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년 걸린 담배소송' 건보공단 1심 패소(종합)
法 "흡연-폐암 인과관계 증명 부족"
건보공단 "항소 검토하겠다" 입장
김용익 국민건강보험공단 이사장이 20일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 서관 앞에서 취재진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이날 국민건강보험공단은 KT&G와 한국필립모리스, 브리티쉬아메리칸토바코(BAT)코리아 등 담배회사를 상대로 한 흡연 손해배상 청구 소송에서 패소했다. /문호남 기자 munonam@
[아시아경제 조성필 기자] 국민건강보험공단이 흡연 때문에 발생한 손실을 배상하라며 국내외 담배회사들을 상대로 낸 손해배상 소송에서 패소했다. 소송이 제기된 지 6년여 만에 나온 법원의 이 사건 첫 결론이다.
서울중앙지법 민사합의22부(부장판사 홍기찬)는 20일 오전 건보공단이 KT&G와 한국필립모리스, BAT코리아 등 담배회사 3곳을 상대로 제기한 손해배상 청구 소송에서 원고 패소 판결했다. 재판부는 "원고가 요양기관에 보험급여 비용을 지출하는 것은 국민건강보험법에 따라 징수하거나 지원받은 자금을 집행하는 것에 불과하다"며 "보험급여를 지출해 재산 감소나 불이익을 입었더라도 법익이 침해됐다고 보기 어렵다"고 밝혔다. 이어 "원고의 보험급여 비용 지출은 건강보험 가입에 따른 보험관계에 의해 지출된 것에 불과하다"며 "피고들의 행위와 보험급여 지출 사이에 인과관계가 인정된다고 보기도 어렵다"고 부연했다.
앞서 건보공단은 흡연으로 발생한 공단 부담 진료비를 물어내라며 2014년 4월 서울중앙지법에 소송을 냈다. 개인이 아닌 공공기관이 처음으로 담배회사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 소송이었다. 청구액은 약 533억원으로, 하루 1갑 이상 20년 넘게 담배를 피워 폐암 등이 발병한 3400여명에 대해 자신들이 2003년부터 2014년까지 부담한 진료비였다.
김용익 국민건강보험공단 이사장이 20일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 서관 앞에서 취재진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이날 국민건강보험공단은 KT&G와 한국필립모리스, 브리티쉬아메리칸토바코(BAT)코리아 등 담배회사를 상대로 한 흡연 손해배상 청구 소송에서 패소했다. /문호남 기자 munonam@
원본보기 아이콘재판에선 흡연과 폐암 발병 사이 인과관계가 쟁점이었다. 앞서 대법원은 유사 소송에서 암은 유전 등 선천적인 요인과 식생활 습관 등 후천적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한다고 보고 개별적 인과관계를 인정하지 않았다. 재판부의 판단도 대법원 판례와 같았다. 특히 건보공단이 제출한 증거들이 대법원 판례를 뒤엎을 만큼 증명이 이뤄지지 않았다고 봤다. 재판부는 "흡연과 폐암 등 질병 사이 인과관계를 인정하기 위해서는 증거조사 과정에서 흡연 외 다른 위험인자가 있다고 보기 어려운 간접사실들이 추가로 증명돼야 하지만 원고가 제출한 증거는 20년 이상 흡연력을 가지고 있어 질병을 진단받았다는 사실만 알 수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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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보공단은 선고 직후 항소를 검토하겠다는 입장을 내놨다. 김용익 건보공단 이사장은 "대단히 충격적이고 안타까운 판결"이라며 "항소를 포함해 흡연의 피해를 밝혀 나가고 인정받기 위한 노력을 계속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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