딸기우윳빛 벽면ㆍ아기자기 소품들
4년전 직장 관두고 창업한 대표
“모든 제품은 내가 갖고싶은 것”
뜬금없는 장소, 그것도 2층
의외성에 찾는 사람들도 많아

'포롱포롱 잡화점'의 내부 모습. 다양한 디자인의 유리잔과 그릇 등이 시선을 사로잡는다. 사진=허미담 기자 damdam@asiae.co.kr

'포롱포롱 잡화점'의 내부 모습. 다양한 디자인의 유리잔과 그릇 등이 시선을 사로잡는다. 사진=허미담 기자 damda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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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허미담 기자] 바쁜 일상 속 순간순간 느끼는 작은 즐거움. ‘소확행(소소하지만 확실한 행복)’이라는 인기 용어를 굳이 언급하지 않더라도 진정한 행복이란 어쩌면 소소한 것에서 오는 기쁨이 쌓여 만들어지는 것은 아닐까. 더욱이 행복을 좇으면서 타인에게도 즐거움을 주는 곳이 있다면 금상첨화일 터. 자신의 취향이 담긴 물건을 공유하는 곳, 서울 마포구 그릇 소품숍 ‘포롱포롱 잡화점’은 그런 느낌이 물씬 묻어나는 장소로 제격이다. 아기자기한 분위기를 좋아하는 인스타그래머들 사이에서도 인기다.


지하철 6호선 망원역 2번 출구에서 ‘망리단길’이라 불리는 거리를 걷다 보면 곳곳에 자리 잡은 주택가 사이로 ‘잡화점’이라는 문구가 쓰인 표지판에 눈길이 간다. 그릇과 잔의 그림이 인상적인 이 표지판을 따라 건물 2층에 다다르면 일반 가정집과 다름없는 초록색 철문이 나온다. 그 문고리를 잡아당기는 순간, 전혀 다른 분위기의 공간임을 느끼게 된다. 햇빛이 살짝 비치는 따스한 분위기가 인상적이다. 유리잔, 라탄 바구니, 원목 수저 등 다양한 제품이 진열돼 있는데, 특히 가게 중앙의 원형 식탁에 놓여 개성을 뽐내는 각종 커피잔과 접시, 주전자 등이 눈에 띈다. 가게 한쪽에는 머리핀과 귀걸이 등의 액세서리와 함께 귀여운 삽화가 담긴 엽서 등이 공간을 채우고 있다. 어여쁨이 느껴지는 이곳은 ‘사랑스럽다’라는 말이 잘 어울린다.

이 공간은 주인장인 서민정 대표(36)의 취향이 가득 담겨 있다. 아기자기한 소품을 보며 만족감을 느끼는 그의 평소 심리에 걸맞게 아담하면서도 귀여운 제품들로 꾸며 놓았다. 섬세한 인테리어 역시 그의 작품이다. 딸기 우유를 연상시키는 분홍색 벽지부터 레트로한 느낌이 풍겨 오는 꽃무늬 커튼까지 이 공간에 그의 손길이 닿지 않은 곳은 없다.


서 대표의 ‘그릇 사랑’도 가게 곳곳에 스며 있다. 파스타를 담는 원형 접시부터 수프 잔, 앞 접시, 종지 등 쓰임새에 따라 다양한 선택지를 제공하는 이곳은 식기류에 관심이 없던 사람도 매료시키기 충분하다. 그는 “식기류가 많아 대략 몇 개 정도 들인지 헤아리기 어렵다”며 “해외에서 가져온 그릇도 적지 않다”고 했다. 식기류 가격은 평균 1만~2만원 선이다. 부담 없는 가격과 개성 있는 제품 덕에 한 번 방문한 손님이 왕창 사 가는 경우도 더러 있단다.

