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든 미국 대통령 당선에 원·달러 환율 급락세 이어져
환율 하락 지속되면 우리 수출기업들 수천억 환손실 가능성

9일 서울 을지로 하나은행 딜링룸에서 딜러들이 업무를 보고 있다. 이날 코스피 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22.13포인트(0.92%) 오른 2,438.63에 시작해 강세를 지속하고 있다. 원·달러 환율은 0.4원 내린 1,120.0원으로 개장했다. /문호남 기자 munonam@

9일 서울 을지로 하나은행 딜링룸에서 딜러들이 업무를 보고 있다. 이날 코스피 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22.13포인트(0.92%) 오른 2,438.63에 시작해 강세를 지속하고 있다. 원·달러 환율은 0.4원 내린 1,120.0원으로 개장했다. /문호남 기자 munona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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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이창환 기자] #.수출 대기업 A사는 이달 초 자문 관계에 있는 경제학자들과 환율 전문가들을 불러 긴급 회의를 열었다. 미국 대통령 선거에서 조 바이든 후보의 당선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원ㆍ달러 환율이 크게 하락해 수출 비상이 걸렸기 때문이다. 학자들은 내년에 원ㆍ달러 환율이 1000원대까지 하락할 수 있다고 봤다. A사는 원ㆍ달러 환율 하락에 대비해 환헤지와 수출 다변화 등 대응전략 마련에 고심하고 있다.


삼성, SK, 현대차, LG 등 국내 주요 수출 대기업들이 '바이든 시대'에 대비한 환율 시나리오 경영을 한층 강화하고 나섰다. 수출기업들은 미 대선에서 조 바이든 민주당 후보가 승리하면서 원ㆍ달러 환율 하락(원화 가치 상승) 추세가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원화 가치의 급격한 상승은 수출을 주력으로 하는 우리 기업들에게 치명적일 수 밖에 없다. 업종별로 다르긴 하지만 반도체와 자동차 등 우리 대규모 수출 상품은 환율이 10원만 하락해도 수백억원의 환손실을 입을 수 있다.


9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반도체 회사들은 환율이 당초 예상보다 빠르게 하락할 수 있다고 보고 내년도 경영계획의 주요 변수를 환율로 삼고 대응책을 마련 중이다. 우

리 나라 수출의 20% 이상을 차지하는 반도체는 환율 변동에 가장 민감한 품목으로 꼽힌다. 반도체 업계는 원ㆍ달러 환율이 수십원만 떨어져도 연간 영업이익이 조단위로 떨어질 수도 있다고 보고 있다.


현대ㆍ기아자동차 등 자동차 업계도 환율 대책을 마련하느라 바쁘다. 내년 원ㆍ달러 환율이 어느정도까지 하락할 지 모르기 때문에 최악의 상황까지 고려한 컨틴전시 플랜(비상계획)을 짜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환율 하락은 주로 달러로 대금을 정산하는 회사들의 실적에 당연히 나쁜 영향을 미친다"며 "환율은 통제할 수 없는 변수이기 때문에 피해를 최소화 하기 위해 수출 다변화나 환헤지 등 다양한 대응 전략을 짜고 있다"고 말했다.


바이든 효과는 이미 외환시장에 나타나는 중이다. 외환시장에 따르면 최근 두 달 사이 원ㆍ달러 환율은 바이든 후보의 미국 대통령 당선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60원 넘게 급락했다.


원ㆍ달러 환율 하락은 달러 가치는 하락하고 원화 가치는 상승한 것을 의미한다. 바이든은 적극적인 경기부양책과 저금리를 유지해 이미 유동성이 풍부한 미국 시장에 더 많은 달러를 공급할 계획이다.


게다가 트럼프 행정부에 비해 중국에 대한 관세 인상 가능성도 낮아질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금융 시장에서 위험자산에 대한 선호도가 높아지고 있다. 이에 달러 가치는 낮아지고 신흥국 통화 가치는 강세를 보이는 중이다.


달러 가치가 하락하는 것은 수출을 주력으로 하는 우리나라 주요 기업들에게는 부정적일 수밖에 없다. 반도체 뿐 아니라 자동차나 조선, 화학 같은 우리 주력산업의 피해가 우려된다.


환율이 몇십원만 내려가도 현대차와 기아차는 수천억원의 손실 가능성이 있다. 조선, 화학 등도 수백억원의 손실을 입는 것으로 알려졌다. 만약 원ㆍ달러 환율이 1000원대로 내려가면 일부 업체들의 경우 물건을 수출해도 손해를 보는 최악의 상황이 생길 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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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현한 연세대 경영대학 교수는 "원ㆍ달러 환율 하락은 국내 수출기업의 가격경쟁력을 약화시키는 요인"이라며 "이런 상황을 감안해 내년 경영전략과 수출ㆍ조달 전략을 세우는 동시에 디자인ㆍ품질 향상, 신기술ㆍ신제품 개발 등 비가격경쟁력 향상에도 노력을 기울일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이창환 기자 goldfish@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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