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파이의 어둡고 초라한 삶 집중해 냉전 시대 분위기 전달

첩보소설 대가 존 르 카레 폐렴으로 사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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첩보소설의 대가인 영국 작가 존 르 카레(89)가 폐렴으로 사망했다고 영국 BBC 등 외신이 13일(현지시간) 보도했다. 12일 사망한 그의 본명은 데이비드 존 무어 콘웰이다. 영국 외무부와 정보부에 근무하면서 첫 소설 '죽은 자에게 걸려온 전화(Call For The Dead·1959)'를 존 르 카레라는 가명으로 발표했다.


고인은 정보기관 경험을 살린 생생한 묘사로 독자들에게 다가갔다. '007시리즈'에 로맨스를 첨가한 이언 플레밍과 달리 스파이의 어둡고 초라한 삶에 집중했다. 선과 악의 경계를 모호하게 허물며 냉전 시대의 분위기를 사실적으로 전달했다.

출세작은 정보기관원으로 활동하며 쓴 '추운 나라에서 돌아온 스파이(The Spy Who Came in From the Cold·1963).' 영국 정보국 수장이 이중간첩으로 동독 당국을 혼란에 빠뜨리는 내용이다. 고인은 긴장과 매력의 끈을 놓지 않으며 음울하고 반영웅적인 스파이 세계에 천착했다. 무엇이 현실이고 조작된 환상인지 불분명하게 다루며 정보기관은 과연 무엇을 보호하고 있는지 의문도 던졌다.


그는 1964년 전업작가가 된 뒤에도 자기의 경험이 살아 있는 첩보소설을 꾸준히 발표했다. '팅커, 테일러, 솔저, 스파이(1974)', '스마일리의 사람들(1979)', '리틀 드러머 걸(1983)', '완벽한 스파이(1986)', '영원한 친구(2003)', '현장 요원(2019)' 등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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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인은 세계 곳곳에서 벌어지는 다양한 문제를 예민하게 다루며 시대 상황을 포착했다. 그 덕에 영국 추리 작가 협회가 수여하는 골드 대거상(2회), 다이아몬드 대거상 등 많은 문학상을 품었다. 스위스 베른대학교와 영국 옥스퍼드대학교에서 명예박사 학위도 받았다. 지난해에는 인권과 평화에 기여한 공로로 올로프 팔메상을 수상했다.


이종길 기자 leemea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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