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면적 구속력' 도입 검토하는 금감원
은성수 "재판받을 권리 박탈 아닌가"
이용우 의원, 2000만원 이하 분쟁 적용 발의

보험 분쟁조정 급증하니…'소비자만 불복' 허용하자는 당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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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오현길 기자] 소비자와 보험사 간 분쟁조정 신청ㆍ소송이 증가하면서 소액 사건에 우선해 '편면적 구속력' 도입이 탄력을 받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제기되고 있다. 편면적 구속력은 금융감독원 분쟁조정위원회 결정에 소비자만 불복할 수 있도록 하는 제도로 윤석헌 금감원장이 강력하게 도입을 추진 중이다.


하지만 은성수 금융위원장이 반대 의사를 표시한 데 이어 보험사들도 법리적 해석을 받을 수 있는 기회가 줄어들 수 있다며 논의가 더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4일 생명ㆍ손해보험협회에 따르면 올 3분기까지 손해보험 분쟁조정 신청건수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0.4% 증가한 2만72건을 기록했다. 보험사별로는 삼성화재가 4598건으로 가장 많았고 현대해상 3595건, DB손해보험 2678건, KB손해보험 2305건, 메리츠화재 1885건 순이었다. 보험가입자가 많은 대형업체들이 신청건수도 상위를 차지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된다.


분쟁조정과 함께 소송을 제기한 사례도 111건으로 지난해보다 5건 늘었다.

반면 생명보험의 분쟁조정 신청건수는 지난해 3분기 7806건에서 올해 6462건으로 크게 감소했다. 다만 소송제기 건수는 21건에서 24건으로 늘었다.


분쟁조정 신청은 소비자가 금융사에 제기하는 분쟁에 대해 금감원이 당사자 간 합의를 유도하는 절차다. 통상 손해보험은 자동차 보험처럼 가입자와 보험금을 받는 사람이 달라서 과실비율 등에 따라 보험금이 적정하느냐를 놓고 분쟁조정이 많다.


특히 블랙박스 대중화 등으로 교통사고 시 과실비율을 따지겠다며 분쟁조정을 신청하는 경우가 늘어나는 추세다.


윤석헌 금감원장이 23일 국회에서 열린 정무위원회의에 금융위원회·금융감독원에 대한 종합감사에 출석, 의원들의 질의에 답하고 있다./윤동주 기자 doso7@

윤석헌 금감원장이 23일 국회에서 열린 정무위원회의에 금융위원회·금융감독원에 대한 종합감사에 출석, 의원들의 질의에 답하고 있다./윤동주 기자 doso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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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계는 최근 분쟁조정 신청이 늘어나는 것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신청건수가 계속 증가할 수록 편면적 구속력 도입을 앞당길 것이라는 시각에서다.


편면적 구속력이 소비자만 불복 소송을 제기할 수 있게 하고, 금융기관은 다툴 수 없도록 하기 때문이다.


금감원은 분쟁을 조기에 해결할 수 있어 소비자나 보험사 모두 분쟁해결에 드는 시간과 비용, 행정적 소모를 줄일 수 있어 소액 사건에 대해 도입을 검토하고 있지만 금융사들과 금융위원회의 반대에 부딪혀 답보 상태다.


은 위원장은 지난달 국정감사에서 "소비자 보호 측면에서 일견 이해가 되지만 헌법에서 보호하는 재판받을 권리를 박탈하는 게 아닌가 생각한다"면서 편면적 구속력에 대해 금감원과 엇갈린 시각을 드러낸 바 있다.


국회에서도 이용우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키코, 라임 등 사모펀드 사태로 불거진 금융감독원, 금융사 간 갈등 상황에서 편면적 구속력 입법을 추진하고 있다. 이 의원은 지난 8월 2000만원 이하 소액 분쟁의 경우 편면적 구속력을 적용하는 내용을 담은 '금융소비자보호법 개정안'을 발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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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험업계도 편면적 구속력 도입이 가져올 부작용을 경계하고 있다. 손보사 관계자는 "자동차보험의 경우에는 아무리 소액 소송이라고 하더라도 한번 결론이 나면 전체 가입자에게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만큼 파급력이 크다"면서 "아무리 소액 소송이라고 하더라도 재판청구권을 고려해 판단해야 한다"고 말했다.


오현길 기자 ohk0414@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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