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은 남 얘기…제발 일자리 만들어 달라" 실업률 20년만에 최고치…벼랑 내몰린 청년들
10월 취업자 42만명 줄어…청년들 "주식, 부동산 남 얘기"
전문가 "청년들 원하는 것, 고용지원보단 일자리 창출"
[아시아경제 한승곤·강주희 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경기 불황이 장기화하는 가운데, 지난달 취업자는 6개월 만에 가장 큰 폭으로 감소했고, 실업률은 20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고용 충격이 계속되면서 청년들의 시름이 갈수록 깊어지고 있지만, 일자리 창출을 위한 실질적인 대책은 부재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전문가는 고용 지원 형태의 정책보단 지속·발전 가능한 일자리를 만들어내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취업 준비를 하고 있다고 밝힌 청년 이 모(28)씨는 "뉴스를 보면 사회, 정치할 것 없이 온통 부동산 얘기뿐인데 마치 다른 나라 얘기 같다"라며 "어른들은 세금 걱정, 집을 사야 하나 팔아야 하나 걱정하지만, 우리는 당장 다음 달 생활비가 없는 게 걱정"이라며 분통을 터뜨렸다.
이 씨는 이어 "이전에는 내가 노력하고, 스펙을 쌓고, 열심히 하면 될 줄 알았는데 이제는 일자리조차 없다"며 "청년, 청년 말만 했지 도대체 나아진 게 뭔지 모르겠다. 청년들 지원해준다고 정부에서 고용지원금, 재난지원금, 실업수당 등 주고는 있지만 결국 일회성일 뿐인 것 아닌가"라고 토로했다.
통계청이 11일 발표한 '10월 고용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취업자는 2708만8000명으로, 전년 동월보다 42만1000명 줄었다. 이는 지난 4월(47만6000명) 이후 6개월 만의 최대 감소 폭이다.
취업자는 코로나19 확산이 본격화한 지난 3월 이후 매달 감소하는 추세이긴 했지만, 감소 폭은 4월 정점을 기록하고 이후 5월 39만2000명, 6월 35만2000명, 7월 27만7000명, 8월 27만4000명으로 축소되는 흐름이었다. 그러나 9월엔 다시 39만2000명으로 감소 폭이 커졌고, 지난달엔 40만 명을 넘겨 6개월 만에 최대로 늘어났다.
특히 20·30 청년 세대의 취업자 수는 감소는 다른 연령대에 비해 높았다. 연령별로 60대(37만5000명)만 취업자가 늘었고, ▲15~29세(-25만 명) ▲30~39세(-24만 명) ▲40~49세(-19만2000명) ▲50~59세(-11만4000명)에서 모두 감소했다.
실업률 또한 심각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달 실업률은 3.7%로 전년 동월보다 0.7%포인트 상승했으며, 지난 2000년 10월(3.7%) 이후 20년 만에 가장 높은 수치를 기록했다. 청년층 실업률은 8.3%로 2018년 10월(8.4%) 이후 2년 만에 가장 높았다.
최근 직장을 잃었다고 밝힌 최 모(29)씨는 "막상 취업해도 6개월, 1년 등 단기계약직으로 뽑는 데다, 그나마 오래 일할 수 있는 곳을 구한다 해도 양질의 일자리는 없다"며 "다시 아르바이트하며 취업 준비를 하려 하는데, 단기 아르바이트, 단 3~4시간짜리 파트타임을 구하기도 힘들다"고 토로했다.
최 씨는 이어 "이런 와중에 매일같이 집값이 올라 난리라는 뉴스가 나오는데, 나는 내 집 마련은 까마득한 먼 훗날 얘기처럼 느껴지고, 가능할지도 모르겠다"며 "인터넷에서 부동산이 얼마가 오르고, 주식 투자로 얼마를 벌었다 이런 소리가 들리면 그냥 허망하다는 생각밖엔 안 든다"고 말했다.
청년들의 고용 불안감이 지속하는 가운데 정부는 고용시장 충격을 극복하기 위해 총력을 기울이겠다고 밝혔다.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달 19일 청와대 수석보좌관회의에서 고용동향 통계가 악화한 것에 대해 "청년 시름에 마음이 매우 무겁다. 코로나 재확산이 우리 경제와 일자리에 얼마나 악영향을 미치는지 다시 절감하는 계기가 됐다"며 "지금이 바로 경제 반등의 골든타임이다. 고용시장 충격을 조속히 극복하고자 총력을 기울일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긴급고용안정 지원 완료 △30만 개 공공부문 일자리 공급 연내 완료 △내년 103만 개 공공일자리 사업 신속 집행 △한국판 뉴딜 본격 추진 등을 해나가겠다고 밝혔다.
한편 전문가는 고용 지원 형태의 정책보단 지속·발전 가능한 일자리 창출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김태기 단국대 경제학과 교수는 "현재 정부 정책에 있어서 20대 청년을 위한 고용 대책은 전무한 상태"라며 "고용지원금 등 청년들의 취업을 위한 지원을 하고는 있지만, 실업 상태에 있으니 복지 성격으로 현금 지원을 해주는 것이지, 이것이 일자리 대책은 아닌 것"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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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어 "경기가 안 좋은 것도 문제이나 기본적으로 기성세대가 청년들의 일자리를 차지하고 있는 구조가 바뀌지 않는다면 청년 일자리 문제를 해결하기는 어렵다"며 "심각하게 생각하고 대처해야 한다. 공공분야 일자리에 치중하기보단 4차 산업 등 새로 발달하고 있는 산업과 관련된 지속 가능한 일자리를 창출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강주희 인턴기자 kjh818@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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