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위5%고가 단독주택만 '핀셋 증세'
[아시아경제 유인호 기자] 정부가 '공시가격 현실화 로드맵' 명분을 내세워 내년 단독주택의 공시가격을 대폭 끌어올리면서 일부 고가 주택 보유자를 타깃으로 한 핀셋 증세 논란을 키우고 있다.
전국 주택의 95%에 달하는 공시가격 6억원 이하 주택은 재산세가 낮아지지만 상위 5% 주택은 보유세가 급격하게 늘어나기 때문이다.
국토교통부가 17일 발표한 '2021년 표준주택 공시가격(안)'에 따르면 내년도 전국 표준 단독주택 공시가격이 올해 대비 6.68% 오르며 서울 지역 상승률은 10.13%에 달한다.
문제는 단독주택의 공시가격 상승률이 시세 상승률보다 약 두 배 수준으로 높다는 점이다. 서울의 경우 KB국민은행이 집계한 올해 서울 지역 단독주택 시세 상승률은 공시가격 인상률의 절반 수준인 6.55%에 그쳤다.
전국으로 확대해봐도 비슷하다. 공시가격 상승률은 6.68%이지만 KB국민은행이 집계한 시세 상승률은 3.88%에 그쳤다. 이 같은 공시가격 급등은 집값 상승에 더해 시세 반영률까지 함께 높였기 때문이다.
특히 정부는 시세 15억원을 넘는 단독주택의 공시가격을 더 큰 폭으로 올렸다. 상승률이 전국 평균의 2배에 가까운 11.58%에 달한다. 고가 주택의 시세 반영률을 먼저 높인 후 순차적으로 중저가 주택도 끌어올리겠다는 게 정부의 방침이지만 결과적으로 집값에 따라 현실화율을 차등화하는 이중잣대를 적용한 셈이다.
고가 단독주택 보유자의 재산세, 종합부동산세 등 보유세 부담 증가는 더 가팔라질 전망이다.
국토부의 시뮬레이션에 따르면 시세 15억원짜리 단독주택 한 채 보유자는 내년에 재산세로 올해(236만9000원)보다 15% 오른 273만1000원을 내야 한다.
여기에 내년 처음으로 내는 종부세(15만4000원)까지 합하면 총 288만5000원의 보유세를 부담하게 된다. 20억원짜리 주택 보유자라면 올해(482만6000원)보다 40% 오른 676만1000원을 보유세로 내야 한다.
이 중 종부세가 96만9000원에서 236만9000원으로 2.4배로 오른다. 이는 공시가격 6억원 이하 주택의 경우 3년간 재산세율 0.05%포인트 인하 조치로 재산세가 오히려 줄어드는 것과 대조된다.
예컨대 시세 8억원 주택은 공시가격이 올해 4억1900만원에서 내년 4억3827만원으로 4.6% 오르지만 재산세는 89만원에서 78만3000원으로 12%(10만7000원) 줄어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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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계 관계자는 "정부가 공시가격 현실화를 내세우지만 특정 계층을 겨낭한 핀셋 증세로 볼 수 있다"며 "전세난 속에서 월세로 전환하려는 임대인이 늘면 전ㆍ월세 가격은 더 오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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