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원 1명이 1만명 소상공인 담당하는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
소상공인에 뺨 맞고 울기도…"그런 직원 보면 가슴 찢어진다"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 서울 중부센터에서 코로나19 긴급대출 상담을 진행하고 있는 모습. [사진=소상공인진흥공단]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 서울 중부센터에서 코로나19 긴급대출 상담을 진행하고 있는 모습. [사진=소상공인진흥공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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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김종화 기자] "업무 폭증으로 직원들이 야근을 해도, 인건비가 부족해 연장근로수당을 못 주는 실정입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어려움에 처한 소상공인이나 중소기업의 얘기가 아니다. 소상공인을 돕는 공공기관인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소진공)이 처한 현실이다. 소진공 관계자의 하소연이 믿기지 않았다. 코로나19로 국가경제가 위기에 처했다고 하지만 인건비가 부족해 직원에게 수당을 못 줄 정도로 나라살림이 어려워진 것일까.

소진공은 코로나19 상황 극복을 위해 소상공인 정책자금을 직접 대출해주고, 창업ㆍ성장지원, 재기지원, 소공인과 전통시장 활성화 지원, 소상공인 정책연구 및 조사 등 소상공인의 경제활동 전반을 지원하는 공공기관이다.


소진공의 올해 예산은 총 8조8173억원. 본예산은 2조8578억원이었으나 4차까지 추가경정예산을 거치면서 8조8173억원까지 늘어났다. 그 만큼 일거리도 늘었다. 소진공 직원은 전국 66개 소상공인지원센터를 포함해 673명(10월말 기준)이다. 국내 소상공인 규모가 640만명 정도니, 산술적으로 직원 1명이 1만여명의 소상공인을 담당해야 한다는 계산이 나온다.

공단 업무가 폭증하니 연장근로가 불가피했지만 한정된 인건비 예산 탓에 지급이 어려워졌다. 소진공은 지난해에도 연장근로수당을 제대로 지급하지 못했다. 그래서 휴가를 더 쓰게 하다보니 휴가를 가지 않은 직원들의 업무량이 더 늘었다. 그래서 또 추가 연장근로를 해야 하는 악순환이 반복됐다. 다행히 올해는 기획재정부와 중소벤처기업부가 추가로 예산을 배정해주기로 했다. 연말쯤에는 밀린 연장근로 수당을 받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소진공 직원들 사이에선 때때로 자조 섞인 농담이 나온다. 지난 국정감사에 소진공의 연봉이 중기부 산하 11개 공공기관 중에 '꼴찌'라는 사실이 다시 알려졌기 때문이다. 지난해 말 기준 340개 공공기관의 평균 연봉은 6700만원이다. 소진공은 평균연봉의 이 금액의 69.5%인 4700만원 수준이다. 1위인 기술보증기금(9300만원)의 절반 정도다.


상대적으로 낮은 처우가 높은 퇴사율을 불러왔을까. 최근 5년간 소진공의 퇴사율은 18%다. 시기적으로 소상공인 지원정책이 증가하는 등 역할은 중요해졌지만, 낮은 처우와 열악하고 거친 현장상황 등은 별로 개선되지 않았다.


올해 소진공이 인건비 인상을 위해 요청한 추가 예산은 22억원이다. 이 예산안이 국회 예산결산위원회 심사를 통과하면 소진공의 평균 연봉은 공공기관 평균의 73% 수준에 접근한다. 소진공은 올해 코로나19로 유난히 현장업무가 많았다. 지원을 제 때 못해주다보니 소상공인들에게 뺨을 맞고 우는 직원도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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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진공의 한 간부는 "그런 직원들을 보면 가슴이 찢어진다"고 했다.


김종화 기자 justi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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