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정책방향 전문가 진단
1년 뒤 소득공제 감안해 돈 더 쓰진 않아 시차 문제도 발생
내년 성장률 3.2%, 거리두기 3단계 격상은 반영 안돼

"내년 전망 너무 낙관적…소비여력 있는 사람만 혜택도 문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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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주상돈 기자, 장세희 기자]정부가 내년 우리 경제 성장률을 3.2%로 제시하면서 다양한 내수소비 활성화 방안을 제시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지나치게 낙관적'이라고 총평하며 정부가 야심차게 준비한 소비 활성화를 위한 신용카드 추가 소득공제가 소비 여력이 있는 사람들만 혜택을 볼 수 있다는 점에서 오히려 '양극화'를 부추길 수 있다는 우려를 나타냈다.


2021년 경제정책방향에 담긴 신용카드 사용액 추가 소득공제의 핵심은 공제율을 높여 환급액을 늘리는 것이다. 현행 공제율 15~40%에 추가로 100만원 한도 내에서 10% 추가 공제 혜택을 준다. 연간 신용카드 사용액은 통상 5% 이상 증가하는데, 소비심리가 워낙 위축된 만큼 증가 폭을 확대하겠다는 의도다.

하지만 전문가들의 평가는 기대보단 우려가 크다. 김소영 서울대 경제학과 교수는 "많이 번 사람들이 많이 쓸 확률이 크기 때문에 역진성 문제가 커진다"고 지적했다. 혜택이 소비 여력이 있는 부류에 집중돼 오히려 격차가 확대되는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는 것이다. 김 교수는 또 "일 년 뒤 소득공제받을 것을 감안해 돈을 더 쓰진 않기 때문에 시차 문제도 발생한다"고 꼬집었다. 이인호 서울대 경제학과 교수도 "성장 동력은 우리나라 물건이 잘 팔리는 거에서 생겨야 하는데 '세금 줄여 줄 테니 소비해라'라는 방식이 얼마나 효과가 나겠냐"며 "자동차의 경우 바꿀 사람들은 이미 많이 바꿔서 (개소세 인하 효과는) 누적적으로 줄어들 것"이라고 말했다.


정부가 전망한 내년 경제 성장률(3.2%)에 대해서도 '장밋빛'이라는 평가가 많다. 사회적 거리두기 3단계 격상 가능성이 반영되지 않아 달성이 쉽지 않다는 의견이 많았다. 이인호 교수는 "내년 경제가 좋아진다는 이유를 못 찾겠다"며 "미국도 백신을 접종하는 데만 6개월이 걸린다고 하고, 예전처럼 여행이 쉬워지고 경제가 활력이 있어야 하는데 이 확실한 시점이 안 보인다"고 우려했다. 강인수 숙명여대 경제학부 교수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의 전망치 2.8%도 백신과 3차 팬데믹(세계적 대유행)을 감안하지 않은 것이니 전망치가 더 떨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다만 강 교수는 수출은 회복세를 보일 것으로 기대했다. 그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백신이 보급되면서 각국의 봉쇄가 풀리면 소비도 늘기 때문에 전체적으로는 우리뿐 아니라 전 세계적 교역이 올해보다 증가할 것"이라고 했다.

정부가 내년엔 취업자가 15만명 늘어날 것이라는 예상도 전문가들의 비판을 받았다. 박영범 한성대 경제학과 교수는 '기대 섞인 희망'이라고 평가했다. 그는 "올해 우리나라 경제 성장률이 상대적으로 다른 나라에 비해 높지만 내년에는 아니다"라며 "15만명 늘어난다는 것은 '내년에는 정상화가 돼서 코로나19가 일어나기 전인 작년 말로 돌아간다'라는 뜻인데 어렵다고 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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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태윤 연세대 경제학과 교수는 ▲설비투자에 대한 가속상각허용 ▲5G 설비투자 세액공제율 우대 ▲공공ㆍ민자ㆍ기업 투자 프로젝트 규모 110조원 확대 등에 따른 효과가 제한적일 것으로 봤다.  강성진 고려대 경제학과 교수는 정부의 역할론에 대한 인식에 변화가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강 교수는 "이번 경방은 신산업과 새로운 투자처를 열기 위한 기업규제 완화 등은 없고, 세금을 깎아주고 뭘 지원하는 방안밖에 없다"며 "경제를 시장에 맡기는 게 아니라 '각종 지원을 통해 정부가 다하겠다'라는 기본인식이 변하지 않은 것"이라고 꼬집었다.


세종 = 주상돈 기자 don@asiae.co.kr
장세희 기자 jangsay@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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