히 반대하고 있다.
친문은 문재인 대통령의 정치적 철학을 지지하는 세력으로 문 대통령은 물론 현 정권의 핵심 지지층이다. 문재인 정부에서 국무총리를 지낸 이 대표 역시 친문에서 강한 지지를 보내고 있다.
그러나 이 대표가 이른바 '사면론'을 꺼내 들면서 이 지지층이 아예 등을 돌리고 있다. 이 대표를 당 윤리규범위반으로 신고, 징계해달라는 취지의 주장이 나오는가 하면, 아예 당 대표 "탄핵을 하자"는 주장까지 나오고 있다.
그러나 이 대표는 거듭 사면론을 거둬들이지 않고 있어 친문을 상대로 정치적 승부수를 띄운 게 아니냐는 견해도 있다. 이런 상황은 당 대표직을 2개월 남긴 차기 대권 후보인 이 대표의 현재 상황이 작용한 게 아니냐는 시각이 있다.
이 대표로서는 친문은 물론 친문이 아닌 중도를 노린 '외연 확장성' 행보가 불가피하다. 이렇다 보니 이를 관철해 본인 색깔을 분명히 하려는 것 아니겠냐는 해석이 따른다. 그러나 친문의 반발이 거세게 일고 있다. 친문은 박 전 대통령 탄핵을 위해 촛불을 들었는데, 그 촛불의 권리를 주장하고 있는 모양새다. 이렇다 보니 친문의 역린을 건드린 것 아니냐는 지적도 있다.
◆ 이낙연 "적절한 시기 두 전직 대통령 사면 대통령께 건의"
앞서 이 대표는 지난 1일 연합뉴스와 인터뷰에서 두 전직 대통령에 대한 사면 구상 배경으로 국민 통합을 이유로 들었다. 그러나 당 안팎에서 거센 비판을 받자 3일 "국민의 공감대와 "당사자들의 반성이 중요하다"고 입장을 정리했다. 친문과 당내 의원들의 반대 의견이 나오자 사면론을 잠시 보류한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지난달 31일과 해당 논란에 입장을 밝힌 당일(3일)에도 한국일보와 인터뷰에서 "적절한 시기에 두 전직 대통령의 사면을 대통령께 건의하겠다"고 밝혔다. 이는 결국 이명박·박근혜 두 전직 대통령 사면을 통해 국민 통합을 이루겠다는 이 대표의 의지로 풀이된다.
이 대표는 이 매체와 인터뷰에서 자신이 꺼내든 두 전직 대통령 사면론에 대해 거듭 의지를 밝혔다. 문 대통령에 사면 건의 시점에 대해서는 "적절한 시기에 두 전직 대통령의 사면을 대통령께 건의하겠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과의 교감에 대해서는 "청와대와 교감은 없었다"라면서도 "국무총리로 일할 때부터 대통령의 생각이 어디 있는지 짐작해온 편이다"라고 말했다.
전직 국무총리, 집권 여당 대표, 차기 대선 후보로 이름을 올린 이 대표 상황에서 사면론을 구상할 때 본인 판단에서 청와대와 교감은 없었지만, 문 대통령의 의중을 고려해봤을 것이라는 대답으로 풀이된다. 다만 문 대통령이 이 사면에 어떤 입장을 밝히는 지에 대해서는 "그런 말씀은 드리기 어렵다"고 거듭 선을 그었다.
◆ "제도적 검찰개혁 당 공식 입장"
이와 더불어 이 대표는 친문에서 또 적극적으로 동참하고 있는 이른바 '윤석열 검찰총장 탄핵론'에도 부정적인 입장을 밝혔다.
이 대표는 "당 일각에서 윤 총장 탄핵을 추진해야 한다고 주장한다"는 인터뷰 질문에 "당 입장이 정리돼 가는 과정이다. 제도적 검찰개혁이 당의 공식 입장이라는 점을 이해해 달라"고 탄핵은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확정하여 답했다.
제도적 검찰개혁에 대해서는 기소와 수사의 분리, 검찰권 남용 소지를 없애겠다고 강조했다. 또한 개정 형사소송법을 안착시키겠다고 설명했다.
◆ 친문 "권리당원들 이낙연 당대표의 사퇴…정계은퇴" 촉구
두 전직 대통령에 대한 사면론과 윤 총장 탄핵론에 선을 그으면서 친문 사이에서는 이 대표가 당을 해치는 해당 행위를 했다며 윤리위반으로 당에 신고했다는 민주당 지지자도 나왔다.
3일 한 '친여'(親與) 성향의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이 대표를 윤리위원회에 신고했다는 제목의 글이 올라왔다. 글쓴이는 "180석 당을 대표하는 사람이 최고위원들에게는 입 단속을 시키고 정작 당 대표는 스스로 '이것이 국민 통합을 위한 길이다' 라고 하며 당원과 지지자들의 찬반 의사도 없이 청와대와 아무런 이야기도 없이 독단적으로 '오랫동안 생각해온 충정이다' 라고 말하면서 무마하려고 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오늘 최고위원회에서 한 발짝 물러선 모습을 보이나 사람이 쉽게 바뀌지 않는다"며 "이렇게 윤리위에 징계 신청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대다수 국민은 (이명박·박근혜 전 대통령) 사면을 원치 않고 권리당원들은 이낙연 당대표의 사퇴와 더 나아가 정계은퇴를 원합니다"라고 일갈했다. 이어 "당원의 의사를 묻지 않는 당 대표는 필요 없습니다. 최고 수준의 징계를 부탁 드립니다"라며 이 대표 징계를 촉구했다.
또 다른 민주당 지지자는 "이 정도 파장이면 사과가 아니라 사퇴해야지요"라며 "사과도 이게 사과인지 아닌지 헷갈리게 하고 계속 버티겠다는 것 같은데 저도 그렇고 무엇보다 골수 지지자였던 분들이 느끼는 배신감과 분노가 어마어마합니다"라고 분통을 터뜨렸다. 그러면서 "이미 사과로 덮을 수 있는 선을 넘어버렸어요. 계속 자리 차지하고 있어 봐야 식물소리 밖에 못 듣습니다"라며 대표직 사퇴를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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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이 대표의 사면론에 대해 청와대는 일단 공식 입장 표명을 하지 않고 있다. 다만 박 전 대통령의 '국정농단' 사건 대법원 재상고심 선고가 오는 14일로 예정된 만큼 향후 사면에 대한 메시지가 나올 수 있을 것이라는 관측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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