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남춘 인천시장이 시청 앞 광장에서 2025년 수도권매립지 사용 종료를 골자로 '자원순환정책 대전환을 위한 시민공동행동'을 발표하고 있다. 2020.10.15 [사진제공=인천시]
[아시아경제 박혜숙 기자] '인천의 쓰레기만 인천에서 처리하겠다'는 박남춘 인천시장의 폐기물 정책 행보가 빨라지고 있다. 박 시장은 지난달 15일 '인천시민의 날'에 2025년 수도권매립지(인천 서구 백석동)사용 종료를 내용으로 '인천시, 쓰레기 독립'을 선언했다. 28년간 서울·경기도 쓰레기까지 처리하느라 인천시민이 고통을 받아왔으니 이제 더이상 인천의 땅에 의지하지 말라고 서울시와 경기도에 경고했다.
이어 곧바로 수도권 64개 기초 지방자치단체에 공문을 보내 폐기물 처리 대책을 자체적으로 마련할 것을 주문했다. 그동안 수차례 천명해온 '수도권매립지 사용 종료'를 더이상 선언적 의미로 끝내지 않겠다는 인천시의 의지를 분명히 한 셈이다. 최근엔 인천 자체 쓰레기 매립지(가칭 '인천에코랜드') 조성 계획도 발표했다. 인천이 먼저 현 매립지 사용을 2025년 중단해야 서울과 경기도도 이 곳을 이용하지 못할 것이고, 그럴려면 서둘러 인천 자체 폐기물 처리시설을 확충해야 하기 때문이다.
현 수도권매립지가 생활폐기물과 사업장폐기물을 모두 땅에 묻는 '직매립' 방식이었다면, 인천에코랜드는 생활폐기물을 소각한 뒤 발생하는 소각재와 불연성폐기물만 매립한다. 인천시는 1일 평균 161t(20t 트럭 약 8대)의 반입량을 예상하고 있다. 이는 수도권매립지 1일 생활폐기물 반입량의 7.4% 수준이다. 하지만 이럴려면 생활폐기물을 줄이고 재활용률을 늘리는게 급선문다.
시는 자치구 2곳을 생활폐기물 재활용 배출·수거 시범지역으로 정해 단독주택과 상가를 중심으로 올바른 분리배출을 유도하고, 3개 자치구를 시작으로 가정용 음식물쓰레기 감량기기 보급도 늘린다. 하수처리장 슬러지는 시멘트 대체 원료로, 소각재는 공유수면 매립토로 재활용하고 연간 5604t이 발생하는 커피 찌꺼기는 연필·화분·파벽돌 등으로 만들어 재자원화한다. 내년부터는 인천지역 공공청사에서 일회용품 사용을 금지해 2022년 민간영역으로 확대한다는 목표도 세웠다.
쓰레기를 줄이고 재활용률을 높이는 자원순환정책은 비단 인천시만의 문제가 아니다. 환경부가 각 시·도의 폐기물 발생지 처리원칙 명문화와 함께 2030년부터 생활폐기물 직매립을 금지하는 법 개정을 추진하면서 전국의 모든 지역이 친환경 자원순환정책을 마련해야 하는 상황이다. 다만 인천은 수도권매립지 사용 종료 문제와 맞물리면서 폐기물 정책에 있어 더욱 주목을 받는 지자체가 됐다. 30년 가까운 매립 위주의 후진적 폐기물 정책을 과감히 개선하고 친환경 자원순환 패러다임의 대전환을 꾀하는 선두주자 격이 된 셈이다.
문제는 자원순환정책의 핵심 사업인 인천에코랜드와 광역소각장을 어디에 짓느냐는 현실적 벽이다. 에코랜드 후보지는 이달 초 공모에 응모한 기업 소유의 영흥도 땅 1곳이 결정됐는데, 일부 영흥도 주민들은 죽을 각오로 저지하겠다며 벼르고 있다. 2~3개 군·구가 함께 사용할 권역별 광역소각장도 후보지역 주민들의 반발은 물론 국회의원들까지 나서서 지역구 내 소각장 건립에 반대하고 있다. 2025년 수도권매립지를 폐쇄하겠다고 수도권 지자체들에 경고까지 했으나, 정작 집 안의 갈등을 봉합해야 하는 인천시로서는 속앓이가 심할수 밖에 없는 상황이다.
꼭 봐야 할 주요 뉴스
보증금 9억·월 250만원 생활비에도 "대접받고 사...
하지만 이는 박 시장이 수도권매립지 종료를 선언하면서부터 각오했을테고, 그렇기에 반발하는 주민들을 설득하는 역할도 박 시장 몫이다. "친환경 자체매립지와 소각장 조성 사업은 선거를 앞둔 시장 입장에서 부담스러운 일이지만 미래를 보고 꼭 해야 하는 일이다. 해야 할 일은 하겠다". 역대 어느 인천시장보다 쓰레기 문제에 있어 과감히 칼을 빼든 박 시장이 끝까지 이 행보를 이어가야 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