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이광호 기자]부동산 시장에서 '종합부동산세(종부세)'가 뜨거운 감자다. 먹고사는 문제와 직결한 세금은 서민ㆍ중산층에 민감한 이슈인데, 올해 집값이 크게 상승한 데다 공시가격 시세 반영률까지 올라 세 부담이 커진 탓이다.


종부세는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이 취임해 참여정부가 출범한 2003년 그해 9월 추진됐다. 간단히 말하면 고가 주택에 사는 사람들을 '잠재적 투기꾼'으로 보고 '징벌적 과세'를 부과하겠다는 것이었다.

하지만 당초 취지와는 달리 올해 납세 대상자가 74만명을 넘어서면서 논란이 커지고 있다. 내년에는 사실상 서울 전역이 종부세 대상이 될 것으로 전망되면서 현 종부세 과세체계가 맞는 것인지에 대한 비판이 거세다.


물론 "이게 벌금이지 세금이냐"는 반발과 "집값이 올랐으니 더 내야 하는 것이 맞다"는 수긍이 엇갈린다. 부동산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집값은 정부가 올려놓고 국민에게 세금을 내라고 한다" "은퇴한 사람은 소득이 제한돼 세금에 부담을 느낄 수밖에 없는데, 돈 없는 사람은 1채도 갖지 말라는 것이냐" 등의 불만이 쏟아진다.

그러나 정부는 종부세 대상자가 전체 국민의 1.3%에 불과하며 1주택 실소유자는 상대적으로 부담이 크지 않다는 입장이다. 즉 집값이 올랐으니 더 내는 것이 맞다는 편이다. 1주택자의 경우 주택을 장기 보유하거나 고령자라면 최대 70%까지 세액공제를 받을 수 있다는 점도 강조하고 있다. 내년엔 최대 80%까지 경감될 것으로 보인다.


전문가들은 종부세 과세체계를 되돌아봐야 할 시점이라고 지적한다. 주택 시세는 오르는데 지금도 부과기준은 13년 전(2008년 12월 종합부동산세법이 개정)에 머물러 있기 때문이다. KB부동산통계 기준 종부세를 도입한 2009년 서울 아파트 중위 매매가격은 5억203만원이었다. 이후 서울 집값은 꾸준히 상승해 지난달 기준 중위 매매가격이 9억2093만원까지 상승했다. 종부세는 시세를 반영한다. 주택 시세가 오르면 종부세 대상이 많아지고 더 많은 세금을 낼 수밖에 없는 구조다.


주택가격 증가분에 대한 차익을 보지 못한 상황에서 세금이 증가하는 구조는 문제가 있다. 결국 가처분 소득이 줄어들어 소비가 위축될 수 있어서다. 이 같은 이유로 김진애 열린민주당 의원은 "1주택자로서 65세 이상, 과세표준 6억원 이하, 일정 소득기준과 실거주기간 요건을 충족한 납세자의 경우 주택을 팔거나 상속ㆍ증여시 종부세를 낼 수 있도록 납부유예를 허용해야 한다"는 관련 개정법안을 국회에 제출하기도 했다.


또 미국 등 선진국의 세금과 비교해도 현 종부세는 문제가 많다는 주장이다. 하지만 정부는 '해외에 비해 국내 부동산 세금 부담은 낮다'고 항변한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에 따르면 지난해 우리나라의 국내총생산(GDP) 대비 보유세(재산세+종부세) 비율은 0.87%였다. 캐나다(3.13%), 영국(3.09%), 미국(2.69%) 등 선진국뿐 아니라 OECD 33개국 평균(1.06%)보다 낮다는 것이 정부의 설명이다.


전문가들은 단순 수치만으로 보유세 부담을 비교하기는 오류가 많다고 말한다. 미국의 세법에서 보유세 항목은 재산세만 포함되고, 재산세는 모든 주는 물론 수십개 카운티(구)마다 천차만별이다. 여기에 소득공제 혜택까지 더하면 실제 부담금은 줄어든다. 주택담보대출을 통해 주택을 매입할 경우 이자에 대한 소득공제를 해주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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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24번째 부동산 대책을 내놨지만 집값 상승에 대한 국민들의 기대감은 역대 최고치다. '정책 실패'라고 해도 지나침이 없는 상황이다. 종부세는 징벌적 과세다. 정부가 집값이 오른다는 현상에만 집중해 세금을 올리기보다는 국민 삶의 측면에서 분석해 대책에 반영해야 하는 것이 맞다고 본다. 근본적인 궤도 수정이 필요하다.


이광호 기자 kwang@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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