느슨해진 방역심리로 확진자 급증, 전국 대유행으로 번지나
거리두기 완화·소비쿠폰 등 느슨해진 방역심리 원인
미국 신규환자 16만명·입원환자 7만명 육박
전문가 "대유행 막기위해 정부의 적극적인 방역조치 필요"
[아시아경제 김수완 기자] 전국 곳곳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산발적 감염이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일부에서는 일상 속 생활 감염이 자칫 전국 대유행으로 번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정부 역시 사회적 거리두기를 격상하는 등 대응에 나섰지만, 확산세를 막기에는 역부족이라는 지적이다.
전문가는 정부가 국민에 일관된 메시지를 전달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사후처방식 조치로는 확산세를 잡기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이다.
정세균 국무총리는 17일 중앙안전재난대책본부 회의 모두발언에서 "코로나19 방역이 위기에 직면했다. 특히 국민 절반 이상이 밀집한 수도권 상황이 매우 심각하다"며 "최근 일주일 동안 수도권에서만 하루 평균 100명이 넘는 확진자가 발생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정부는 19일 0시를 기해 수도권의 사회적 거리두기 단계를 1단계에서 1.5단계로 상향하기로 했다. 17일 0시 기준 수도권 신규 확진자 수가 137명을 기록하는 등 닷새 연속 수도권 내 지역발생 확진자가 하루 평균 100명대를 기록한 상황을 고려한 조치다.
또한, 거리두기를 자체 격상하는 지방자치단체도 생겨나고 있다. 전남대병원발 집단감염 등으로 하루 만에 18명의 확진자가 나온 광주시는 19일부터 1.5단계를 적용한다. 강원도 철원군도 같은 날부터 1.5단계로 격상하기로 했다.
재확산 조짐이 심상치 않은 상황이다 보니 정부의 방역 대응에 대한 비판이 나오고 있다. 지난달 확진자가 크게 줄어들면서 거리두기를 완화하고, 외식·여행 등 소비쿠폰 지급을 재개하는 등 경기 활성화에 치우친 정책을 시행해 확진자 수가 급증했다는 이유에서다. 특히 이러한 정부의 정책이 방역심리를 느슨하게 만들었다는 지적이다.
방역당국도 코로나19 전국 대유행 가능성을 시사했다. 정은경 질병관리청 중앙방역대책본부장은 지난 16일 코로나19 정례브리핑에서 "현재 코로나19 국내 재생산지수가 1을 넘어 1.12에 해당하는 상황"이라며 "단기 예측 결과를 보면 2주나 4주 후에 300~400명 가까이 환자가 발생할 수 있을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고 말했다.
코로나19 재생산지수란 감염자 1명이 발생시키는 추가 감염자 수를 확인하는 지표로, 지수가 상승할수록 그만큼 지역사회 유행 가능성도 커진다는 뜻이다.
정 본부장은 특히 "과거 수도권과 특정집단발(發) 대규모 발생 사례가 환자의 발생을 주도했으나 최근에는 비수도권을 포함해 전국적으로 일상 속 다양한 집단에서 지속적으로 발생하는 양상으로 변하고 있는 상황"이라며 우려를 표했다.
이어 "특히 여행·행사·모임 증가에 따라 가족·지인 간의 집단 발생이 증가하고 무증상·경증 감염자의 누적으로 지역사회 감염의 위험이 증가했다"며 "동절기 요인까지 겹쳐 전국적인 대규모 확산 위험이 우려된다"고 덧붙였다.
상황이 이런 가운데 전 세계 3차 대유행도 현실화하고 있다. 미국 존스홉킨스대학 통계에 따르면 16일(현지시간) 미국에서는 16만6045명의 코로나19 확진자가 새로 나왔다. CNN 방송은 '코로나19 추적 프로젝트'를 인용해 이날 코로나19로 병원에 입원한 환자가 7만3014명으로 집계됐다고 17일 보도했다.
일본은 지난 14일(현지시간) 기준 신규 확진자가 1739명으로 역대 최고치를 하루 만에 경신하기도 했다. 이는 코로나19 사태 후 최고치로 사실상 '3차 유행'이 시작됐다는 분석이 나오는 이유다.
코로나19 급증과 관련해 테워드로스 아드하놈 거브러여수스 세계보건기구(WHO) 사무총장은 최근 "전 세계적으로 코로나19를 통제하기까지는 갈 길이 멀다"고 경고하기도 했다.
전문가는 전국 대유행을 막기 위해서 정부가 적극적인 방역 조치를 취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김우주 고려대 구로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앞서도 잠복기가 충분히 지나지 않은 상황에서 거리두기를 완화하면 확진자가 급증할 수 있다고 누차 경고했다. 결국, 이것이 현실이 된 것"이라며 "정부에서 경각심을 늦추는 메시지를 준 것이 잘못이다. 일관된 방역 조치를 보여줬어야 했다. 방역과 경제를 같이 잡는다지만 결국 둘 다 놓친 것"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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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어 "감염 유행은 결국 바이러스, 숙주가 되는 사람들의 행동, 주변 환경, 그리고 정부의 방역 수칙 4가지 요인들이 상호작용하는 것"이라면서 "현재 바이러스 전파력은 빨라진 것으로 추정되는 가운데 국민들의 경각심은 떨어져서 방역 수칙을 잘 지키지 않고 있다. 환경 역시 겨울철 날씨, 미세먼지 등으로 전파력이 더 좋을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정부는 하루빨리 국민들에게 올바른 정보를 제공하고 현 상황에 대한 진단과 처방을 제시해야 한다"라고 제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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