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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사' 앞둔 CJ, 이재현의 비상경영·포스트 코로나 새판짜기 묘수

최종수정 2020.11.23 14:19 기사입력 2020.11.23 14: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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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상 경영 상황, 인사 '파격' 보다는 '안정' 무게
허민회 대표 지주사 복귀…장남 승진 복귀 주목

'인사' 앞둔 CJ, 이재현의 비상경영·포스트 코로나 새판짜기 묘수


[아시아경제 이선애 기자] 정기 인사를 앞둔 CJ그룹 분위기가 무겁다. 비상 경영을 지속하고 있는 상황에서 '포스트 코로나'(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 극복 이후 다가올 새로운 시대)를 대비하기 위한 '새판짜기' 전략 향방에 대한 관측이 분분하다. 지속하고 있는 비상경영을 고려해 승진 규모를 축소하는 등 안정에 무게를 둔 인사가 단행될 것이라는 전망과 함께 일부에서는 경영 불확실성이 높아진 만큼 분위기 쇄신을 위해 큰 변화가 있을 것이란 시각도 존재한다. 더불어 이재현 CJ그룹 회장의 장남인 이선호 CJ제일제당 부장의 업무 복귀·승진, 장녀인 이경후 CJ ENM 상무 승진 여부가 관전 포인트다.

조기 인사 단행 전망·ENM 대표 교체
'인사' 앞둔 CJ, 이재현의 비상경영·포스트 코로나 새판짜기 묘수

23일 재계에 따르면 CJ그룹 인사는 지난해(12월30일)보다 한달가량은 빨리 단행될 것이란 전망이 지배적이다. 코로나19 사태로 경영 불확실성이 높아 너무 늦게 인사를 하면 내년 사업을 신속하게 추진하기 어렵다는 점에서 인사를 서두를 것으로 보인다.


CJ그룹 내부 관계자는 "이번주에 발표가 이뤄질 가능성이 있다"면서 "다만 임원 인사를 놓고 내부 조율이 쉽게 이뤄지지 않는다면, 조금 늦어질 수는 있을 것 같다"고 귀띔했다.

인사 향방에 대해서느 '파격'과 '안정' 측면에서 의견이 분분하지만 비상 경영 기조를 이어가고 있는 만큼 큰 폭의 변화보다는 내실을 기하는 인사에 무게를 둘 것이라는 시각이 좀 더 우세하다.


우선 실적이 부진한 계열사의 경우 대표이사 교체가 이뤄질 가능성이 크다. 일단 CJ ENM을 진두지휘하고 있는 허민회 대표이사는 자리에서 물러날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논란이 된 오디션 프로그램 '프로듀스 투표 조작사건' 소송이 아직 진행 중이어서 대표 교체 카드가 수면위로 떠올랐다. 후임으로는 강호성 CJ 경영지원 총괄부사장이 거론된다. 검사 생활을 하다가 1998년 변호사 개업 이후 줄곧 엔터테인먼트 및 연예인 사건을 전담해온 그는 2013년 법무 실장으로 CJ그룹에 영입됐다. 이후 2018년부터 지주사 총괄부사장을 맡아왔다. 지난 7월 ENM 임원명단에 오른데 이어 최근에는 상암동 사옥으로 출근해 업무보고를 받는 것으로 전해져 사실상 새 대 내정은 기정사실화된 상황이다.


이 회장이 강 부사장을 낙점한 것은 프로듀스 시리즈 투표조작 사건으로 실추된 회사의 이미지 쇄신과 함께 소송 대응에 집중하면서 법조계 대표를 통해 준법경영 강화 의지를 드러내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허 대표는 지주사 CJ로 자리를 옮겨 그룹 전반의 살림을 진두지휘하는 역할을 맡을 것으로 보인다. 2013년 이 회장이 구속됐을 때 지주사 CJ의 경영총괄을 맡았고 CJ ENM과 CJ오쇼핑, CJ CGV 등 계열사에서 이 회장이 물러난 등기이사를 물려받는 등 신임이 두텁다.

대표이사 교체 가능성이 있는 계열사로는 CJ CGV와 CJ푸드빌도 거론된다. 두 계열사는 코로나19의 직격탄으로 가장 실적이 부진하다. 최병환 CJ CGV 대표이사의 임기는 2022년 3월까지지만, 현재 경영상황을 고려해 교체 가능성이 거론된다. 투썸플레이스 지분을 매각한 이후 뚜레쥬르 매각도 진행 중인 CJ푸드빌은 외식사업의 침체로 지난달부터 희망퇴직을 진행 중이다. 2018년 7월 취임한 정성필 대표이사가 구조조정을 지휘하면서 경영 전반에 대한 이해도가 높아 경영 연속 성상에서 현 체제를 이어갈 가능성도 있다.


