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달말 제주항공 지원안 확정
지원액 300억 규모로 대폭 감소
아시아나도 지원금 2400억 그쳐
대한항공, M&A에 신청 가능성 미미

40兆 규모 기안기금 무용론…반년간 지원 실적 2건 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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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조강욱 기자] 40조원 규모로 마련돼 야심차게 출발한 기간산업안정기금이 결국 아시아나항공과 제주항공 2곳 지원에 그칠 것으로 보인다. 대한항공은 산업은행의 한진칼 직접 지원과 유상증자를 통한 아시아나항공 인수와 관련, 기안기금을 신청하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 이 때문에 일각에서는 기업들의 외면 속에 출범 6개월이 지나는 동안 기업 2곳 지원이라는 초라한 성적에 그친 기안기금에 대한 '무용론'마저 불거지고 있다. 상황이 이렇자 내부에서조차 기안기금의 구조적 문제부터 먼저 해결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는 모습이다.


기안기금, 이달 내 제주항공 지원안 확정

7일 금융권에 따르면 기안기금 운용심의위원회는 오는 10일과 30일 두 차례 회의를 열고 제주항공에 대한 지원안을 확정지을 예정이다.

기안기금 관계자는 "제주항공이 아직 공식적으로 기금 지원을 신청하진 않았지만 그동안의 협의 과정을 거쳐 거의 결론에 가까워지고 있다"면서 "제주항공의 자금사정을 감안하면 올해 안으로 지원안이 마무리될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기안기금의 지원액은 300억원 규모로 당초 예상보다 대폭 줄어들 전망이다. 현재 제주항공이 필요한 금액은 약 2000억원 정도. 정부는 산업은행과 수출입은행이 1400억원을 지원하고 신용보증기금이 유동화회사보증(P-CBO)을 통해 300억원을 투입하게 할 예정이다. 이후 나머지를 기안기금이 지원하는 방식이다.

아시아나 2400억·제주항공 300억…기안기금 활용도 미미

기안기금 1호 지원기업이었던 아시아나항공의 기금 활용도도 낮다. 당초 HDC현대산업개발과의 '노딜' 이후 아시아나항공이 기안기금으로부터 지원을 승인받은 금액은 2조4000억원. 이 가운데 아시아나항공이 가져다 쓴 금액은 현재까지 2400억원 정도인 것으로 파악됐다.


산술적으로만 보면 두 기업이 사용한 기안기금은 40조원 가운데 0.675%인 2700억원에 불과하다. 만약 아시아나항공이 2조4000억원을 꺼내 쓴다고 하더라도 6.075%만 사용되는 셈이다. 하지만 아시아나항공의 독자 회생이 아닌 기업 결합으로 결정되면서 상황은 달라지게 됐다. 아시아나항공 인수를 추진 중인 대한항공도 기안기금을 신청하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 유동성 위기를 타개하기 위한 비상 지원 성격의 기안기금이 인수합병(M&A)에 활용된다는 비판이 제기될 수 있어서다.


이 관계자는 "대한항공의 아시아나항공 인수가 추진되면서 상황이 달라졌다"며 "기안기금은 채권자로서 지원하는 입장이기 때문에 이 자금을 갖고 인수합병(M&A)을 하면 문제가 발생하게 된다"고 말했다. 이어 "그동안 대한항공이 기안기금을 신청하지 않았던 것도 이런 사안이 진행되고 있었기 때문인지도 모른다"고 덧붙였다.


기안기금 무용론 제기 "본질적 구조 개편 나서야"

이처럼 기안기금 활용도가 저조하면서 무용론과 함께 본질적 구조 개편에 나서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기업의 입장에선 높은 금리는 물론, '6개월간 고용 90% 이상 유지' 조건이 가장 큰 걸림돌로 지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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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안기금 사정에 정통한 또 다른 관계자는 "실제로 기업인들은 '누가 그 돈(기안기금)을 갖다 쓰겠냐'라고 말한다"면서 "극단적으로 얘기하면 빚을 내서 종업원 90%를 먹여 살려야 하는데 그럴 바에는 차라리 무급휴직이 낫다고 한다"고 전했다. 또 그는 "정부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장기화 가능성을 예측하지 못한 점이 문제"라며 "기안기금을 없애자는 것이 아니라 정부가 큰 방향에서 구조적 세팅을 다시 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조강욱 기자 jomarok@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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