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당국 "'연말 배당' 줄여라"…은행권 "주주 설득이 관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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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조강욱 기자] 금융당국이 연말 금융지주사의 배당 시즌을 앞두고 결산 배당 축소 작업에 나섰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장기화로 경제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은행권이 예년보다 배당을 줄여 손실흡수능력을 확충할 필요가 있다는 이유에서다.


6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융감독원은 최근 일시적으로 은행 배당을 축소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현재 금감원은 은행들과 잇달아 회의를 열고 배당 축소안을 협의하고 있다.

앞서 지난 4월 지난 4월 윤석헌 금융감독원장은 코로나19발 충격에 대응하기 위해 은행에 배당금 지급, 자사주 매입 및 성과급 지급 중단을 권고한 바 있다. 현재 코로나19 사태의 장기화로 금감원이 본격적으로 축소 권고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


세계 주요국도 코로나 영향에 따라 금융권의 배당을 제한하고 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는 연말까지 자사주 매입을 중단하고 배당금을 종전 수준 이하로 동결하라고 주문했다. 영국 건전성감독청은 은행들에 대해 배당 전면 금지 조치를 내리기도 했다.

금감원은 배당 제한 요구가 현행 법규로 가능한지, 추가 평가 도입 필요성이 있는지 등을 검토 중이며 금융위와도 협의해나갈 예정이다. 또 한시적으로 배당성향을 낮췄다가 코로나 상황이 종료되면 다시 배당을 늘리는 방향 등도 검토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함께 금감원은 은행들이 코로나19 시나리오별 충격을 견딜 수 있는지 등을 평가하는 스트레스 테스트(재무건전성 평가)를 바탕으로 추가 배당 관련 지침을 내리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또 장기적으로 은행에 배당 제한을 요청할 수 있는 제도적 근거 또한 마련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문제는 시장의 반발이다. 은행주는 연말 배당 시즌이 되면 투자자들의 각광을 받는 전통적인 고배당주다. 현재 대출 규제가 계속 강화되고 있지만 안정적인 실적으로 기반으로 한 배당 기대감이 주가에 긍정적인 영향을 주고 있다.


또 은행주는 금리가 바닥을 찍고 상승세로 돌아설 가능성이 크다는 점에서 주목받는다. 코로나19 충격을 딛고 경기가 회복되면 물가 상승, 금리 인상으로 이어질 수 있다.


이 때문에 일각에서는 국내 은행의 올해 경영실적이 코로나19에도 불구하고 예상보다 양호한 점, 배당 제한 시 주가 하락으로 주주가치 훼손 우려가 있는 점 등을 들어 배당 제한에 반대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다만 코로나 위기 상황을 대비해야 한다는 취지와 방향에 대해서는 공감하는 목소리도 존재한다. 이 때문에 주주에 대한 합리적 설득이 결산배당 축소에 대한 관건이 될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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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금융권 관계자는 "코로나19라는 비상 상황에서 금융당국의 요구 취지에는 충분히 공감하는 바"라면서도 "다만 주요 금융지주들이 올해 3분기 기준 역대 최고 실적을 갈아치운 상황에서 주주들을 설득하기가 쉽지 않을 수 있다"고 내다봤다.


조강욱 기자 jomarok@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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