코로나19 속에서도 매출 신장을 이어가고 있는 CJ제일제당과 CJ대한통운은 현 체제가 유지될 전망이다.


CJ그룹 관계자는 "인사 시기나 방향, 구체적인 내용 등에 대해선 정확하게 정해진 것은 없다"며 "언제 발표될 것이란 예측은 많지만 작년에도 조기인사 가능성에도 불구하고 연말에 발표되는 등 섣불리 예단하기는 어렵다"고 말을 아꼈다.

'3세 시대' 고삐, 장남 이선호 부장 복귀·승진 주목
이재현 CJ그룹 회장 장남 이선호.

이재현 CJ그룹 회장 장남 이선호.

이번 인사에서는 CJ그룹이 본격적으로 3세 시대를 위한 밑그림을 그릴지 초미의 관심사다. 우선 장남 이 부장의 복귀 여부다.


미국 컬럼비아대학교에서 금융경제학을 전공한 그는 2013년 CJ제일제당 공채 신입사원으로 입사해 대리와 과장을 거쳤다. 2017년 3월 CJ그룹 전략실 부장으로 승진했고 다시 CJ제일제당 바이오사업관리팀장으로 근무하다가 지난해 4월 CJ제일제당 식품사업부 식품전략기획 1팀으로 자리를 옮겼다. 그러나 지난해 9월 미국에서 국내로 입국 중 변종 마약을 밀반입한 혐의로 구속됐고, 올해 2월? 징역 3년에 집행유예 4년을 선고받았다. CJ그룹 관계자는 "(이 부장은)지금은 정직 상태로 자숙 중"이라고 전했다.


아직은 업무 복귀가 이른 것 아니냐는 시각이 대체적이지만, 건강이 좋지 않은 이 회장이 장남 경영 승계를 위해 임원으로 승진시키면서 업무에 복귀시키는 결단을 내릴 가능성이 높다. 내부에서는 지주사 상무에 이 부장이 선임될 것으로 조심스럽게 내다봤다. 이 회장은 유전병인 샤르코-마리-투스병(CMT)을 앓고 있고, 2013년에는 신장에서 문제가 발견돼 부인으로부터 신장을 이식받았지만 후유증에 시달리고 있다.


장녀 이경후 CJ ENM 상무 거취도 관심사다. 미국 컬럼비아대학교 불문학과를 졸업하고, 같은 대학에서 조리심리학 석사 학위를 마친 이후 2011년 CJ그룹 사업팀 대리로 입사한 그는 CJ오쇼핑 상품기획, 미국지역본부 통합마케팅 팀장 등을 거쳐 2017년 상무로 승진했다. 2018년 7월에 CJ 오쇼핑과 CJ E&M이 합병한 신설법인 CJ ENM 브랜드 본부장으로 발령받았고 미국지역본부로 건너가 그룹의 북미 사업 전반의 마케팅 전략 수립에 직접 참여하면서 K콘과 비비고 등 브랜드의 미국 연착륙을 진두지휘했다. 내부에서는 이 상무가 고모인 이미경 부회장처럼 그룹의 미디어 사업을 맡아 이끄는 역할을 이어갈 것으로 보고 있다.


한편 이 회장은 지난해 말 본인 소유의 CJ 신형우선주 184만1336주를 이 상무와 이 부장에게 92만668주씩 증여했다. 신형우선주는 의결권이 없는 대신 보통주보다 현금배당을 더 받는 주식으로 일정 기간이 지나면 보통주로 전환할 수 있다. 당장 의결권이 없기 때문에 보통주보다 저렴한 가격에 거래된다는 점에서 증여세를 줄이면서 장기적으로는 보통주 지분율을 확대할 수 있어 지분승계 수단으로 이용된다. 이 회장이 증여한 지분은 CJ가 작년 3월27일 시행한 보통주 1주당 0.15주의 배당을 통해 취득한 우선주로, 10년 뒤인 2029년 보통주로 전환된다. 이 부장은 이를 통해 기존에 보유하던 CJ 지분 2.75%과 더해 총 5.2%를 보유하게 된다.


재개 관계자는 "CJ그룹은 실적 부진 계열사의 쇄신을 위한 대표이사 교체와 이를 통한 구조조정, 성장사업 집중 전략 등으로 포스트 코로나 시대를 대비할 것으로 보인다"면서 "경영 불확실성을 해소하고 성장을 위한 발판 마련을 위해 3세 시대 준비도 관전 포인트가 될 것"이라고 전했다.




이선애 기자 lsa@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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