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대 석탄기업 美 피보디, 파산보호 언급
천연가스, 재생에너지에 밀려...中·인도도 감축
금융사들도 몰락 부채질..."위험분야 투자 회수"

석탄시대의 종언...끝나버린 영광, 이젠 공해유발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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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나주석 기자] 16일(현지시간) CNN 등에 따르면 세계 최대 석탄기업인 미국 피보디에너지는 올해 3분기 6720만달러(약 746억원)의 순손실을 기록했다는 사실을 공개하면서 파산보호 가능성을 거론했다. 2017년 파산보호를 신청한 데 이어 3년6개월 만에 같은 위험을 되풀이할 가능성이 높아진 것이다. 미국 정부의 정책적 지원 노력 등으로 석탄산업을 되살려보려는 시도가 있었지만, 백약이 무효한 실정이다.


피보디의 침체는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의 정책적 효과가 크지 않다는 점을 고스란히 보여준다. 트럼프 대통령은 파리기후변화협정을 탈퇴한 이후 화석연료산업에 강한 집착을 보였다. 위기의 석탄산업을 살리겠다며 환경 규제 등을 철폐하기도 했다. CNN방송에 따르면 트럼프 행정부의 석탄산업 부흥책이 효과를 발휘해 2018년 피보디의 기업 가치가 59억달러까지 올라가는 등 효과가 나타나는 것처럼 보였다. 하지만 시장의 힘은 꺾지 못했다. 트럼프 정부의 지원 정책에도 석탄산업은 가격이 떨어진 천연가스와의 경쟁에서 밀리고 있다.

올해 5월 미국 에너지정보청(EIA)은 미 역사상 처음으로 올해 석탄을 이용한 전력 생산 규모가 재생에너지를 이용한 전력 생산 규모에 추월당할 것으로 예상했다. EIA는 미국 내 석탄 이용 에너지 생산 비중이 향후 5년 내 10% 미만으로 떨어질 수 있다는 관측까지 내놓았다.


유럽의 대표적 석탄 생산국인 폴란드도 석탄 화력발전 비중을 줄이겠다는 계획을 지난달 내놨다. 폴란드 최대 전력회사 PGE는 현재 전력 생산의 80%를 석탄 화력발전에 의존하는 데서 이 비중을 2030년까지 50%로 낮추기로 했다. 재생에너지를 통한 전력 생산을 확대해 2050년 이후에는 석탄 화력발전을 없애기로 했다.

중국과 인도 역시 석탄을 통한 전력 생산 등에 대한 고민이 커졌다. 코로나19 확산으로 산업 생산이 위축되면서 석탄을 이용한 발전이 줄었는데 이 시기에 공기 질이 개선되는 것을 체감한 탓이다.


인도의 경우 코로나19 사태의 영향으로 40년 만에 처음으로 이산화탄소 배출량이 줄었다. 그 결과 인도의 고질적 문제이던 대기질이 눈에 띄게 개선되는 효과가 발생했다. 감염 확산 방지를 위해 내려진 봉쇄 조치 때문에 뜻하지 않게 탈석탄 등 환경 대책의 효과를 체감할 수 있게 된 것이다. BNP파리바 지속가능연구소의 마크 루이스는 "수주간의 봉쇄 조치 이후 아시아 각국의 초대형 도시에서 맑은 하늘을 볼 수 있었다"면서 "이런 부분이 석탄산업에 대한 투자를 더욱 어렵게 했다"고 지적했다. 인도 정부로서도 코로나19 사태로 전력 수요가 줄어든 상황에서 태양광에너지 등으로의 전환을 서두르고 있다.


중국 역시 2060년까지 탄소중립을 달성하겠다는 목표를 제시했다. 특히 주목되는 것은 2030년 탄소배출량을 정점으로 삼겠다는 약속이다. 이를 지키기 위해 중국 역시 석탄과의 결별이 필수적이다. 추진 중인 석탄 화력발전소 외에 추가적인 석탄 화력발전은 없을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석탄 발전이 외면받으면서 관련 전문가들은 코로나19 사태 이후 석탄 수요가 이전 수준으로 되돌아가지 못할 것으로 내다봤다. 이미 사양길에 접어든 석탄산업이 코로나19 사태를 계기로 급격하게 위축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실제 석탄 수요는 2013년 꼭짓점을 찍은 모양새다.


환경단체 글로벌카본프로젝트의 롭 잭슨 의장은 "코로나19 사태로 석탄 배출량은 크게 줄어든 뒤 회복세를 보이지 못할 것"이라면서 "천연가스 가격 하락이나 태양광과 풍력발전 비용의 하락세, 기후변화와 건강상의 우려 등이 석탄산업을 영구적으로 약화시키고 있다"고 분석했다.


금융회사들도 석탄산업의 몰락을 재촉하고 있다. 세계 최대 자산운용사인 블랙록, BNP파리바 등 금융사들은 친환경과 지속 가능한 투자 등을 언급하며 석탄 채굴업 등 고위험 분야에 대한 회수에 나선다고 주장했다. 올해 초 래리 핑크 블랙록 최고경영자(CEO)는 연례 서한을 보내 "발전용 석탄처럼 지속 가능하지 않은 사업에서는 자금을 빼고, 기업이 지속 가능성에 대한 정보를 공개하지 않으면 의결권을 행사해 이사회에 책임을 묻겠다"고 경고했다.


금융회사들이 탈석탄 움직임에 가세한 배경은 일단 기후변화 관련 규제 움직임과 시민사회단체 등의 높은 압력이다. 하지만 더 본질적으로는 사업의 미래에 관련된 문제라는 분석도 많다. 기후변화 대응은 단순히 금융회사 평판만의 문제가 아니라 실질적인 수익성을 고려한 결과라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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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투자은행(IB) 노무라그룹의 녹색에너지 투자부서 책임자 제프 맥더모트는 "시장은 미래를 보고 있다"면서 "재생에너지의 경우 더 커질 것으로 보지만, 탄소 배출량이 많은 사업은 전망이 밝지 않다"고 소개했다.


나주석 기자 gongga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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