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웨이브]한류 유감
최근 아이돌 그룹 방탄소년단(BTS)의 수상소감을 문제 삼아 중국 일각에서는 네티즌들이 민족주의 성향을 드러냈고, 관영매체들이 BTS를 비난하는가 하면, 일부 대기업이 BTS 제품 운송을 멈추겠다고 하는 등 BTS의 수난이 이어지고 있다. 국내에서는 BTS처럼 국위 선양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 대중문화예술인에 대한 병역 특례가 필요하다는 주장을 펴며, 정치권에서는 법 개정 문제를 들고 나오는 형국이다. 또한, BTS 소속사인 빅히트엔터테인먼트가 많은 관심 속에 10월15일 코스피 시장에 상장됐지만 주가가 연일 하락세를 보여 소위 '동학개미'들의 원성을 사고 있기도 하다. 그 이면에는 평소 한류에 대한 관심이 없었지만, 빌보드 싱글1위를 차지하면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시대 하나의 돌파구가 될 것이라고 믿는 사람들이 많은 탓으로도 보인다.
지난 8월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문화관광연구원과 함께 BTS가 지난달 빌보드 '핫 100 차트' 정상에 오른 것에 대한 경제적 파급 효과를 분석한 결과는 생산 유발 효과 1조2324억원, 부가가치 유발 효과는 4801억원에 이른다고 밝힌 바 있다. 이는 음반ㆍ음원, 공연, 지식재산권(IP), 기타 수입 등 직접 효과 이외에 연관 소비재의 수출액 증가, 화장품, 식료품, 의류 등이 포함된 결과이다. 더하여, 지난 20년간 한류가 국가 이미지 제고 및 국가 브랜드에 미친 영향도 지대한데, 과거엔 분단국가, 한국전쟁, 경제개발로 기억되었다면 이젠 K팝, IT강국, 한류의 나라로 인식된다는 점에서 국가경쟁력에도 도움을 주고 있다는 것이다.
이렇듯, 한류에 대한 관심이 매우 뜨겁지만, 실제 현장에서는 지나친 관심보다, 규제의 최소화와 함께 자율적인 환경 조성, 생태계를 이루는 중소기획사의 지원과 다양성 확보 등 실질적인 도움을 요청하고 있다. 예전 한 전문가의 표현을 빌리자면, '한류'라는 미녀를 보호하기 위해 장애물을 제거하는 '야수'의 역할을 해주는 것이 정부의 몫이라는 주장이다. 조금 더 보태자면, 실제적으로 현장에서 뛰는 사람들을 방해만 안 해주었으면 좋겠다는 우스갯소리도 나오고 있다.
경제효과에서도 드러났듯이, 자동차. 가전, 화장품, 식음료 등 소비재와 관련 상품서비스, 국가 등 한류의 혜택을 보는 사람들이 보다 많은 관심을 기울이고 함께 협력을 할 수 있는 생태계 조성과 지원이 필요하다는 주장이 이와 맥을 같이 하고 있다. 유럽의 소위 '문화세', '구글세' 같은 사례도 눈여겨볼만 하다. 한류를 단기적인 돈벌이 수단으로만 보지 말고, 고객관리와 만족도 제고를 위한 질 제고, BTS 사례에서 나타난 바와 같이 외교적인 관계도 고려해야 할 부분이다. 사드 사태 때도 그렇지만, 외교적인 문제가 불거지면, 관련 산업들의 상장기업 주가가 수조원 이상 폭락하는 상황을 보자면, 한류의 효과가 외부요인에 상당히 취약한 점을 잘 보여준다. 국내 거주 외국인의 소비지출, 외국인의 국내 투자 통계 등이 한류 효과 산출 등에서 잘 잡히지 않는 점을 감안한다면, 국내 유학생들의 관리 또한 홍보대사 관리라는 측면에서 중요하다고 할 수 있다.
얼마전 아이돌 그룹 블랙핑크에 대한 다큐가 넷플릭스에서 공개되면서, 많은 화제가 되고 있다. 중요한 것은 무대의 화려한 모습이 아니라, 완성된 모습을 보여주기 위해 길게는 10년 이상의 연습생 시절이 필요하고, 엄청난 경쟁을 거쳐야만 성공의 과실을 거둘 수 있다는 사실에 주목하는 것이다. 한류가 더 지속되기를 바란다면, 잘 나갈 때만 관심을 갖지 말고, 화려한 무대 이면에서 수고하고 밑거름이 되어온 수많은 사람들을 기억하고, 실질적으로 방해가 되지 않으면서도 도울 방법을 함께 고민해야 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계속 머릿속에서 맴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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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병민 건국대 문화콘텐츠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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