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발생지 근처 생산란 판매중단
가격인상 불안에, 달걀 구매↑
유통업계, 비축 늘리고 산지 다각화
AI 장기화 땐 폭등 우려

AI 전국 확산에 일부 제품 판매 중단…달걀값 오를까 조마조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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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이승진 기자] 조류인플루엔자(AI)가 전국적으로 걷잡을 수 없는 속도로 번지고 있다. 확산 속도가 워낙 빨라 사상 최악의 AI가 발생했던 3년 전처럼 달걀이나 닭고기 파동이 벌어지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며 소비자들의 불안감도 커지고 있다.


가격 오를까 달걀 쟁여두는 소비자

10일 오후 8시 서울 성동구의 이마트 왕십리점 달걀 판매대에는 극신선 달걀 ‘어제 낳아 오늘만 판매하는 계란’의 운영 중단을 알리는 공지가 붙었다. 해당 달걀을 생산하는 농장이 여주 AI 발생 지역 3㎞ 이내에 위치해 예방 차원으로 산란계를 전량 살처분해 오는 23일까지 운영이 불가능하다는 내용이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내식 수요가 늘어나며 달걀을 찾는 고객이 늘어난 가운데, AI가 덮치자 일부 고객들은 달걀 파동에 대한 우려를 나타내기도 했다. 마트에서 만난 40대 주부 주미령(가명)씨는 “평소 장을 보러오면 30개들이 달걀 한판을 사는데 오늘은 15개들이 상품을 하나 더 구매했다”라며 “혹시 달걀 가격이 예전처럼 하루아침에 두 배씩 뛰어오르는 것을 대비해 미리 사두는 것”이라고 말했다.


과거 2000년대 초반 AI가 처음 발병했을 당시에는 인체 감염 우려로 닭고기 소비가 급감하며 가격이 폭락했다. 하지만 매년 반복되는 AI 사태에 소비자 인식 바뀌며, 소비는 그대로 유지되고 공급량만 줄어들며 매년 AI가 발생할 때면 가격이 일시적으로 급등하는 현상을 보였다. 올해는 코로나19 영향으로 내식 수요가 늘어나며 AI가 장기화할 때는 더 크게 가격이 오를 거란 우려가 나오고 있다.

올해와 유사한 확산속도를 보인 2016~2017년에는 ‘달걀 파동’이 발생했다. 당시 닭과 오리 3787만 마리가 도살됐다. 특히 산란계 36%가 처분돼 일부 지역에서 달걀 한 판(30개) 가격이 1만 원을 넘어섰다. 또 마트에서는 1인 달걀 한판으로 판매 수량을 정해놓자 이른 아침부터 긴 줄이 서기도 했다. 이에 정부는 처음으로 미국산 신선란을 비행기로 공수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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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축량 늘리고, 산지 다각화…대응 나선 유통업계

대형마트, 편의점 등 유통업계에서는 닭고기, 달걀 수급이 어려워질 것을 대비해 선제대응에 나섰다.


한 대형마트 관계자는 “가공 상품을 확대하고, AI 영향이 없는 경상도 지역의 농장 확보에 나서는 등 여러 대응책을 고심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편의점 업계 역시 평소보다 닭고기 등이 들어간 가공식품의 경우 납품 물량을 늘려 일부를 보관하는 방식으로 대응에 나섰다.


다만 AI 확산이 장기화할 경우 가공되지 않는 냉장 닭고기 등의 가격 인상은 불가피하다는 설명이다. 대형마트 관계자는 “냉장 닭고기는 신선도 문제로 미리 확보하기는 어려운 상황”이라며 “냉동 닭고기나 가공식품의 경우 비축물량이 넉넉해 AI 장기화 시에는 해당 물량은 푸는 방식으로 나설 수밖에 없다”고 전했다.


AI 확산 조짐에 달걀과 닭고기 수급이 불안해질 것이라는 우려가 커지고 있지만 정부는 아직 공급 여력이 충분하다는 입장이다. 올해 산란계와 육계 사육 마릿수는 평년보다 각각 4.5%, 8% 많다. 육계 냉동 재고량도 41% 증가했다. 실제로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에 따르면 닭고기 1㎏ 기준 10일 소매가격은 4999원으로 1년 전과 비교해 100원 저렴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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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AI는 2주 만에 전국적으로 확산하고 있다. 지난달 27일 전북 정읍의 육용 오리 농장을 시작으로 이달 들어 경북 상주 산란계 농장, 전남 영남 육용 오리 농장, 경기 여주 산란계, 충북 음성 메추리 농장에서 연속 발생한 데 이어 9일 전남 나주 육용 오리 농장에서 확진됐다. 11일에는 전북 정읍시의 한 육용 오리 농장(약 1만7000마리 사육 규모)에서 고병원성 AI 의심 사례가 발견됐다.


이승진 기자 promotion2@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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