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미애·한동수 무리한 정진웅 감싸기… 검찰 내부 비판 목소리 커져
[아시아경제 최석진 기자] 정진웅 광주지검 차장검사가 압수수색 과정에서 한동훈 검사장을 폭행해 상해에 이르게 한 혐의(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독직폭행)로 기소된 지 20일이 넘도록 그를 직무에서 배제시키지 않고 있는 상황에 대한 비난의 목소리가 검찰 내부에서 커지고 있다.
‘채널A 강요미수’ 사건을 ‘검언유착’ 사건으로 규정하고 윤석열 검찰총장의 수사지휘권까지 배제시킨 추미애 법무부 장관과 추 장관 편에 선 한동수 대검찰청 감찰부장이 해당 사건의 수사팀장이었던 정 차장검사를 무리하게 감싸고 있지만 ‘전례가 없는 일’이라는 불만이다.
17일 검찰 내부에서는 정 차장검사에 대한 직무정지와 징계 처분에 소극적 입장을 견지하고 있는 추 장관과 한 감찰부장에 대한 볼멘소리가 나오고 있다.
핵심은 다른 것도 아닌 직무와 관련된 범죄 혐의로 기소된 검찰 간부가 계속 직무를 집행하도록 방치하는 것과 그 대상자가 이른바 추 장관 라인이라는 점이다.
전날 부천지청 인권감독관을 맡고 있는 정유미 부장검사는 검찰 내부전산망에 올린 ‘대검 감찰부장께’라는 제목의 글을 통해 “현직 검사가 단순 피의자 신분도 아니고 기소돼 피고인 신분이 됐으면 당연히 직무에서 배제되는 게 마땅하다”며 “검사와 직원들이 재판 중인 피고인의 지휘를 받고 일을 한다는 게 상식적으로 납득이 되는 상황은 아니지 않느냐”고 지적했다.
검사징계법상 검찰총장은 해임·면직·정직 징계청구가 예상되는 검사에 대해 법무부 장관에게 직무집행정지를 명해줄 것을 요청할 수 있고, 법무부 장관은 ‘필요하다고 인정할 때’ 징계혐의자에게 직무집행의 정지를 명할 수 있다.
대검에 따르면 ‘윤 총장은 법과 원칙, 전례에 따라’ 정 차장검사의 직무정지를 요청했고, 실제 직무 관련 혐의로 기소된 검사들은 대부분 직무가 정지됐다.
정 부장검사는 또 감찰과 관련된 내부 의사결정 과정을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공개한 판사 출신의 한 감찰부장에게도 “대검 내부의 의견 조율 과정을 SNS에 공개하셨다. 공개방식의 대담함에 놀라고, 그 내용의 대담함에 또 한 번 놀라지 않을 수 없다. 법원에서는 법관이 기소돼 피고인 신분이 되더라도 재판을 진행하게 하는 모양이지요?”라고 직격탄을 날렸다.
지난 1월까지 대검 감찰2과장으로 근무했던 정희도 청주지검 형사1부 부장검사는 이날 검찰 내부전산망에 올린 글에서 한 감찰부장의 행위가 오히려 감찰 대상이라고 맹비난했다.
정 부장검사는 “대검 감찰부장이라는 분이 감찰업무 관련 내용과 의사결정 과정을 SNS에 마구 공개해도 되는지 궁금하다”며 “검사가 업무 관련 내용, 의사결정 과정을 외부에 공개해서는 안 된다고 알고 있다. 검사로서 당연한 직업윤리일 뿐 아니라 그런 행위는 감찰 사안으로 알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그는 “스스로 감찰을 의뢰해 업무 관련 내용을 SNS에 공개하는 행위의 명확한 세부기준을 만들어달라”고 요구하기도 했다.
현직 검사 A씨는 “한동훈 검사장은 기소도 안 됐는데 의혹만 갖고도 직무에서 배제시키더니 내 편이라고 너무 봐주는 것 아니냐”고 꼬집었다.
또 다른 검사 B씨는 “법무부 장관이 검찰의 기소를 신뢰하지 못하면 누가 검찰 수사를 신뢰하겠느냐?”며 “채널A 사건하고 독직폭행 사건은 별개로 판단해야 하는데 (추 장관은) 연장선상에서 보고 있는 거 같다”고 지적했다.
추 장관은 지난 12일 ‘주임검사는 정 차장검사 기소에 부정적이었다’는 취지의 MBC 보도를 근거로 정 차장검사에 대한 윤 총장의 직무정지 요청을 불수용하고, 오히려 대검 감찰부에 서울고검의 기소 과정을 조사하라고 지시했다.
하지만 해당 보도 직후 서울고검은 수사팀 내 불기소 의견을 가진 검사가 없었다고 밝혔고, 정 차장검사를 기소한 명점식 서울고검 감찰부장은 전날 검찰 내부전산망에 올린 글에서 “본 사건(독직폭행 혐의)에 대해 불기소처분을 해야 한다는 의견은 없었고, 검사들 모두 기소는 불가피하다는 의견이었다”고 재차 밝혔다.
서울중앙지검 수사팀이 한 검사장을 기소도 불기소도 못하고 있는 상황에서 직무와 관련된 범죄 혐의로 기소된 정 차장검사에 대한 직무배제나 징계 처분은 빨라도 ‘기소 과정에 문제가 없다’는 대검 감찰부의 조사 결과가 나올 때까지, 늦으면 정 차장검사의 형사재판 결과가 나올 때까지 늦춰질 가능성이 높아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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