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호주, RCEP 계기로 무역갈등 해소?…전문가들 "어려울 것"
"RCEP은 통상조치보다는 시장 개방 초점"
[아시아경제 정현진 기자] 중국과 호주가 세계 최대 규모의 자유무역협정(FTA)인 역내포괄적경제동반자협정(RCEP)에 동반 가입했지만 수개월간 이어온 무역 갈등을 해결할 수 있는 계기가 되진 못할 것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16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전날 중국과 호주가 RCEP에 서명한 것을 두고 "전문가들은 이번 일이 갈등의 '서킷브레이커'는 될 수 있지만 양국의 긴장감을 식혀줄 것이라는 희망은 현실화되기 어려울 것이라고 봤다"고 전했다.
중국과 호주는 올해 들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사태 이후 잇따라 갈등을 빚어왔다. 호주는 지난 4월 중국을 겨냥해 코로나19 발원에 대한 국제조사를 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나섰다. 그러자 중국은 호주를 비판하며 경제 보복에 착수했다. 5월 호주의 일부 도축장에서 생산된 쇠고기 수입을 금지한 데 이어 호주산 보리에 고율 관세를 부과했다. 또 자국민에게 호주 유학과 관광을 자제하도록 권고하기도 했다.
헝 왕 호주 뉴사우스웨일스대 교수는 중국과 호주의 긴장 관계가 이어질 것으로 전망한 근거로 RCEP의 성격을 들었다. RCEP가 중국과 호주의 FTA인 'ChAfta'보다 규모가 크지만 무역 갈등 해결을 위한 내용이 없다는 것이다. 그는 "RCEP는 통상 조치와 같은 규제 이슈보다는 관세 인하와 같은 시장 개방에 더 초점을 맞춘 것"이라고 말했다. 정치적인 차이로 무역 갈등이 빚어졌을 때 현실적으로 협정상의 분쟁 해결 절차가 이를 해결해주기는 쉽지 않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견해다.
이미 중국과 호주가 맺은 FTA에 다른 무역협정들과 마찬가지로 분쟁 해결에 대한 조항이 들어가 있음에도 이를 실제 사용하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헨리 가오 싱가포르경영대 교수는 "ChAfta에는 이미 분쟁 해결 관련 챕터가 있지만 사용되지 않고 있다. 일각에서 지역 협정은 다를 거라 하지만 나는 이에 동의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어 "호주가 무역 협정상 법적으로 해결할 수 있는 방안인 세계무역기구(WTO)에 이 사안을 가져가지 않는다면 RECP하에서 이 문제가 다뤄질 거라 생각하는 것은 순진한 생각"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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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리스토퍼 랑만 호주 외교통상부 차관은 지난 13일 중국 매체 차이신이 개최한 글로벌서밋에 참석해 중국과 호주 양국 모두 규정 내에서 무역하는 것에 대해 약속을 지켜야 하며 서로 동등하게 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호주와 중국은 오랫동안 매우 생산적인 경제ㆍ무역 협력을 해왔다. 다만 지금은 호주의 대중국 수출에 타격을 주는 이슈가 나오고 있어 우려하고 있다"면서 "무역이 정치적 도구로 취급될 때 기업이 어려움을 겪고 우리 모두 힘들어질 것"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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