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우디 국왕 측근, 이스라엘 맹비난
수교 논의 거론되지만 팔레스타인 문제가 복병

[아시아경제 나주석 기자] 사우디아라비아 왕가 고위 인사가 이스라엘을 공개적으로 성토했다. 무함마드 빈 살만 왕세자와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가 만나는 등 양국 사이의 수교 가능성이 점쳐지는 와중에 살만 빈 압둘아지즈 사우디 국왕의 측근인 투르키 알파이살 왕자가 찬물을 끼얹은 셈이어서, 양국 관계 개선 분위기가 이어질지도 주목된다.


6일(현지시간) 사우디 전 정보부 장관을 지낸 투르키 왕자는 바레인에서 열린 국제 안보포럼 '마나마 대화'에서 "중동에 남아 있는 마지막 서방의 식민지 권력"이라고 비판했다. 이 자리에는 가비 아시케나지 이스라엘 외무부 장관도 배석했었다.

무함마드 빈살만 사우디 왕세자(오른쪽)과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 [이미지출처=로이터연합뉴스]

무함마드 빈살만 사우디 왕세자(오른쪽)과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 [이미지출처=로이터연합뉴스]

AD
원본보기 아이콘


아시케나지 장관은 "사우디측의 발언에 유감을 표한다"면서 "중동에서 벌어지고 있는 변화를 반영하지 않은 발언"이라고 언급했다.

불과 2주전에 빈살만 왕세자와 네타냐후 총리가 비밀 회담을 가졌었던 것과 크게 다른 분위기다. 다만 사우디의 이런 태도는 당시에도 엿보였다. 이스라엘은 당시 회동과 관련해 '놀랍다'는 반응을 보인 데 반해 사우디는 만남 자체를 인정하려 하지 않았다.


사우디와 이스라엘 관계 정상화는 향후 중동 질서의 거대한 변화를 상징한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등의 주도 아래 아랍에미리트(UAE)와 바레인 등이 이스라엘과 국교를 맺으면서, 그동안 중동 정세가 크게 달라지고 있다는 관측도 나왔다. 특히 중동의 맹주인 사우디마저 이스라엘과 수교를 맺을 경우 중동 일대의 지형이 크게 달라질 것이라는 관측이 제기됐다.


하지만 이번 투르키 왕자의 발언은 사우디와 이스라엘의 수교는 여전히 시기상조라는 점을 반영하고 있다.


이스라엘과의 관계를 두고서 사우디 왕가에서는 왕과 왕세자의 생각이 다르다는 분석이 나왔다. 팔레스타인 문제에 관심이 큰 살만 국왕은 이스라엘의 팔레스타인 정책을 문제 삼으며 비판적인 태도를 보이지만, 빈 살만 왕세자는 우호적이다.


사우디 외무장관인 파이살 빈 파르한 왕자 역시 사우디와 이스라엘 관계 정상화의 조건으로 팔레스타인 독립국 건설 문제를 제기했다.

AD

애초에 이스라엘과의 외교관계에서 사우디의 입지가 넓지 않다는 지적도 나온다. 사우디는 중동은 물론 이슬람 국가의 리더 역할을 맡아왔는데,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문제가 풀리지 않은 상황에서 사우디의 외교가 유연하게 대응하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분석이다.


나주석 기자 gonggam@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함께 보면 좋은 기사

새로보기

내 안의 인사이트 깨우기

취향저격 맞춤뉴스

많이 본 뉴스

당신을 위한 추천 콘텐츠

놓칠 수 없는 이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