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장 직무정지·징계해야” 의견 우세한 가운데 “재판 결과 지켜봐야” 의견도
추미애 장관, 형사재판 유죄 나올 때까지 징계 보류할 가능성도
검찰총장 ‘직무집행 정지 요청권’ 있지만 장관 독자적으로도 가능해

한동훈 검사장(왼쪽)과 정진웅 광주지검 차장검사 [이미지출처=연합뉴스]

한동훈 검사장(왼쪽)과 정진웅 광주지검 차장검사 [이미지출처=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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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최석진 기자] ‘검언유착’ 의혹 수사 관련 압수수색 과정에서 한동훈 검사장을 폭행해 전치 3주의 상해를 입힌 혐의(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독직폭행)로 지난 27일 기소된 정진웅 광주지검 차장검사에 대한 감찰 결과 발표가 늦어지면서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사안 자체가 단순한데다 정 차장검사에 대한 감찰과 수사를 함께 진행한 서울고검(고검장 조상철)에서 이미 사실관계 확정과 법리 판단을 마치고 기소까지 마무리한 사안인 만큼 특별히 시간을 끌 상황이 아닌데도 기소한지 일주일이 지나도록 정 차장검사에 대한 징계 청구나 직무집행 정지가 이뤄지지 않으면서 검찰 주변에선 여러 가지 관측들이 나오고 있다.

이미 사실관계 확정·법리 검토 끝난 사안… 감찰 시간 걸릴 이유 없어

4일 법무부와 검찰 등에 따르면 대검 감찰부(부장 한동수)는 서울고검과 정 차장검사에 대한 감찰과 관련된 협의를 진행 중이다.

하지만 정 차장검사에 대한 감찰 및 수사 관련 기록은 아직 대검 감찰부로 넘어가지 않은 상태인 것으로 확인됐다. 서울고검은 기록 송부 시기 등을 포함해 대검 감찰부와 협의를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다만 이처럼 대검과 고검간의 협의가 길어지는 배경에 대해서는 대검이나 고검 양측 모두 함구하고 있는 상태다.


이번 사안은 추미애 법무부 장관이 윤석열 검찰총장의 수사지휘권을 배제시킨 ‘검언유착’ 의혹과 관련된 사안인 만큼 그동안 서울고검은 대검에 정 차장검사에 대한 감찰과 수사에 대한 중간보고를 하지 않았다.

하지만 검사징계법상 검사에 대한 징계 청구나 직무집행 정지 요청 권한을 검찰총장이 갖고 있기 때문에, 대검 감찰부가 기록 검토를 마치고 윤 총장에게 최종 보고를 해야 윤 총장이 법무부에 징계 요청 등 구체적인 조치를 취할 수 있다.


그동안 한명숙 관련 사건 감찰 등을 놓고 윤 총장과 수차례 마찰을 빚어온 한 감찰부장이 정 차장검사에 대해 어떤 감찰 결과를 내놓을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검사들 “당장 직무배제해야” 의견 지배적… 일부 다른 의견도

A검사는 “그동안 관련 중간보고를 받지 않았으니까 대검 감찰부가 관련기록을 검토할 최소한의 시간은 필요하다고 생각한다”면서도 “하지만 사실관계 자체가 지극히 단순·명료하고 특별히 법리 검토에 시간이 걸릴 사안도 아닌데 이렇게 시간을 끄는 건 이상해 보인다”고 말했다.


B검사는 “보통은 감찰이 수사에 선행하는 경우가 많은데 이번 사안은 감찰과 수사가 동시에 진행된 사건으로 알고 있다”며 “어쨌든 감찰보다는 수사가 더 쎈 건데, 수사 결과 혐의가 인정된다고 판단해서 기소한 사안에 대해 징계를 하지 않을 순 없는 것 아니겠느냐”고 말했다.


