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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생은 망했다" 20·30 '내 집 마련 포기'…'부동산 블루'까지 [허미담의 청춘보고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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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값 치솟자 '부동산 블루' 호소하는 젊은층
성인 10명 중 7명 "文 정부 부동산 정책 잘못하고 있다"
전문가 "전·월세 대란 악순환…근본적 대책 마련 우선"

지난 2일 서울 한 부동산 업체 매물 안내문이 비어 있다. 사진은 기사 중 특정 표현과 무관. [이미지출처=연합뉴스]

지난 2일 서울 한 부동산 업체 매물 안내문이 비어 있다. 사진은 기사 중 특정 표현과 무관. [이미지출처=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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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허미담 기자] [편집자주] 당신의 청춘은 어떤 모습으로 기억되고 있습니까. 10대부터 대학생, 직장인까지 '청춘'들만의 고민과 웃음 등 희로애락을 전해드립니다.


"직장인들은 평생 벌어도 '내 집 마련' 못합니다." 집값 떨어질 줄 알았는데 오르기만 하니 허탈하죠."

집값과 전셋값이 연일 상승세를 지속하면서 청년층의 시름은 더욱 깊어지고 있다. 정부는 치솟는 집값을 잡기 위해 임대차 3법을 비롯한 24번째 부동산 대책을 내놨으나, 제대로 된 효과를 내지 못하면서 20~30대 사이에서 결국 '내 집 마련'을 하지 못할 것이라는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


상황이 이렇자 청년층은 '부동산 블루(우울증)'를 호소하며 정부의 부동산 대책을 비판하고 있다. '부동산 블루'는 연일 폭등하는 집값과 전셋값으로 좌절감에 빠진 무주택자가 겪는 우울감을 뜻한다. 전문가는 부동산 시장 안정화를 위해 공급 문제를 먼저 해결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부동산 커뮤니티 등 온라인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내 집 마련을 할 수 없을 것이라는 청년들의 푸념이 이어지고 있다. 자신을 30대 직장인이라고 밝힌 한 누리꾼은 "남편과 제 월급을 합쳐도 월급 실수령액이 500만 원조차 안 된다. 이 돈으로 자녀를 양육하고 대출 갚으면서 살 수 있겠나. 이 와중에 집값도 너무 오르니 내 집 마련을 할 수 있을지도 걱정"이라고 토로했다.

이어 "결혼하고 5년 안에 내 집 마련을 하고 싶었는데 지금 월급으로는 꿈도 못 꿀 것 같다"면서 "직장인의 내 집 마련은 역시 꿈인가 보다"고 하소연했다.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17일 오전 청와대에서 국무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이미지출처=연합뉴스]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17일 오전 청와대에서 국무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이미지출처=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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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서 문재인 대통령은 2017년 8월 청와대에서 열린 취임 100일 기자간담회에서 부동산 정책에 대한 자신감을 내비친 바 있다.


문 대통령은 당시 "우리 서민들을 괴롭혔던 미친 전세와 월세 등 높은 주택임대료 부담에서 서민들과 젊은 사람들이 해방되기 위해서라도 부동산 가격 안정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이번에 정부가 발표한 부동산 대책이 역대 가장 강력한 대책이기 때문에 그것으로 부동산 가격을 충분히 잡을 수 있을 것이라고 확신한다"면서 "또다시 (부동산 가격이) 오를 기미가 보인다면 정부는 더 강력한 대책도 주머니 속에 넣어두고 있다"고 했다.


이후 정부는 24번에 걸쳐 부동산 대책을 발표했으나, 별다른 효과를 보지 못했고 되레 집값이 계속 오르는 등 부작용이 잇따랐다.


이렇다 보니 부동산 가격 급등에 따른 시민들의 박탈감과 우울감은 더욱 커지고 있다. 직장인 김모(27)씨는 "'내 집 마련'은 포기한 지 오래"라며 "월급은 그대로인데 집값은 계속 급등하고 있다. 몇 년 전만 해도 '열심히 일하면 내 집 마련 할 수 있겠지'라는 희망은 있었다. 하지만 이제는 그런 희망도 없다. 수도권에서는 절대 내 집 마련의 꿈을 이룰 수 없다"고 단언했다.


이어 "좋은 집에서 질 좋은 삶을 누리기 위해 직장에 다니는 것 아니냐. 부동산값이 급등할수록 내가 무엇을 위해 직장에 다니는 지도 모르겠고, 무력감을 느낀다"고 덧붙였다.


부동산 정책에 대한 시민들의 반응은 관련 조사에서도 나타난다. 한국갤럽이 지난 3~5일 성인남녀 1002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정부의 부동산 정책에 대해 응답자의 68%가 '잘못하고 있다'고 답했다. 반면 15%만이 '잘하고 있다'고 응답했다. 즉 국민 10명 중 7명이 부동산 정책에 대한 문제를 느낀 셈이다.


사진은 기사 중 특정 표현과 무관. [이미지출처=연합뉴스]

사진은 기사 중 특정 표현과 무관. [이미지출처=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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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에는 아파트 매입 문제로 갈등을 빚던 30대 남편이 아내를 살해한 뒤 극단적 선택을 하는 사건이 발생해 논란이 되기도 했다. 야당은 이를 현 정부의 부동산 대책과 '임대차 3법'의 여파라고 지적했다.


언론 보도에 따르면 27일 오전 1시께 서울 양천구 목동의 한 아파트에서 남편 조모(37)씨가 아내 백모(38)씨를 흉기로 찌른 뒤 투신했다.


경기도에 자가를 보유했던 부부는 몇 년 전 6살 딸의 교육 문제로 좋은 학군을 찾아 목동 아파트로 이사했으나, 최근 아파트 매입자금 문제로 자주 다툰 것으로 전해졌다.


이들은 전셋집인 89.2㎡(27평)보다 넓은 115.7㎡(35평) 아파트 매입을 원했지만, 4년 전 목동으로 이사 올 당시 시세 10억~11억 원에서 현재 19억~20억 원까지 크게 뛴 탓에 갈등을 빚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를 두고 김예령 국민의힘 대변인은 논평을 통해 "서울 목동에 살던 한 부부가 매입자금 문제로 다투다 사망하는 정말 참담하고 비극적인 일이 벌어졌다. 문 정부의 24번의 누더기 대책과 임대차 3법의 불행의 결과가 아니라고 누가 말할 수 있나"라고 비판했다.


이어 "현 정부의 부동산 정책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상황에서 국민들의 마음을 더욱 불안하게 만들었다. 아무 말도 할 수 없는 먹먹한 심정과 동시에 내 현실과 미래가 투영됐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전문가는 부동산 시장 안정화를 위해 공급 문제를 우선으로 해결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태기 단국대 경제학과 교수는 "집값 급등이 전세대란, 월세 대란으로 이어지고 있는 상황"이라며 "부동산 시장 안정화 및 가격 완화를 위해 정부가 정책을 마련하고 있으나 실제 시장 수급 상황을 이길 수는 없다"고 지적했다.


김 교수는 "(부동산 가격 완화를 위한) 강제적 수단이 단기간 효과가 있을지는 몰라도 공급억제라는 근본적 원인을 해결해야 한다"며 "(그렇지 않으면) 추가대책도 실효성이 크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덧붙였다.




허미담 기자 damda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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