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항공-아시아나 인수전 개막…3자연합 첫 관문·여론 山도 넘어야
노조 "구조조정 우려" 반대 … 대한항공 "노선통폐합 대신 조화, 구조조정 없을 것"
[아시아경제 유제훈 기자]대한항공의 아시아나항공 인수 결정으로 세계 10위권의 매머드 항공사 등장을 앞두고 향후 7개월 간 진행될 인수합병(M&A) 절차 곳곳에 난관이 기다리고 있다. 초장부터 불거지고 있는 특혜 논란과 더불어 복병인 '한진그룹 정상화를 위한 주주연합(3자연합)'이 소송으로 제동을 걸고 나선 데다 양사 노동조합, 정치권 및 시민단체 등의 반발도 점차 커지고 있어서다.
◆인수전 7개월 대장정 시작…3자연합 신주발행금지 가처분 첫 관문= 20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지난 17일 KDB산업은행과 한진그룹 간 투자합의서 체결로 점화된 대한항공의 아시아나항공 인수는 오는 12월 초 한진칼의 제3자배정 유상증자를 시작으로 본격화한다. 한진칼은 3자배정 유상증자와 교환사채(EB) 발행으로 확보한 8000억원을 대한항공에 대여하고, 대한항공은 이를 토대로 아시아나항공에 계약금(3000억원)을 납부한 뒤 실사 작업에 돌입한다.
대한항공은 이어 올 연말 3000억원 규모의 아시아나항공 전환사채(CB)를 취득해 지분 확보에 나서고, 내년 1월엔 유상증자를 위해 임시주주총회를 열어 정관상 발행주식한도를 확대한다. 대한항공은 이를 바탕으로 오는 3월 2조50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단행하고 중도금(4000억원)을 납부한다. 오는 6월엔 아시아나항공이 단행하는 1조5000억원 규모의 3자배정 유상증자에 참여한다. 이를 통해 대한항공은 지분 63.9%를 확보, 아시아나항공을 자회사로 편입하면서 인수전을 마무리한다.
인수전 이후에는 본격적인 인수 후 통합(PMI) 작업이 시작된다. PMI를 통해 대한항공은 아시아나항공 합병을 준비하며, 자회사 간 합병도 추진한다. 저비용항공사(LCC) 진에어와 에어부산, 에어서울 3자 간 통합이 대표적인 사례다.
하지만 양사 통합까지 갈 길은 멀다. 우선 한진칼의 최대주주인 3자연합(46%)이 첫 관문인 3자배정 유상증자에 반기를 들고 나섰다. 이들은 지난 17일 법원에 경영권 방어를 위한 3자배정 유상증자는 위법하다며 신주발행금지 가처분 신청을 제기했다. 3자연합의 가처분 신청이 인용되면 인수전은 첫 단추부터 꼬인다. 현행 상법에선 3자배정 유상증자의 조건을 '신기술의 도입, 재무구조의 개선 등 경영상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필요한 경우'로 한정하고 있어 판례상으론 3자연합이 유리한 편이다. 최대현 산은 부행장도 "(가처분 신청) 인용 시 본건 거래는 무산된다"고 밝힌 바 있다. 이밖에도 3자연합은 본안소송, 임시 주주총회, 지분 추가 매입 등을 다각도로 검토 중이다.
다음달 중순으로 예정된 아시아나항공 임시 주총도 주목된다. 해당 주총에선 아시아나항공의 3대 1 균등 무상감자안이 논의될 예정이다. 내년 진행될 아시아나항공의 3자배정 유상증자는 감자 의결을 전제로 하고 있어 부결되면 상황이 복잡해진다. 아시아나항공 지분 다수를 차지하는 소액주주들은 기존 대주주(금호산업)와의 '차등'이 아닌 '균등' 감자에 불만을 갖고 있는 상태다. 내년 대한항공의 유상증자 추진도 키 포인트다. 업계에선 자금 조달에 문제가 없을 것으로 보나, 끝모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여파가 변수다.
◆노조ㆍ시민사회 '구조조정ㆍ특혜' 반발 = 여론은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이 뛰어넘어야 할 또 하나의 산이다. 특히 대한항공 조종사노조, 아시아나항공 3대노조는 이번 인수를 원점 재검토하라고 요구하고 있다. 이들이 우려하는 것은 동종업계 간 통합에 따른 구조조정 가능성이다.
회사 측과 산은은 양사의 간접 중복인력이 800명 안팎인 만큼 "구조조정은 없다"는 입장이나, 업계에선 운항ㆍ객실승무직, 정비직 등은 물론 각종 자회사를 포함하면 중복인력이 수 배에 달해 구조조정이 불가피할 것이란 관측이 많다.
노사는 실사 단계에서부터 향후 최대 2~3년이 소요되는 PMI 과정에서까지 충돌할 가능성이 높다. 이를 의식한 듯 우기홍 대한항공 사장은 "대한항공은 51년 역사 속에서 한 번도 인위적 구조조정은 한적이 없었고, 앞으로도 없을 것이다. 인력 구조조정을 하지 않기로 한 만큼 인력유지 방안을 마련하겠다"면서 "자회사 역시 인력 구조조정을 하지 않는다는 내용을 (산은과의) 계약에 넣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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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권과 시민단체, 소비자의 반발을 넘는 것도 과제다. 산은과 대한항공은 이번 인수가 항공산업 생태계를 보전하기 위한 방안이라고 강조하고 있다. 우 사장은 "코로나19 시대 두 개의 항공사가 별도로 생존하는 일은 쉽지 않다는 인식을 (산은과) 함께 했다"면서 "항공산업은 양사와 자회사, 협력업체까지 포함하면 관련 인원만 수십만명에 달하는 생태계로, 이를 보전하기 위한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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