직무와 관련된 ‘독직폭행’ 혐의로 기소된 정 차장검사를 아직까지 전보 발령 내거나 직무에서 배제시키지 않는 것을 두고 한 검사장과의 형평성에 어긋난다는 지적도 나왔다.


C검사는 “추 장관은 한 검사장에 대한 의혹만으로도 직무배제를 시키고 진천으로 좌천시켰다”며 “한 검사장은 아직도 검찰이 기소조차 못하고 있는데, 이미 직무관련 혐의로 기소까지 된 정 차장검사에 대한 직무배제나 징계는 형평성 차원에서 봐도 당연한 수순이 아니겠느냐”고 말했다.


물론 다른 의견을 가진 검사도 있었다.


D검사는 “그동안 압수수색 과정에서 반항하는 피압수자를 검사나 수사관이 약간의 물리력을 사용해 제재하는 건 통상적으로 용인됐던 일”이라며 “기소 자체를 좀 무리한 법리 적용으로 볼 여지도 있다”고 말했다.


다만 이번 사안의 경우 그동안 알려진 바에 따르면 한 검사장이 압수수색에 저항하는 상황은 아니었고, 한 검사장이 변호사와의 통화를 위해 휴대전화를 건네받고 조작하는 걸 정 차장검사가 휴대전화에 저장된 정보를 지우는 거로 오해하고 이를 저지하기 위해 몸을 날려 덮친 만큼 D검사가 언급한 통상적인 상황과는 차이가 있어 보인다.


한편 ‘서울고검이 정 차장검사 기소에 회의적인 의견을 가진 주임검사로부터 사건을 명점식 감찰부장에게 재배당하고 기소했다’는 전날 MBC 보도와 관련 서울고검 관계자는 “사건을 재배당한 것은 맞지만 주임검사가 불기소 의견이었던 것은 아니다”고 해명했다.


또 다른 서울고검 관계자 역시 “검사들 간에 디테일한 부분에서 의견 차이는 있었지만 정 차장검사를 불기소해야 된다는 감찰부 검사는 한 명도 없었던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검사징계법상 당연직 장·차관 외 모든 검사 징계위원회 위원을 장관이 위촉·지명

한편 검사징계법은 제3조(징계의 종류) 1항에서 해임(解任), 면직(免職), 정직(停職), 감봉(減俸), 견책(譴責) 등 5개를 검사에 대한 징계의 종류로 열거하고 있다.


독직폭행과 관련해 형법 제125조는 검찰이나 경찰 등 인신구속에 관한 직무를 행하는 자가 형사피의자 등을 폭행한 경우 일반 폭행보다 무겁게 ‘5년 이하의 징역과 10년 이하의 자격정지’로 처벌하도록 정하고 있다.


또 특가법 제4조의2(체포·감금 등의 가중처벌) 1항은 형법 제125조의 독직폭행으로 사람을 상해에 이르게 한 경우 ‘1년 이상의 유기징역’으로 가중처벌하도록 하고 있다.


정 차장검사에게 적용된 혐의는 특가법상 독직폭행으로 검찰의 공소사실대로라면 당연히 해임 등 중징계 대상이다.


검사징계법에 따르면 검찰총장은 직무상 의무 위반이나 품위손상 등 징계사유에 해당하는 행위를 저지른 검사에 대해 법무부 검사 징계위원회에 서면으로 징계심의를 청구할 수 있다.


검사 징계위원회는 위원장인 장관을 포함한 7명의 위원으로 구성되며, 3명의 예비위원을 두도록 정해져 있다.


징계 의결은 위원장을 포함한 위원 과반수가 출석한 상태에서 출석위원 과반수의 찬성으로 이뤄지는데 ▲장관 ▲차관 ▲장관이 지명하는 검사 2명 ▲장관이 위촉한 변호사 ▲장관이 위촉한 법학교수 ▲장관이 위촉한 학식과 경험이 풍부한 사람으로 위원이 구성되고, 예비위원 3명 역시 검사 중에서 장관이 지명하도록 돼 있어 사실상 당연직인 장·차관을 제외한 모든 위원을 장관이 지명하거나 위촉하도록 돼 있다.