'포롱포롱 잡화점'에서는 라탄 공예품과 냄비 받침 등 다양한 제품을 만날 수 있다. 사진=허미담 기자 damdam@asiae.co.kr

'포롱포롱 잡화점'에서는 라탄 공예품과 냄비 받침 등 다양한 제품을 만날 수 있다. 사진=허미담 기자 damda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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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전부터 그릇만 보면 그렇게 사고 싶었다”며 수줍게 웃는 서 대표는 4년 전만 해도 평범한 회사원이었다. 직장 생활을 하면서 ‘나만의 가게를 운영하고 싶다’라는 마음을 품었던 서 대표는 2016년, 망원동에 무작정 가게를 차렸다. 그는 “가게를 내려고 마음먹었을 때 가장 먼저 생각난 곳이 망원동이었다”며 “제가 생각하던 아기자기한 분위기와 가장 잘 어울렸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가게는 ‘잡화점’이라는 이름에 걸맞게 다양한 품목을 취급한다. 팔찌ㆍ반지 등의 액세서리류와 함께 라탄공예품, 화병 등 기타 잡화들도 이곳의 인기 상품이다. 다양한 품목이 저마다의 존재감을 뽐내지만, 이들의 공통점은 모두 서 대표의 취향이 가득 담겼다는 것이다. 그는 “제품 모두 제가 마음에 드는 걸로 공수해온 거라 다 나름의 애정이 담겨 있다”고 말했다.


이곳을 찾은 손님들은 금방 빠져든다. 지난 6일 이곳을 방문한 20대 커플은 가게 문을 들어섬과 동시에 “예쁘다”는 감탄사를 연발했다. 이들은 물건을 들었다 내려놓기를 반복하면서 “너무 예뻐서 뭘 사야 할지 모르겠다”며 행복한 웃음을 터뜨렸다.


서 대표는 가장 보람을 느끼는 때는 이런 순간이라고 말했다. 그는 “가게 문을 열자마자 찾아온 손님들이 ‘예쁘다’라고 감탄해주기만 해도 그렇게 기분 좋을 수 없다”며 “한 번 온 손님들이 단골이 돼 다시 찾을 때도 뿌듯해진다”고 했다.


다양한 크기의 접시가 나열돼 있다. 사진=허미담 기자 damdam@asiae.co.kr

다양한 크기의 접시가 나열돼 있다. 사진=허미담 기자 damda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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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게는 2030세대뿐 아니라 주부들에게도 인기다. 서 대표는 “젊은 층이 가장 많이 오긴 하지만, 호기심을 품고 들어오시는 동네 주민도 많다”며 “‘이곳에 어떤 걸 팔길래 젊은이들이 왔다 갔다 하냐’라고 궁금해하시는 분들”이라고 말했다. 호기심을 계기로 방문한 주부 중 실제로 제품을 사 가는 경우도 적지 않단다.


서 대표는 손님들이 가게를 찾는 이유가 ‘의외성’에 있다고 했다. 그는 “가게의 위치가 뜬금없는 곳에 있지 않나”라며 “보통 소품숍은 1층에 자리 잡는다. 그러나 우리 가게는 문을 열기 전까지는 이곳이 무엇을 파는지 짐작할 수도 없다. 이런 게 우리 가게의 매력이 아닐까 싶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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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더 다양한 품목을 갖춰 놓으려고 한다. 잡화점이라면 당연히 찾아오는 분들이 눈여겨볼 만한 물건이 많아야 하고, 그래야만 식상한 맛을 주지 않을 수 있다는 생각에서다. 서 대표는 가게 내부의 자투리 공간을 활용해 요리책 등을 비치할 계획이다. 서 대표는 “더 오래 머물다 가는 장소가 됐으면 좋겠다는 바람이 있다”고 강조했다. 카페들이 ‘카공족(카페에서 공부하는 사람들을 일컫는 용어)’ 때문에 골치를 앓는다고 하지만, 전혀 다른 생각을 하고 있는 셈이다. 그의 ‘행복 공유 프로젝트’가 기대된다.


허미담 기자 damda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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