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립 첫 非엔지니어 출신 수장
업황 침체·코로나19 위기 속 재무전문가 이력 빛나
이사회 만장일치로 연임 확정

최정우 포스코 회장이 광양제철소 4열연 공장을 방문해 직원들로부터 설명을 듣고 있다.

최정우 포스코 회장이 광양제철소 4열연 공장을 방문해 직원들로부터 설명을 듣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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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황윤주 기자] 최초, 최초, 최초…

최정우 포스코 회장에게 '최초'는 운명처럼 따라다니는 수식어다. '재무통' 출신의 첫 포스코 회장을 시작으로 최 회장은 사업, 경영철학, 노동, 소통 등 전방위에서 역대 회장이 가지 않았던 길을 처음으로 걸었다. 이사회의 만장일치 찬성으로 연임을 사실상 확정한 그가 요즘 개척하고 있는 길은 철강업의 탈탄소화다.

'전기차 배터리 소재' 신사업 첫 안착…미래 먹거리 키우는 전략가

탄소 다배출 업종인 철강업의 탈탄소화 선언이 갑작스러운 것은 아니다. 최 회장이 본업인 철강업의 경쟁력 못지 않게 공들인 신사업 중 하나인 2차전지(전기차 배터리)가 바로 탈탄소화의 맥을 같이 하기 때문이다.

그는 포스코켐텍(현 포스코케미칼) 대표 시절부터 2차전지 소재 사업 육성을 강조했다. 업황 침체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과거의 영광에만 매달릴 수 없다는 판단에서다. 포스코 회장 취임 첫 해 '100대 개혁과제' 중 하나로 철강·글로벌인프라·신성장사업의 수익 비중을 각각 40%, 40%, 20%로 만들겠다고 발표한 것도 이 같은 맥락에서다.

성과도 나오고 있다. 2차전지 소재 사업을 담당하는 포스코케미칼의 지난해 매출액은 1조5000억원이었으나 올해 1조9000억원, 내년에는 2조원을 돌파하며 포스코에너지를 넘어설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50여년 만에 새 경영이념…'제철보국'에서 '기업시민'

최 회장은 취임 후 '더불어 함께하는 기업시민'이라는 경영 이념을 선포했다. 포스코 역사상 경영 이념을 새로 제시한 인물은 최 회장이 처음이었다. 역대 회장들은 '철을 만들어 나라에 보답한다'(제철보국)는 소명에 충실했다.

최 회장이 취임한 2018년은 포스코 창립 50주년이 되던 해다. 그는 취임 전부터 송호근 포스텍 교수 등 오피니언 리더들과 소통하며 '100년 기업'의 방향성을 고민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 결과 현재와 미래의 사회적 이슈 해결에 관심을 두고, 이를 해결하기 위해 사회에 '한 발 더 다가가겠다'는 '기업시민'이 탄생했다.


첫 번째 임기가 만료된 지금 최 회장의 경영 화두는 전 세계 공용어가 됐다. 포스코 한 관계자는 "경영자로서 최 회장의 면모를 볼 수 있는 사례"라며 "대세가 된 '지속가능경영', 'ESG(안전·사회·지배구조) 경영'과 '기업시민'의 경영 화두는 본질적으로 같다"고 설명했다.

'기업시민' 경영 의지를 드러낸 사례가 '기업시민 러브레터'다. 임직원은 물론 외부로부터 의견을 공개적으로 받는 게시판을 마련해 개혁 의견을 요청했다. 외부 의견을 접수해 실제 반영하는 일은 처음 있는 일이라 반향을 일으켰다.

포스코 최초 '노조 출범'…안전 사고는 과제

최 회장이 '포스코 최초' 역사를 써내려 간 동력은 그의 이력에서 찾을 수 있다. 1957년 부산에서 태어난 최 회장은 동래고, 부산대 경제학과를 졸업한 부산 토박이다. 1983년 포스코에 입사한 그는 경력 대부분을 재무 분야에서 보냈다. 2005년 포스코 감사실장, 2006년 포스코 재무실장, 2010년 포스코 정도경영실장(상무)을 거쳐 2017년 최고재무책임자(CFO) 대표이사 사장으로 승진했다. 그 동안 포스코 회장은 엔지니어 출신을 발탁하는 것이 불문율이었다. 이 때문에 그가 회장으로 내정되자 큰 주목받았다. 포스코 창립 이후 처음으로 비(非) 엔지니어 출신이 그룹의 수장이 된 것이다.

철강업 외의 신사업에 성공한 것도, 코로나19 충격을 최소화한 것도 최 회장의 남다른 이력 덕분이란 평가가 나온다. 재계 관계자는 "위기 때는 현금흐름을 잘 관리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최 회장이 재무 전문가라 업황 침체와 코로나19 충격을 잘 버틸 수 있었던 것"이라고 말했다.


'노동' 이슈 또한 빠질 수 없다. 최 회장 취임 후 무노조 경영에 마침표를 찍었다. 민주노총 금속노조 산하 노동조합(노조)이 출범했고, 한국노총 소속 노조가 교섭 대표노조 지위를 확보했다. 포스코 한 관계자는 "최 회장이 회장 후보에 올랐을 때부터 노동 문제에 유연하게 대처하겠다는 말을 했다"며 "잡음이 있었지만 노조가 출범했다는 사실 자체로 의미가 크다"고 평가했다.

문성현 경제사회노동위원회(경사노위) 위원장이 지난 7월 직접 포스코를 찾은 것도 상징적인 장면으로 꼽힌다. 최 회장 취임 후 전향적으로 바뀐 포스코 노사관계를 보여주고 있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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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안전사고 문제는 해결해야 할 과제다. 업계 관계자는 "최 회장이 안전사고 재발 방지를 위해 1조원을 투자해 다중 안전 방호장치 등을 설치하겠다고 밝힌 만큼 내년부터 시작되는 2기에서 어떤 성과를 거둘지 주목된다"고 말했다.


황윤주 기자 hyj@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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