직무집행 정지와 관련해선 검사징계법은 법무부 장관이 ‘필요하다고 인정할 때’ 징계혐의자에게 직무집행의 정지를 명할 수 있도록 정하고 있다. 또 이 경우 2개월의 범위에서 다른 검찰청이나 법무연수원 등 법무행정 조사·연구를 담당하는 법무부 소속 기관에서 대기하도록 명할 수 있도록 했다.


검찰총장은 해임, 면직 또는 정직 사유에 해당한다고 인정되는 사유로 조사 중인 검사에 대해 징계청구가 예상되고, 그 검사가 직무 집행을 계속하는 것이 현저하게 부적절하다고 인정되는 경우 법무부 장관에게 그 검사의 직무 집행을 정지하도록 명해 줄 것을 요청할 수 있다.


즉 윤 총장이 정 차장검사의 직무집행 정지를 추 장관에게 요청할 수 있는 권한이 있지만, 이와 무관하게 추 장관 독자적으로 정 차장검사에 대한 직무집행 정지 명령을 내리고 대기발령을 낼 수 있도록 법은 정하고 있다.


실제 추 장관은 지난 6월 ‘검언유착’ 의혹이 불거졌을 당시 윤 총장의 요청이 없었지만 부산고검 차장검사(검사장)로 있던 한 검사장의 직무를 배제시키고 법무연수원 연구위원으로 전보시켰다. 또 9월 하순경 법무연수원 용인분원으로 출근하고 있는 한 검사장에게 원래 전보 발령지인 진천 본원으로 출근하도록 지시하기도 했다.

정진웅 차장 징계는 추 장관 수사지휘 ‘헛발질’ 시인하는 꼴… 형사재판 유죄날 때까지 징계 미룰 수도

문제는 정 차장검사에 대한 징계 조치가 추 장관 스스로 자신의 수사지휘가 잘못됐음을 시인하는 모양새가 될 수 있다는 점이다.


앞서 추 장관은 한 검사장이 연루된 ‘검언유착’ 의혹 사건에 대한 수사지휘를 통해 윤 총장의 수사지휘권을 배제시키고 한 검사장의 공범관계를 기정사실인 것처럼 수사를 진행한 이성윤 서울중앙지검장에게 힘을 실어준 바 있다.


그러나 서울중앙지검은 이동재 전 채널A 기자를 기소하면서 한 검사장과의 공모관계를 한 줄도 적시하지 못하면서 이미 한 차례 망신을 당했고, 이 전 기자를 기소한지 몇 달이 지나도록 한 검사장에 대한 수사에 진전을 보지 못하고 있는 상태다.


이런 상황에서 추 장관 스스로 해당 수사의 선봉에 섰던 정 차장검사를 징계하기가 쉽지는 않은 상황이다.


때문에 검찰 주변에서는 정 차장검사에 대한 윤 총장의 징계 청구가 있더라도 사실상 추 장관이 모든 위원에게 영향력을 미칠 수 있는 법무부 검사 징계위원회가 당장 징계를 의결하는 대신 정 차장검사의 형사재판 결론이 나올 때까지 징계 처분을 미룰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이에 앞서 한동수 감찰부장이 이끄는 대검 감찰부에서 이번 사안의 ‘독직폭행죄’ 성립에 대한 이견이 있다는 등 이유를 제시하며 정 차장검사에 대한 징계 청구를 유보할 것을 윤 총장에게 건의할 가능성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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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 차장검사의 독직폭행 혐의에 대한 재판은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2부(부장판사 양철한)의 심리로 다음 달 19일 첫 공판준비기일이 예정돼 있다.


최석진 기자 csj0404@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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