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피남용 vs 자진회피' 위법성 공방 치열… 15일 결론나도 법정다툼 불가피
위원 4명 기피과정 적절성 시비… 대법원 판례 쟁점될 듯
[아시아경제 배경환 기자, 조성필 기자] 사상 초유의 검찰총장 징계위원회가 첫 회의에서 결론을 내지 못하고 2차 회의를 예고한 가운데, 징계위 진행 모든 절차에서 위법성 논란이 거세게 일고 있다. 15일로 예정된 두 번째 회의에서 어떤 결론이 도출되든 어느 한 쪽이 수용하지 못하고 법적 공방에 나설 것이 분명해 보인다.
11일 법조계에 따르면 전날 징계위에서 윤 총장 측이 신청한 위원 4명에 대한 기피신청이 모두 기각되는 과정에서 적절성 시비가 일고 있다. 특히 심재철 위원(법무부 검찰국장)의 기피 의결 참여가 논란의 중심에 있다. 윤 총장 측 법률대리인인 이완규 변호사는 심 국장 논란과 관련해 이날 언론에 "심 위원은 (윤 총장 측에서) 기피신청을 하자 스스로 회피했으며 이는 기피신청 사유가 있음을 스스로 인정한 것"이라며 "기피사유가 있는 사람이 심의에 관여하는 것은 부적절하므로, 기피신청이 제출된 즉시 회피하는 것이 기피ㆍ회피제도를 둔 취지에 합당할 것"이라는 입장을 전했다.
전날 윤 총장 측은 심 위원 외에도 이용구 법무부 차관, 외부위원인 정한중 한국외대 법학전문대학원(로스쿨) 교수와 안진 전남대 로스쿨 교수 등 4명에 대해 공정성이 의심된다며 기피신청을 했다. 그런데 기피 대상자인 심 위원은 나머지 기피 대상 위원들의 기피 여부 표결에 참여한 뒤 본인 기피 결정에서 빠지기 위해 스스로 회피했다.
하지만 징계위 판단은 다르다. 징계위는 "기피 신청을 당한 징계위원은 자신에 대한 의결에만 참여할 수 없을 뿐 다른 위원에 대한 기피 의결에는 참여할 수 있다는 게 일관된 법원의 입장"이라며 "기피 신청이 징계절차의 지연을 목적으로 함이 명백한 경우 등에는 신청 자체가 기피 신청권 남용에 해당한다"고 윤 총장 측을 비판했다.
이와 관련해서는 법조계에서도 해석에 온도차가 있다. '기피 신청을 받은 징계위원들은 자신뿐 아니라 기피 신청을 받은 다른 위원들의 의결에도 참여할 수 없다'는 대법원 판례도 존재하는 만큼 이 부분은 또 다른 법리공방의 쟁점이 될 수 있다.
이런 탓에 15일 징계위에서 결론이 나더라도 양측간 법정 다툼은 새 국면을 맞을 가능성이 높다. 우선 윤 총장을 직무에서 배제한 명령의 효력을 둘러싼 집행정지 사건의 항고심은 서울고법 행정6부(부장판사 이창형 최한순 홍기만)에서 심리할 예정이다. 법무부 장관의 영향력이 큰 검사징계법 조항이 위헌이라며 윤 총장이 낸 헌법소원과 효력정지 가처분 신청 사건에 대해서도 헌법재판소가 본격 심리에 착수했다.
헌재는 지난 9일 헌법소원 본안과 가처분 신청 사건을 모두 재판관 9명이 심리하는 전원재판부에 회부했다고 윤 총장 쪽에 통지했다. 윤 총장 쪽은 검사징계법에서 장관에게 검찰총장 징계 청구와 징계위원회 구성 권한까지 모두 부여한 것은 '소추와 심판의 분리' 원칙에 맞지 않는다는 입장이다. 이에 윤 총장은 헌법소원 결과가 나오기 전까지 징계위 절차를 멈춰달라며 해당 법조항에 대한 효력정지도 신청한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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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 총장 쪽도 헌재 사건에 공을 들이고 있다. 이 변호사는 지난 7일 헌재에 낸 의견서에서 "검찰총장에 대한 징계절차는 엄격한 공정성이 필요하며 법무부 장관의 영향력이 제한돼야 한다"고 거듭 강조했다. 헌법연구관 출신의 한 법조인은 "한 나라의 법의 위헌성을 판단하는 것이기 때문에 숙고의 시간은 필요하다. 가처분 결정을 가장 빨리 내린 사례가 2~3주 이내였고, 대부분은 몇달 정도가 걸린다"고 말했다.
조성필 기자 gatozz@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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