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등 여파 도입 2년 유예…이익금 20% "너무 높다" 반발
[아시아경제 프놈펜 안길현 객원기자] 캄보디아 정부가 2022년부터 양도소득세를 도입하기로 해 관련 업계가 긴장하고 있다. 경제 수준을 고려할 때 세율이 너무 높고 시기상조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27일 현지 언론 등에 따르면 캄보디아는 2022년 1월부터 토지 등을 매각할 경우 이익의 20%에 대해 소득세를 부과한다. 양도소득세는 당초 올해 7월 도입될 예정이었지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사태의 영향으로 내년으로 미룬 상태다. 하지만 주택건설협회 등 업계의 연기 요청을 훈 센 캄보디아 총리가 받아들여 또다시 1년 유예됐다.
훈 센 총리는 "납세자와 국민이 이해할 수 있는 충분한 시간을 주고 원활하고 효과적으로 이행하기 위해 연기한다"고 발표했지만 코로나19 사태에 따른 경기 침체와 우려가 만만치 않다는 게 현지 업계의 분석이다. 캄보디아 정부가 예정대로 내년부터 제도를 시행할 경우 토지뿐 아니라 건물, 주식, 채권, 특허권, 외환 등을 매각할 때 이익금의 20%가 세금으로 부과된다.
캄보디아 정부의 세수는 관세와 법인세에 크게 의존한다. 지난해 전체 세수의 53.5%가 관세였다. 개인 소득에 대한 과세는 급여 정도다. 이에 따라 양도소득세 도입은 개인 소득에 대한 본격적인 과세라는 점에서 세제상 큰 변화라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도입 시 타격이 예상되는 분야는 부동산과 증권시장이다. 현재는 부동산을 매각할 때 납부해야 하는 세금은 평가액의 4% 정도다. 앞으로 양도소득세가 도입되면 평가액이 아닌 실거래 가격을 기준으로 한다. 이 때문에 부동산ㆍ주택건축업계는 정부의 연기 조치를 환영하면서도 14개월 후 부동산시장에 미칠 영향에 촉각을 세우고 있다.
1가구에 한해 5년 거주 요건을 충족하면 양도소득세가 면제되기 때문에 실거주자에게는 영향이 없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매매 시 양도소득세를 매수자에게 전가해 부동산 가격이 더 오를 것이라는 우려도 있다.
증권시장 역시 충격이 예상된다. 현재 주식 거래 수수료는 거래액의 0.5%에 불과하다. 하종원 캄보디아증권거래소(CSX) 부이사장은 실물자산에 대한 과세는 세수 증가 효과는 있겠지만 부정적인 영향이 더 클 것이라고 우려했다. 그는 "투자자 이탈로 손실이 더 클 것"이라면서 "증권시장이 위축될 경우 기업들의 자금 조달이 더 어려워져 기업 발전도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프놈펜 안길현 객원기자 khah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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