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짜로 신제품 렌탈한 셈"…환불정책 악용하는 '워드로빙족'
'내 것처럼 사용하고 환불'하는 워드로빙족
각종 꼼수에 노하우 공유까지…기업들 '골머리'
[아시아경제 송승윤 기자, 박준형 인턴기자] 제품을 구매해 짧게 사용한 뒤 환불을 요구하는 이른바 '워드로빙(wardrobing)족(族)'. 특히 제품 구매에 드는 노력이 적은 온라인 상거래가 폭증하면서 워드로빙이 덩달아 증가하는 추세다. 이에 대처하는 기업들의 고민도 깊어지고 있다.
워드로브(wardrobeㆍ옷장)라는 단어에서 유래한 워드로빙은 자신의 옷장에서 옷을 꺼내듯 손쉽게 제품을 구매하고 환불을 반복하는 행위를 뜻한다. 국내 최대 규모의 전자상거래 기업인 쿠팡은 '30일 이내 무료 반품'을 허용하는 멤버십 서비스를 운영하고 있다. 그러자 '한 달 사용 후 환불'을 반복하는 고객들도 많이 나타났다. 쿠팡은 자체 모니터링팀을 운영하며 워드로빙을 악의적으로 반복하는 소비자의 계정을 정지하고 법적 조치를 취하는 등 단호하게 대처하고 있다. 그러나 계정을 돌려써가며 주문하는 등 각종 '꼼수'를 모두 적발하기는 사실상 쉽지 않다.
공식 홈페이지에서 제품을 구매한 고객들을 대상으로 2주 내 반품 시 환불 정책을 펴고 있는 애플코리아도 비슷한 상황이다.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는 '아이폰 공짜로 쓰는 법' '아이폰 렌털하는 법' 등 워드로빙 노하우 공유 글을 쉽게 볼 수 있다. '제품에 만족하지 않으면 전액 환불' 방침을 표방하는 홈쇼핑 업계는 오래전부터 이런 문제를 겪어왔다. 일부 회사는 이용약관 개정 등을 통해 악성 고객을 퇴출하는 규정을 시행하고 있지만 고의ㆍ반복적인 워드로빙족을 완벽히 솎아내긴 어렵다고 한다.
대형 기업뿐 아니라 일반 자영업자들도 비슷한 문제로 골머리를 앓는다. 옷이나 가방 등 고가품을 구매한 뒤 사진을 찍어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게시한 뒤 환불하는 사람도 흔하고, 업무용으로 잠시 이용한 뒤 반품하는 경우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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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면 이 같은 '블랙컨슈머'마저 고객의 일부로 끌어안겠다는 기업도 있다. 이마트나 홈플러스가 대표적이다. 일부 고객이 환불정책을 악용하는 측면도 있지만 신규 고객을 유치하거나 블랙컨슈머로 인한 분쟁을 줄이는 등 효과가 더 크다는 것이다. 김시월 건국대 소비자학과 교수는 "기업들이 소비자가 경각심을 느낄 수 있도록 심각한 블랙컨슈머 사례를 공개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라고 조언했다.
박준형 인턴기자 jhyung5@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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