셋으로 나뉘는 경찰, 어쨌든 신고는 112로
주민밀접 업무는 자치경찰
전문수사는 국가수사본부 담당
분리돼도 조직 그대로 유지
일반 국민 변화체감 어려울듯
시민사회 "반쪽 개혁" 비판
[아시아경제 이관주 기자] 대한민국 경찰 100년 역사상 가장 큰 변화가 찾아온다. 거대한 단일 조직이던 경찰이 내년부터 국가경찰과 자치경찰, 국가수사본부(국수본) 등 세 가지 지휘 체계로 분리되는 것이다. 조직(청사)은 그대로 유지되지만, 사무와 인사ㆍ예산권 등이 분리되는 만큼 경찰 운영이 크게 달라질 것으로 보인다.
'한 지붕 세 가족' 공존…주민 밀접 업무는 자치경찰이
자치경찰제는 검경 수사권조정과 국가정보원 대공수사권의 경찰 이관 등으로 비대해지는 경찰권을 분산하겠다는 취지로 추진돼왔다. 9일 국회 본회의를 통과한 경찰법 전부개정안은 국가경찰과 자치경찰의 사무를 분리하고, 수사는 별도의 국수본을 설치해 총괄하는 내용이 핵심이다.
국회 행안위 소속 여야 의원들이 2일 국회에서 경찰법 전부개정안 관련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여야는 자치경찰 도입, 국가수사본부 신설, 정보경찰 개혁과 관련해 경찰법과 경찰공무원법 전부개정법률안의 대안에 대해 합의, 의결했다./윤동주 기자 doso7@
원본보기 아이콘경찰 조직은 경찰청장의 지시를 받는 국가경찰, 시ㆍ도자치경찰위원회의 관리를 받는 자치경찰, 국수본부장의 지휘ㆍ감독을 받는 수사경찰로 나뉜다. 자치경찰은 관할지역 내 생활안전ㆍ경비ㆍ교통 업무를 비롯해 가정ㆍ학교폭력 등 생활과 밀접한 사건 일부를 수사할 수 있다. 그 밖에 수사는 국수본이 전담하는 만큼 국가경찰의 사무는 정보ㆍ외사ㆍ보안 등에 국한된다.
다만 이들이 모두 한 경찰관서에 근무하는 만큼 별도로 조직이 분리되지 않으며, 112신고 접수 및 처리도 기존과 동일하게 운영된다. 또 일반 민원도 기존과 같이 경찰서에서 동일하게 처리하는 만큼 국민이 변화를 체감하기는 쉽지 않다. 자치경찰제는 내년 6월30일까지 시범운영 기간을 거친 뒤 전면 시행될 예정이다.
개방직 국수본부장…경찰청장 수사 지휘 원칙적 금지
자치경찰과 함께 추진된 국수본 설치는 경찰의 일반사무와 수사사무 분리가 핵심이다. 경찰 수사권 강화에 따라 수사의 독립성과 전문성을 확보하겠다는 의미다. 이를 위해 국수본부장은 개방직 2년 단임 임기제로 임용된다. 본부장 자격은 총경 이상 경찰 고위직뿐 아니라 일정 경력 이상을 갖춘 법조인, 법률ㆍ경찰학 전공자까지 포함해 문호를 넓혔다.
특히 개별 사건에 대한 구체적 지휘권은 본부장이 행사하는 만큼 기존 경찰청장의 구체적 수사지휘권은 원칙적으로 폐지된다. 수사에 대한 권한이 막강해 국회 탄핵소추 대상에 국수본부장을 포함하는 등 외부 통제 장치도 마련했다. 다만 경찰 자원을 대규모로 동원하는 등 통합적 현장 대응이 필요한 경우에만 예외적으로 경찰청장에 의한 수사지휘를 허용했다. 경찰청장의 지휘는 국수본부장을 통해서 하도록 했는데 이는 법무부장관ㆍ검찰총장의 지휘 관계와 유사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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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 직장협의회 비상대책위원회·국가공무원노조 경찰청 지부·경찰청 주무관노조가 서울 서대문구 경찰청 본청 앞에서 김영배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발의한 '자치경찰 법안 폐기 및 재논의 요구'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문호남 기자 munonam@
원본보기 아이콘"반쪽짜리 경찰개혁" 비판도 봇물
논란도 거세다. 먼저 경찰위원회 실질화 등 그간 논의되던 외부 통제 장치가 포함되지 않았다. 이은주 정의당 의원은 국회 본회의 토론에서 "경찰사무만 분리한 반쪽짜리 자치경찰"이라며 "막강한 권한만 갖게 된 공룡조직의 재탄생을 목전에 두고 있다"고 지적했다. 참여연대ㆍ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경실련) 등 시민단체들로 구성된 '경찰개혁네트워크' 또한 "경찰개혁을 후퇴시키고 좌초시킨 거대 양당의 입법 담합"이라고 규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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