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페리 "북핵 진전에도 외교적 해법 여전히 유효하다"
북·미 해빙기 '페리 프로세스'의 주인공
"한미공동으로 진화된 비핵화·평화 만들어가야"
이인영 통일장관-정세현 평통 수석부의장 화상면담
18일 통일부는 이인영 통일부 장관(위 오른쪽)이 종로구 정부서울청사 장관실에서 윌리엄 페리 전 장관(위 왼쪽) 및 정세현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 수석부의장과 함께 화상 간담회를 가졌다고 밝혔다. <이하 사진 제공=통일부>
이인영 통일부 장관과 윌리엄 페리 전 미국 국방부 장관이 화상 면담을 통해 한반도 비핵화를 위한 해법 등을 논의했다. 페리 전 장관은 지난 1999년 10월 대북정책 조정관을 지내며 '페리 프로세스'로 불리는 대북정책 로드맵을 제시하고 북·미관계의 해빙기를 이끌었던 인물이다.
18일 통일부는 이 장관이 종로구 정부서울청사 장관실에서 페리 전 장관 및 정세현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 수석부의장과 함께 화상 간담회를 가졌다고 밝혔다.
이 자리에서 페리 전 장관은 "북한의 핵 능력 진전 등이 있었고 상황은 변했다"면서도 "한반도 비핵화를 위한 외교적 해법은 여전히 유효하다"며, 한미 공동으로 한층 진화된 비핵화·평화 프로세스를 만들어가야 한다고 말했다고 통일부는 전했다.
이 장관은 "김대중-클린턴 정부 간 조율과 협력에 기초하였던 페리 프로세스를 교훈삼아 한반도 평화프로세스 재가동을 위해 지혜를 모으고, 미국 정부와의 협력을 강화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정세현 수석부의장은 페리 프로세스가 국민의 정부 당시 한반도 긴장 완화에 크게 기여하였음을 평가하고, '페리 프로세스 2.0' 등 보다 발전된 한반도 평화 및 비핵화 로드맵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말했다.
정 수석부의장은 페리 전 장관이 국방장관일 당시 김영삼 정부의 대통령 통일비서관, 이후 페리 전 장관이 대북정책 조정관이었던 때는 김대중 정부의 통일부 차관을 각각 지냈다.
이번 화상간담회는 한반도 평화정착을 위해 공헌해 온 한국과 미국의 원로로부터 과거의 경험과 지혜를 경청하고, 향후 대북정책에 대한 교훈을 도출하기 위해 마련됐다.
한편 페리 프로세스는 북한이 미사일과 핵 개발 중단 등의 조치를 취할 경우 3단계에 걸쳐 경제적 보상과 북·미관계 정상화, 한반도 평화체제 구축 등에 나서는 것이 핵심 내용이었다. 페리 전 장관은 1999년 5월 북한을 방문했고, 당시 국무장관 매들린 올브라이트는 평양에서 김정일 국방위원장과 만났다. 북·미수교가 눈앞에 보이는 듯 했으나 조지 W 부시 정권이 들어서며 페리 프로세스는 가동을 멈췄다.
페리 프로세스는 한국 정부의 대미소통과 설득이 미국의 대북정책을 극적으로 변화시킬 수 있음을 보여주는 증거로도 해석된다. 페리 전 장관은 1994년 1차 북핵위기가 발생했을 때, 전면전을 감수하고 영변 핵시설을 폭격해야 한다고 주장한 매파였다. 페리 전 장관이 한국을 찾았을 당시 김대중 대통령이 직접 그를 만나 1시간 넘게 설득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후 임동원 당시 청와대 외교안보수석도 미국으로 날아가 페리를 끈질기게 설득한 것으로 전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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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서 이 장관은 지난달 말 방한했던 프랭크 자누지 맨스필드재단 대표와도 면담했다. 바이든 당선인이 상원 외교위원장이던 시절 보좌관을 지내 바이든 측 인사로 분류된다. 통일부 당국자는 "미국 차기 행정부 측 인사들과는 기회가 되는대로 다양한 채널 통해서 소통해 나가려고 한다"면서 적극적인 한미 소통채널 관리를 예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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