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드 무서명 거래 10만원 이하로 확대?…금융위 "불가"
가맹점주들 '현장 건의'로 검토
'코로나 접촉' 최소화 명분
부정사용 책임 문제로 불수용
[아시아경제 김효진 기자] 신용카드 무서명 거래 한도를 10만원으로 올리는 방안이 결국 무산됐다. 신용카드 가맹점주들이 카드 소액결제 무서명 거래의 한도를 2배로 확대해달라고 금융당국에 요청했으나 받아들여지지 않은 것.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을 고려해 고객들 간의 접촉을 최소화하자는 취지인데, 금융당국은 카드 부정사용에 대한 책임소재 문제를 들어 거절했다.
19일 금융당국에 따르면 금융위원회는 최근 이 같은 내용을 담은 '현장 건의과제' 검토 결과를 공개했다. 금융당국은 앞서 금융개혁 현장점검 과정에서 일부 가맹점주들로부터 "무서명 거래 금액을 현행 5만원에서 10만원으로 상향해달라"는 건의를 접수해 검토를 진행했다. 코로나19로 인한 불안감이 높아진 상황에서 불특정 다수가 이용하는 서명 키패드를 통한 간접 접촉을 가능한 한 차단해야 한다는 게 건의의 배경이다.
금융당국은 금융현장의 목소리를 정책에 반영할 목적으로 2015년부터 금융현장점검반을 운영하고 있다.
카드 가맹점은 원칙적으로 거래시 본인 여부를 확인해야 하고, 부정사용에 대한 책임을 부담하게 된다. 지금의 '5만원 이하 무서명 거래'는 시행 과정에서 5만원 이하 거래에 한해 카드사가 부정사용에 대한 책임을 부담하는 것으로 정리가 이뤄진 결과다.
따라서 무서명 거래 한도를 상향하려면 부정사용 책임 소재를 둘러싼 추가적인 제도 정비가 필요하다. 금융위는 "카드사의 부정사용 보상책임 증가에 따른 비용부담 등을 고려해 신중한 검토가 필요하다"며 건의를 불수용 처리했다.
향후 추가적인 검토를 통해 무서명 거래 범위가 확대될 가능성은 현재로선 낮다는 관측이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5만원을 훌쩍 넘는 액수를 '소액'으로 볼 수 있는지부터가 논란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5만원 이하 무서명 거래는 2016년 수수료 보전을 둘러싼 신용카드 업계와 밴(VAN) 업계의 갈등이 봉합되면서 본격 시행됐다. 밴 대리점은 고객이 서명하는 카드 전표(영수증)를 수거해 카드사에 전달하는 대가로 받은 수수료가 주된 수익원이다. 무서명 거래로 수거해야 할 전표가 줄어들면 밴 대리점이 타격을 받을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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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시 카드사ㆍ밴사, 밴 대리점은 금융당국의 중재를 바탕으로 카드사와 밴사가 밴 대리점에 수수료를 보전해주는 데 합의하고 5만원 이하 무서명 거래를 시행하기로 했다. 제도적으로는 모든 가맹점이 5만원 이하 거래시 서명을 생략할 수 있다. 그러나 일부 영세 가맹점에서는 단말기가 구형인 문제 등으로 아직 서명이 필요한 경우가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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