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수처, 징계위 모자라 법으로 묶어두는 것" 野 비판 쏟아내
최강욱 "예상대로 기승전尹…법안 준비 사유 달라" 반박
[아시아경제 임주형 기자] 최강욱 열린민주당 대표가 발의한 검찰청법-법원조직법 일부 개정안을 두고 정치권에서 논란이 불거지고 있다. 현직 검사·법관의 퇴직 후 1년간 공직후보자 출마를 제한하는 해당 법안이 사실상 윤석열 검찰총장을 겨냥한 게 아니냐는 의혹이 야권에서 제기되면서다.
최 대표는 11일 같은 당 김진애·강민정 의원과 함께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해당 법안을 발의했다고 밝혔다.
현행 공직선거법에 따르면 국가공무원인 법관·검사가 선거에 출마하려면 선거일 90일 전까지 사퇴하면 된다. 그러나 최 대표가 발의한 개정안은 선거 1년 전에 사퇴해야 후보 출마가 가능하도록 하는 것이 핵심이다.
이에 대해 최 대표는 "현재 벌어지고 있는 검찰총장과 일부 검사들의 노골적 정치행위로 인해 국론분열과 국정수행 차질의 피해가 국민에게 돌아가고 있는 상황"이라며 "검찰 정치를 끊어내고, 사법 신뢰를 회복하기 위해 정치인을 꿈꾸는 검사, 법관이 퇴직 후 1년 동안 출마하는 것을 제한, 수사 및 사법절차의 공정성과 중립성을 높이는 계기로 삼고자 한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야권에서는 이같은 법안이 사실상 '윤석열 출마 금지법'이라는 취지로 반발하고 나섰다.
내년 부산시장 보궐선거 출마를 공식 선언한 박민식 전 새누리당(국민의힘 전신) 의원은 이날 페이스북에 "윤석열 검찰총장 대선 출마 금지법은 쿠데타 정권의 전매특허"라며 "공수처법 통과시키자마자 윤석열 출마 금지법을 발의하는 것 자체가 애초 시나리오"라고 주장했다.
이어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와 징계위로 (윤 총장을) 찍어내고도 불안하니, 법으로 아예 묶어두어야 발 뻗고 잠잘 수 있겠다는 속셈이다"라며 "한 마디로 '윤석열 죽이기'의 완결판인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독재정권은 반드시 정치 활동 금지라는 족쇄를 채운다. 눈엣가시인 야당 정치 엘리트들의 입을 막고, 몸뚱어리를 꽁꽁 묶어두어야 하기 때문"이라며 "5·18 당시 신군부가 김영삼 전 대통령, 김대중 전 대통령 등 정치인들에게 취한 조치를 생각해 보라"고 꼬집었다.
김철근 국민의힘 서울 강서병 당협위원장 또한 이날 페이스북에서 "특별히 검사, 판사만 공직선거 1년 전까지 그 직을 그만둬야 하는 것으로 규정할 이유가 있나"라며 "우리 헌법의 '평등권'에 딱 떨어지는 위배다. 너무 억지스러우니 그만하는 게 더 나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굳이 윤석열 총장을 위해 법까지 만들어서 출마를 막으려고 하는 것인지, 빨리 검찰총장을 그만두게 하려는지 모르겠으나 웃기는 짓"이라며 "윤 총장을 정치판에서 몰아내지 못하게 안달 난 사람들처럼 하는 꼴"이라고 비판했다.
그러나 야권의 이같은 비판에 대해 최 대표는 "혹시나 했더니 예상대로 '기승전윤'에만 머무른다"며 반박하고 나섰다.
최 대표는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쓴 글에서 "걱정하는 윤모씨가 출마하고자 하면 아직 시간이 많이 남았다"라면서 "검찰도 아닌데 날짜 계산을 일부러 잘못하실 리 없다"며 이같이 비꼬아 지적했다.
그러면서 "안타깝게도 법안을 준비한 결정적 사유는 다음 기사에서 보시는 바와 같다"며 전두환 전 대통령의 고(故) 조비오 신부 사자명예훼손 혐의 재판 관련 기사 내용을 공유했다.
최 대표는 해당 기사에서, 당시 전 전 대통령 사건 재판을 맡았던 장동혁 전 광주지법 부장판사가 재판이 진행 중이던 지난 1월10일 4·15 총선 출마를 위해 사직한 일을 지적했다.
이후 장 전 판사는 지난 총선에서 미래통합당(국민의힘 전신) 대전 유성갑 후보로 공천받아 출마했으나, 조승래 더불어민주당 후보에 패배해 낙선한 뒤 현재는 국민의힘 대전광역시당 위원장을 맡고 있다.
이를 두고 최 대표는 "이날 일어난 일을 주목해 달라. 어떤 당에서 공천을 받았는지도"라며 "관련 기사를 조금만 검색해 보면 재판의 공정성이 얼마나 휘청거릴 수 있었는지, 이 중요한 재판이 얼마나 지연됐는지 금세 알 수 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편파에도 최소한의 성의가 필요하다"며 "임기제 공무원을 두는 이유는 '정치적 중립'을 지키라는데 있다"고 강조했다.
임주형 기자 skepped@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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