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 만나기도 싫어요" 취업에 인간관계까지 포기한 '코로나 세대'[허미담의 청춘보고서]
20·30세대, 10명 중 9명 "나는 코로나 세대"
직장인 돼도 '고용불안' 시달려
전문가 "무력감 이겨내는 게 중요…취미 생활 만들어야"
[아시아경제 허미담 기자] [편집자주] 당신의 청춘은 어떤 모습으로 기억되고 있습니까. 10대부터 대학생, 직장인까지 '청춘'들만의 고민과 웃음 등 희로애락을 전해드립니다.
"일자리가 없는데 어떻게 지원해요.", "그냥 혼자 있고 싶어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고용시장이 얼어붙으면서 젊은층의 한숨은 더욱 깊어지고 있다. 이들은 코로나19 여파로 취업난이 가중되면서 아예 사회에 첫발을 내딛지 못하거나 취업을 해도 고용불안 등에 시달리고 있다. 코로나19가 젊은 세대들 처지에서는 감염병 위험뿐만 아니라 취업의 어려움, 이로 인해 자신감 상실 등 감정에서의 문제로까지 확장하고 있는 셈이다.
최근에는 그런 청년들을 빗대 '코로나 세대'라는 신조어까지 등장했다. 1997년 국제통화기금(IMF) 외환위기로 당시 취업난을 겪었던 1970년대생에 이어 1990년대생 역시 코로나19 여파로 취업난을 겪고 있다는 의미다. 전문가는 미래에 대한 불확실성이 높아지면서 청년층이 무기력함을 호소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최근 대다수의 20~30세대가 자신을 '코로나 세대'라고 생각한 것으로 나타났다. 취업포털 인크루트가 2030세대 회원 679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응답자의 95.5%가 본인을 '코로나 세대'라고 답했다. 이렇게 느낀 이유로는 '코로나19로 인해 진로, 취업걱정 및 스트레스가 높아짐(26.5%)'이라는 답변이 가장 많았다.
이어 △취업, 아르바이트 등 일자리, 생활비 구하기 어려움(24.5%) △인생의 중요한 시점에 코로나19를 맞닥뜨림(21.3%) △인적 교류가 없어짐(16.4%) 등의 이유가 뒤를 이었다. 또한 이들은 '코로나 세대'로서 △취업(17.8%) △인간관계(16.4%) △목돈, 자금마련(12.7%) △장래희망, 꿈(11.7%) 등을 포기하게 됐다고 밝혔다.
취업준비생 김모(26)씨는 "이전부터 취업하기 어려웠는데, 코로나19로 일자리가 더 없어졌다. 요즘은 아르바이트 자리도 구하기가 힘들다"면서 "올해 하반기에 취업하는 게 목표였다. 하지만 내가 원하는 일자리가 나오지도 않을뿐더러 일자리 자체가 아예 없다 보니 올해 취업 계획은 무산됐다. 내년에 취업하는 게 목표인데, 내가 잘 할 수 있을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이어 "그간 몇십 군데에 원서를 넣었지만 단 한 군데도 합격하지 못했다"면서 "남들이 놀 때도 자격증 등을 준비하느라 마음 놓고 놀지도 못했다. 그런데 받아주는 곳이 아무 데도 없으니 점점 자신감이 떨어진다"고 덧붙였다.
이는 고용 한파와도 연관된다. 통계청이 지난달 11일 발표한 10월 고용동향에 따르면 지난 10월 취업자 수는 지난해 같은 달보다 42만1000명 줄어들었다. 이는 지난 4월(-47만6000명) 이후 최대 감소 폭이다.
취업에 성공해도 불안하기는 마찬가지다. 코로나19로 대부분의 기업이 매출 등에 타격을 입자 직장인들 역시 실업에 대한 두려움을 느끼게 된 것이다.
지난해 하반기 취업했다고 밝힌 직장인 김모(27)씨는 "코로나로 무급휴가를 받는 사람도 많고, 인력을 감축하는 회사도 많지 않나. 우리 회사라고 그렇지 않을 거라는 보장이 어디있겠냐"며 "나는 계약직이기 때문에 이런 고용한파가 더욱 무섭게 다가온다. 취업하고도 이렇게 불안에 떨면서 살지 몰랐다"고 하소연했다.
일각에서는 코로나19 이후 인간관계 또한 멀어졌다고 호소했다. 이들은 사회적 거리두기 등으로 지인들과의 만남이 자연스레 줄어들자 심리적으로 의지할 상대마저 없어졌다고 생각했다.
무역회사 입사를 희망하는 취업준비생 윤모(28)씨는 "지인들과 오프라인으로 못 만난 지 몇 달 됐다. 온라인으로만 만나다 보니 심리적으로 거리가 멀어진 느낌이 들더라"면서 "몇 달 째 혼자 취업 준비를 하고 있는데, 스트레스가 쌓여도 친구들과 놀면서 해소할 수 없으니까 더 힘든 것 같다"고 털어놨다.
전문가는 청년층이 무력감 등을 벗어나기 위해 스트레스를 완화할 자신만의 방법을 찾는 것이 중요하다고 제언했다.
곽금주 서울대 심리학과 교수는 "취업난은 과거부터 문제였으나, 최근 코로나19로 청년층이 시험을 볼 기회마저 없어지면서 더 심각해졌다. 이로 인해 미래에 대한 불확실성 또한 함께 높아졌다"면서 "취업을 위해 열심히 노력해도 결국 수포로 돌아갔다고 느낄 수 있다. 이런 것들로 인해 젊은층이 무기력해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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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어 "취미생활 등 자신에게 맞는 생활 패턴을 만들어 무력감을 이겨내는 것이 중요하다"며 "자전거를 타거나 조깅을 하는 등 건강을 유지하기 위해 운동을 하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고, 음악을 듣거나 자신에게 용기를 줄 수 있는 책을 읽는 것도 해소법 중 하나"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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